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7월 26일 13: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원그룹이 HMM 인수 검토에 들어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스마트 항만이라는 물류부문 신성장 동력에서 나아가 최대 해운사를 품에 안아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단숨에 도약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동원그룹은 최근 삼성증권에서 HMM 투자설명서(IM)를 받아 인수 검토에 들어갔다. 검토를 마친 뒤 다음 달 말까지 M&A(인수합병) 완주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어려운 단계다"고 답했다.

동원그룹은 1969년 원양어선 1척으로 사업을 시작해 수산·식품·포장·물류 등 4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종합식품생활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지배구조를 개편해 사업형 지주사 동원산업이 출범한 뒤 새로운 50년을 맞아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낸다. 무산됐으나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맥도날드 인수 전에 참여하며 신성장 동력 발굴에 사활을 건다.

HMM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물류 사업부문을 더욱 빠르게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미 동원그룹은 스마트 항만이라는 물류부문 신성장 포트폴리오를 설정했다. 여기에 HMM이라는 최대 해운사를 더하게 되면 물류부문은 퀀텀점프를 노릴 수 있다. HMM의 연매출은 작년 20조원에 육박했다. 육상과 해상을 잇는 종합물류기업으로 한꺼번에 도약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가 깔려 있다.

동원그룹은 그동안 수산·식품·포장과 함께 물류로 사업을 다각화했다. 2017년 항만 물류와 창고 사업·여객 운송·렌터카·국제 물류 등 사업을 하는 종합물류기업 동원로엑스(옛 동부익스프레스)를 4200억원을 투자해 인수했다.

동원그룹은 3자물류(3PL)·수송·도매물류 등을 운영하는 기존 동원산업 물류부문과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로 식품 위주의 제조업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발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동원그룹의 물류사업 시장점유율은 CJ대한통운 등에 이어 3~4위권으로 평가된다.

동원로엑스는 화물운송·항만하역·보관·국제물류·유통물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돌파하는 등 동원그룹의 핵심 사업 부문으로 자리잡았다. 작년 동원로엑스의 매출은 1조 2142억원으로 그룹에서 10% 이상의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

스마트 항만은 물류부문 신사업으로 동원그룹이 낙점한 분야다. 오는 10월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기술을 채택한 스마트 항만인 'DGT부산' 가동을 추진한다. 무인 컨테이너 이송 장비인 'AGV'를 국내에서 처음 도입하는 등 컨테이너를 배에서 내리고 야적장으로 옮기는 모든 작업이 IT 시스템과 전기 동력을 기반으로 무인 자동화 형태로 이뤄지게 된다.

친환경 시스템 구축으로 스마트 항만의 탄소 배출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원그룹은 세계 7대 항구인 부산항의 고부가가치 스마트 항만을 동북아 최고의 물류 거점 항만으로 육성해 GTO(Global Terminal Operator)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은 동원익스프레스 인수로 물류부문을 핵심 포트폴리오로 성장시켰다"며 "신사업인 스마트 항만에 이어 HMM 인수까지 성공하게 되면 물류사업이 그룹 전체 사업부문에서 가장 큰 위상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