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따로 또 같이'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 시너지 이어간다①그룹 계열사 신용도 강등에도 '규모의 경제' 수익성 기반 A급 유지
문누리 기자공개 2023-08-16 07:00:07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08일 08:2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수익성 지표는 통합 전과 후로 나뉜다. 통합 전까지 적자와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회사로 인식됐던 롯데글로벌로지스와 롯데로지스틱스는 합병 직후 흑자전환하며 시너지 효과를 증명해냈다.합병 4년이 넘은 현재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물류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유지할 뿐 아니라 그룹 비상장 계열사 중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다. 재무지표가 일부 악화됐지만 꾸준히 개선된 현금창출력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최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도가 일제히 강등된 중에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안정적인 수익성 기반으로 A급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적 부진 '글로벌로지스·로지스틱스' 합병 이후 반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996년에 설립된 롯데로지스틱스와 2015년 롯데그룹으로 편입된 롯데글로벌로지스(전 현대로지스틱스)가 2019년 3월 합병해 설립된 통합 물류기업이다. 통합 전 롯데로지스틱스는 코리아세븐, 롯데쇼핑,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그룹 계열사들이 맡겨주는 일감에 주로 의존했다. 연간 매출의 87~95%가 특수관계자에서 나왔다.
하지만 롯데로지스틱스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세를 보였다. 계열사 지원에 매출원가율은 95%대를 유지했으며 고정비와 금융비용 지출이 늘어나 순손실을 보일 때도 있었다. 합병 전까지 롯데로지스틱스 순이익은 2015년 277억원, 2016년 246억원, 2017년 마이너스(-) 125억원 등을 기록했다.
현대그룹에서 롯데로 팔린 롯데글로벌로지스도 마찬가지다. 당시 현대로지스틱스는 모회사였던 현대상선의 전폭적인 일감 지원으로 대부분의 매출을 올렸으나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2011년 -517억원, 2012년 -532억원 등으로 순손실을 보였다.
2014년 9월 롯데그룹에 인수 완료된 이후 롯데글로벌로지스란 새 이름으로 출범한 뒤에도 한동안 정체는 이어졌다. 2015년 26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흑자전환한 것도 잠깐, 2016년 -92억원, 2017년 -297억원 등으로 악화 기로를 걸었다. 특히 2017년엔 그동안 흑자였던 영업이익마저 -174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19년 3월 롯데로지스틱스와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 이후 실적은 다시 개선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별도기준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법인 영업이익은 2019년 105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엔 여전히 적자(-112억원)였지만 2020년 흑자(9억원)로 돌아섰다.
◇개선된 운영효율성에 영업현금창출력 확대
롯데그룹 계열사의 캡티브 물량을 담당하던 롯데로지스틱스를 롯데글로벌로지스가 흡수합병하면서 그룹 물류사업을 전담, 그룹 내 위상이 강화됐다. 당시 특수관계자 등 계열사 기반 매출은 2018년 1525억원에서 2022년 1조1292억원으로 급증했다.
특히 물류사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중요한 만큼 롯데 그룹사들 수요를 비롯한 대규모 물량은 롯데글로벌로지스의 운영효율성을 높이고 영업현금창출력도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졌다. 2017년 119억원, 2018년 102억원이던 총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19년 1062억원, 2020년 1545억원, 2021년 1559억원, 2022년 1979억원 등으로 10배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인정받아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최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도가 일제히 강등된 가운데서도 A급 신용도를 유지했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부진을 이유로 그룹 지주사 롯데지주와 롯데케미칼 등의 신용등급을 한 노치씩 하향 조정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신용등급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내려갔고 롯데쇼핑(롯데지주 연대보증), 롯데렌탈 등도 등급이 강등됐다.
다만 롯데글로벌로지스 통합 이후 진천 메가허브터미널, 영남권 자동화물류센터, 서브터미널 등 신규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차입부담이 증가하면서 재무건전성은 일부 악화됐다. 2017년 113.4%, 2018년 116.8%였던 부채비율은 2019년 277.4%, 2020년 290.4%, 2021년 322.8%, 2022년 355.9% 등으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계열사들과의 거래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 거래과정에서 적정수준의 물동량과 마진을 확보하는지 여부 등이 주요 모니터링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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