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8월 28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가 미국 100호점을 개점했다. 그것도 뉴욕 맨해튼 인근 브롱스빌에서 100호점 오픈을 알렸다. 브롱시빌은 고소득층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뉴욕에서는 전통적으로 중상류층 백인들이 밀집하는 곳이다. 이곳에 100호점 깃발을 꽂으며 현지화 성공을 알린 셈이다.몇 년 전 맨해튼에 있는 뚜레쥬르에 들어서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근처 코리아 타운 스트릿에 있는 뚜레쥬르에 한국인(교민) 보다 점심을 사러 나온 직장인 등 외국인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미국의 대형, 투박한 베이커리와는 달리 팬시(Fancy)하고 맛도 있고 가격까지 합리적인 K-베이커리가 외국인들의 입 맛에 들어 맞았다.
CJ푸드빌 미국법인이 2018년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지만 2017년까지만 해도 뚜레쥬르의 위상은 그렇지 않았다. 당시 CJ푸드빌의 중심은 스타벅스에 이은 독보적인 국내 커피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투썸플레이스였다. 하지만 공격적인 해외 확장 실패로 손실이 확대되고 재무건전성이 훼손되자 가장 잘 나가고 있는 투썸플레이스를 매각 카드로 꺼내들었다.
2017년 투썸플레이스를 물적 분할해 독립 법인을 세워 지분 일부를 매각한 CJ푸드빌은 2019년 나머지 지분 55%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넘기며 완전히 손을 뗐다.
당시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사모펀드(PE)에서 투썸플레이스를 인수하면서 뚜레쥬르에도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뚜레쥬르까지 인수하는 그림을 그렸다는 후문이다. 커피와 베이커리는 뗄 수 없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CJ푸드빌과도 협상 과정에서 추가 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교감도 있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하지만 뚜레쥬르가 미국 현지화에 성공하며 급격한 성장 곡선을 그리면서 분위기가 급반전 했다. 뚜레쥬르 미국 법인의 성장은 다른 해외 법인으로까지 확대되며 해외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해외법인 특히 미국 법인이 성장 궤도에 올라서자 CJ푸드빌은 미국 공장 설립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 공장 설립 검토 초기단계만 하더라도 미국 공장과 운송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계열사 CJ대한통운과의 협업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됐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외부 투자유치로 이뤄졌다. 첫 외부 투자 유치로 제3자에게 민낯을 보여야하는 만큼 다각적으로 타당성 검토가 이뤄졌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가 주축이 되는 해외법인, 미국법인이 보여주고 있는 성적이라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번 미국 100호점 출점은 이러한 자신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복수의 사모투자자(PE)들로부터 투자 조건을 받은 CJ푸드빌은 아르게스PE를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해 최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이란 항상 변수가 있기 마련이지만 CJ푸드빌의 효자로 자리매김한 뚜레쥬르가 써 내려갈 미국 성공 스토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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