[코스닥 CB 프리즘]알에프텍, 임직원 배정 위해 콜옵션 '지분율 초과' 설정③최대주주 측 지분율 14.98% 불과, 초과 물량 '스톡옵션' 효과 도모
정유현 기자공개 2023-06-30 08:12:00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8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알에프텍이 3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하며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한 수준으로 매도청구권(콜옵션)을 설정해 관심이 모인다. 대주주 측 지분율이 낮은 만큼 지분율 희석 방지를 도모하고 초과분은 임직원에게 배정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콜옵션을 임직원 성과 보상을 위한 스톡옵션의 대체재로 활용하겠다는 의지다.알에프텍은 300억원 규모 3회차 CB 발행을 추진 중이다. 이번 CB에는 최대주주 및 특수 관계인의 지분율을 초과한 20%로 콜옵션을 설정했다. 회사가 지정하는 매수인 측이 총 60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취득할 수 있다. 콜옵션으로 확보 가능한 주식은 전환가액 기준 보통주 138만6642주 정도로 계산된다.
1분기 말 기준 알에프텍의 최대주주는 지분 11.77%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사 이도헬스케어다. 이진형 대표가 2.62%, 차정운 창업자가 0.58%의 지분을 들고 있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14.98%다. 2021년 12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하 증발공)’ 시행에 따라 콜옵션 설정 시 최대주주 측 지분율 이상은 걸 수 없는데 이번에 20%를 설정한 것이다.
콜옵션은 20%로 설정했지만 알에프텍은 세부 조건으로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 측은 매수인으로 지정되더라도 보유 지분율 이상으로 콜옵션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명시해둔 상태다. 알에프텍은 초과분인 5.02%는 임직원들에게 배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에게 실질적 혜택을 제공해 소속감을 높이고자 하는 행보로 해석된다. 임직원을 대상으로 자산증식의 기회를 제공해 사기를 진작하고, 장기근속을 유도하는 것이다.
임직원 배정 분 외에는 지분율이 낮은 편인 대주주 측의 지배력을 방어하는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995년 설립된 알에프텍은 30년 가까이 업력을 쌓는 동안 몇 번의 대주주 손 바뀜을 거쳤다.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눈부신 성장을 이뤘지만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며 성장 한계에 봉착하자 창업주들이 경영권 매각에 나서며 4년 전 지배구조의 큰 변화를 맞이했다.
현재 지배구조의 뿌리는 제이준코스메틱이라고 볼 수 있다. 2019년 대주주가 제이준코스메틱으로 바뀌며 알에프텍은 헬스케어 분야에 진출했고 이 모든 사업을 주도한 것은 이진형 대표다. 이 대표는 제이준코스메틱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지난해 제이준코스메틱의 대주주 변경 과정에서 이 대표는 이도헬스케어를 비히클 삼아 알에프텍을 사왔다. 제이준코스메틱을 M&A 시장에 내놓을 당시부터 알에프텍만 따로 떼어가는 그림을 그렸고 계획대로 추진한 것이다.
제이준이 2019년 알에프텍의 지분 14.04%를 취득한 원가는 519억원대였다. 지난해 거래 당시 손상 차손이 인식돼 장부가가 389억원 수준이었지만 이 대표는 이보다 10% 할인된 350억원에 알에프텍을 되사왔다. 앞서 이도헬스케어는 제이준코스메틱의 최대주주였다. 외부에 제이준코스메틱을 매각해 유입된 현금으로 알에프텍의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이도헬스케어가 377만8230주(11.77%), 이진형 대표가 84만2216주(2.62%)를 사오며 현재의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이도헬스케어는 이진형 대표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이 대표 중심의 지배구조가 완성된 셈이다.
향후 3회차 CB의 주식 전환에 따라 발행되는 주식 수는 693만3210주로 전체 발행 주식 총 수의 18.06%에 달한다. 알에프텍 대주주 측이 14.98% 정도의 콜옵션을 행사하면 현 수준의 지분율이 유지된다. 신주 발행에 따라 지분율 희석을 방지하는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콜옵션을 최대주주 측 지분율을 초과해 설정한 것은 임직원에게 배정해 스톡 옵션 효과를 누리기 위한 것이다”며 “세부 사항을 보면 나와있지만 대주주 측은 지분율 수준에서만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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