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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감사사항(KAM) 분석]공격적 투자로 성장한 카카오의 '그림자'역대 감사인들, '영업권 손상차손' 늘 주시, 지난해 연간 최대 7015억 발생

양도웅 기자공개 2023-08-17 10:59:14

[편집자주]

2017년 12월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이 매분기 작성해 공시하는 감사보고서에 핵심감사사항(Key Audit Matter, KAM)을 기술하도록 '핵심감사제도'를 도입했다. KAM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중점적으로 검토한 사안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꼼꼼히 봐야 할 재무 정보가 무엇인지 KAM을 통해 알 수 있다. 2020년 코넥스를 제외한 전체 상장사로 핵심감사제도가 확산됐지만 여전히 관심 밖에 있다. THE CFO가 각 기업별 KAM과 선정 배경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0일 15:59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는 지분투자와 인수합병(M&A)으로 성장했고 현재도 이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엔터테인먼트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인수했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 자회사로 2016년 인수한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전신이다. 2018년 카카오엠으로 이름을 바꾼 뒤 2021년 카카오페이지와 합병, 카카오엔터로 다시 한번 이름을 바꿨다.

이러한 투자로 카카오의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자산(별도기준)은 올해 3월 말 5조5179억원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넘겼다. 약 5년 전인 2018년 말과 비교하면 투자자산은 26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자산에서 투자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50%로 상승했다. 투자의 중요성이 전보다 더 커진 셈이다.


◇캐시카우로 인수한 '로엔'…2년간 7000억 손상차손 안겨

하지만 투자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다. 카카오는 끊임없는 투자로 몸집을 키우고 매출액(연결기준)도 2018년부터 2022년까지 3배 이상 늘렸지만 웃돈을 주고 투자한 기업이 예상보다 이익을 내지 못할 경우 손실을 떠안기도 했다. 회계상 영업권에 대규모 손상차손이 발생했다.

영업권은 A기업이 B기업을 인수할 때 치른 대가가 인수 후 측정한 B기업의 실제 가치(순자산 공정가치)보다 클 경우 생긴다. 인수대가와 순자산 공정가치의 차액이 무형자산의 일종인 영업권이다. 기업을 비싸게 돈을 주고 샀을 때 발생하는 게 영업권이지만 기대한대로 회사가 성장한다면 이를 꼭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건 아니다.

문제는 이와 정반대 경우다. 비싸게 돈을 주고 산 기업의 성장이 더디거나, 샀을 때 미처 파악하지 못한 기업가치 감소 요인이 발견될 때 등이다. 이때는 자산(영업권)에 손상으로 이어지고 그만큼을 덜어내 기타비용으로 처리한다.

카카오 투자 건 가운데 대표적인 영업권 손상차손 사례는 앞서 언급한 카카오엔터다. 카카오엔터가 카카오엠이었던 2019년과 2020년 카카오는 카카오엠 영업권의 손상차손으로 각각 3527억원과 4178억원을 보고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수익성 저하 등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엠은 2020년 8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16년 카카오는 로엔 지분 76.4%를 취득하기 위해 1조8776억원을 지불했다. 이는 로엔의 순자산가치보다 4배 큰 규모로, 카카오는 당시 1조4636억원을 영업권으로 처리했다. 하지만 약 3년이 지나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손상차손으로 털어내면서 프리미엄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다만 로엔 투자 효과도 있었다. 2018년 로엔의 음원 플랫폼(멜론) 사업부를 흡수한 이후 카카오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용자들이 매달 정기적으로 구독료를 내는 사업모델 덕분이다. 2018년 말 별도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82% 급증했다.


◇비용으로 처리하는 영업권 손상차손...'과소계상' 우려

영업권은 언제든지 기업에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을 안길 수 있는 자산이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카카오의 영업권은 4조4772억원이다. 전체 연결기준 자산 23조원 가운데 약 20%가 영업권일 정도로 비중이 크다. 투자 때 높은 몸값을 지불하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현재 카카오 영업권은 더 늘어났을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1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카카오엔터와 SM엔터를 인수하면서 영업권이 9170억원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일부 영업권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도 사상 처음으로 영업권이 5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영업권의 위험성과 규모, 비중 등 때문에 삼일·삼정회계법인 등 카카오 역대 감사인들은 늘 '영업권 손상'을 핵심감사사항(KAM)으로 꼽았다. 지난해 재무제표를 감사한 삼정은 "영업권 규모가 유의적이고 사용가치가 회사 경영진의 유의적인 판단과 추정이 수반되는 점을 고려해 영업권 관련 회계처리를 KAM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업권 손상차손은 당기에 비용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 경영진이 과소계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 셈이다.

현재 카카오에서 영업권 손상차손을 포함해 회계처리를 책임지는 인물은 오세용 재무회계실장이다. 오 실장은 내부회계관리자도 맡고 있다. 지난해 오 실장은 영업권에서 7015억원의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보고 이를 비용으로 처리했다. 연간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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