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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KB금융, ‘KB부코핀’ 앞세워 글로벌 우등생 거듭난다(5)'은·손·카·증·캐·자·데' 7개 법인 총출동…'One firm KB'로 시너지 극대화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7 07:13:11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그룹은 글로벌 종합 금융그룹 도약이란 목표를 설정하고 최근 글로벌 각지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경쟁사 대비 한발 늦은 글로벌 진출을 만회하기 위해서다. 인력과 자본을 짧은 시간 내 최대한 활용하면서 그야말로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글로벌 확장의 전진 기지는 인도네시아다. KB금융은 그룹 내 거의 모든 자회사를 인도네시아에 진출시켰다. KB국민은행,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 KB캐피탈, KB자산운용, KB데이터시스템 등 7개 자회사가 각자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는 KB금융의 미래 지속가능성장을 견인할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 대규모 자원이 투입된 만큼 향후 순이익 면에서 한국 본점을 뛰어넘는 법인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고속 성장하는 인도네시아 경제에 올라타기 위해 KB금융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KB금융의 글로벌 심장…인도네시아에 인력·자본 총출동

KB금융이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집중한 것은 2018년부터다. KB국민은행이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PT Bank KB Bukopin Tbk) 지분 22%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현재까지 3차례 증자에 성공하면서 현재 지분 66.88%까지 확보하며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다진 상태다.

비은행 자회사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시기적으로 대부분 자회사들이 최근 2~3년 새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과거 LIG손해보험 시절 현지에 진출한 KB손해보험을 제외하면 현지에서 업력이 길지 않다.

현재 KB금융은 인도네시아에 은행(KB Bukopin Bank), 증권(KB Valbury Sekuritas), 손해보험(KB Insurance Indonesia), 카드(KB FMF), 캐피탈(SKBF), 자산운용(KB Valbury Capital Management) 등 6개 법인을 통해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또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있는 KB금융 자회사의 IT 시스템 개발 등을 지원하기 위해 IT 자회사인 KB데이터시스템(KB Data System Indonesia)까지 진출시켰다. 이로써 총 7개 자회사가 금융업 전영역에서 인도네시아 시장의 고객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사진 가운데 노란색 상의)과 현지에 진출한 KB금융그룹 자회사 임직원들이 'One Firm KB' 워크샵을 마치고 기념촬영했다.

KB금융 인도네시아 전략의 중심 축은 KB부코핀은행이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업력도 길다. 1970년 설립된 KB부코핀은행은 인도네시아에서 자산규모 19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형은행이다. 그만큼 현지 영업채널이 많고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하고 있다.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은 “KB금융 계열사 간 협업은 인도네시아 전국에 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KB부코핀은행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고객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은행을 매개로 비은행 계열사로 고객을 확장하면서 KB 브랜드를 널리 알리는 방식의 현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손보, 카드, 캐피탈과는 공동 지점을 운영해 은행을 방문한 고객 중 보험 및 대출 상품의 니즈가 있는 고객에게 즉각적인 상품 소개 등 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증권과 협업을 통해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 제공 예정”이라고 밝혔다.

◇KB 브랜드 앞세운 협업…조금씩 높아지는 시너지 효과

지난 5년 KB금융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고전했다. 특히 KB부코핀은행은 인수 이전부터 쌓인 대규모 적자와 대출채권 잠재 리스크로 정상화에 몇 년 더 소요됐다. KB부코핀은행은 지난해까지 꾸준히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KB금융의 인도네시아 시장에서의 경영전략은 한층 진화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초기 투자에 집중했다면 올해부턴 현지화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이 부실을 털고 정상화하면서 비은행 자회사들과의 협업 시너지도 본격화 하고 있다.

지난 9월 KB금융은 현지에서 대규모 K-팝 콘서트 등 한류문화 컨텐츠와 접목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KB부코핀은행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SMTOWN LIVE 2023’이 흥행하면서 ‘KB’ 브랜드 파워도 동시에 상승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 자회사 7곳 모두 이 행사를 통해 시장에 한층 더 파고들 수 있었다.

KB부코핀은행이 메인 스폰서로 참여한 ‘SMTOWN LIVE 2023’ 포스터가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 사무실에 걸려 있다.

오철우 KB Valbury증권 대표이사는 “KB부코핀은행 주도로 추진된 한류 콘서트 등 대규모 이벤트가 마련되면서 자발적으로 KB증권에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등 KB브랜드 파워를 통한 신규 고객군을 발굴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단순히 한 계열사가 추진할 수 없는 대규모 이벤트를 KB금융 차원에서 추진하면서 브랜드 파워를 높일 수 있었다”며 “KB부코핀은행이 확실히 중심을 잡으면서 ‘KB’ 브랜드를 현지에 더 널리 알리고 본격적으로 현지인 대상 마케팅을 확대하는 계기가 만련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KB금융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수 있는 원동력은 KB부코핀은행이다. KB부코핀은행은 인력과 자본력 면에서 비은행 자회사보다 훨씬 규모가 크다. 또 전국단위 영업망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최근 KB부코핀은행은 월간 흑자를 달성하는 등 재정비가 일단락 되면서 활동 반경을 더 넓히고 있다.

KB부코핀은행이 살아나면서 KB금융 자회사간 협업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등 긍정적 효과를 거두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이 계속 이어지면서 시너지 창출에 대한 노하우도 쌓이고 있다.

이 행장은 “최근 SKBF(캐피탈)와 자동차금융 부문에서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했다”며 “저금리로 조달이 가능한 KB부코핀은행이 자동차금융에 전문성을 보유한 SKBF(캐피탈)에 펀딩함으로서 고객에게는 더 낮은 금리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KB부코핀은행과 SKBF 양사 모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황주현 KB국민카드 인도네시아법인장은 “KB FMF는 부코핀 은행 지점을 활용한 ‘코로케이션(co-location)’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KB부코핀은행 점포에서 은행 상품뿐만 아니라 KB FMF 할부금융 상품도 함께 판매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조정래 KB손보 인도네시아법인장은 “KB부코핀, SKBF, KB FMF 등이 취급하는 할부금융상품에 화재 및 자동차보험을 연계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진행하면서 법인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며 “KB부코핀은행 등 계열사들과의 금융상품협업을 통해 시너지 매출 비중은 2020년 6%에서 2023년 22%로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박성우 KB캐피탈 인도네시아법인장은 “KB부코핀은행, KB손해보험 인도네시아 법인과 Co-Location 추진을 통해 비용 및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며 “당사 서비스 이용 고객의 자동차보험을 KB손보에 연계하고 KB부코핀은행과는 신차금융 채널링상품 런칭 및 당사와 제휴된 자동차딜러 대상 금융(딜러파이낸싱)을 연계하는 등 가시적인 시너지 성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조정래 KB손보 인도네시아법인장과 오철우 KB Valbury증권 대표이사, 박성우 KB캐피탈 인도네시아법인장.(사진 왼쪽부터)

단순히 리테일영업에서만 협업이 추진되는 것은 아니다. 오철우 대표이사는 “KB증권이 주관사를 맡은 회사채 발행에 투자자로 KB부코핀은행, KB FMF, KB손보 등 인도네시아 법인들이 참여하는 협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딜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유기적인 자회사간 협업을 위해 네트워크 관리와 상호 교류 등에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큰 틀의 비전을 세우고 이를 각 자회사별 상황에 맞게 미세조정하는 역할 역시 KB부코핀은행이 전면에서 수행 중이다. 한국 내에서도 KB금융지주가 중심이 돼 각 자회사간 협업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인도네시아에선 KB부코핀은행이 중심추 역할을 수행한다.

이우열 행장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KB금융그룹 계열사들은 ‘One firm KB’라는 공통의 기치 아래 활발한 상호 교류를 하고 있다”며 “KB부코핀은행장 및 각 사의 법인장들은 ‘One-firm 전략회의’라는 정기적 모임(월 1~2회)을 통해 이슈사항을 공유하고 상호 도움이 될 수 있는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정래 법인장은 “KB부코핀은행을 중심으로 인도네시아 내 계열사간 정기 및 비정기적 모임을 활발히 진행하며 시너지 협업 방안에 대한 전략을 상호 논의하고 있다”며 “여러 애로사항을 공동으로 해결하려고 머리를 맞대는 가운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 지는 등 긍정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우 법인장은 “One KB를 목표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계열사들과 면밀히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 주도로 각 계열사 법인장을 비롯하여 실무진까지 폭 넓게 협업하면서 계열사간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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