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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 Blue]유상증자 마친 SK리츠, 공모가 밑도는 주가 회복 '총력'새 자산 편입, LTV 하락으로 배당 안정성 확보…주유소 매각 등 통해 주주가치 제고

정지원 기자공개 2023-10-16 08:02:13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

SK리츠는 올해 유독 잠잠했던 국내 리츠시장에 파격적인 자산 편입 소식을 전했습니다. 1조원 규모 SK하이닉스 이천 수처리센터를 인수한다는 내용이었는데요.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른 결정이었지만 투자자들의 초기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SK리츠는 2019년 9월 상장 당시부터 2023년경에는 데이터센터, 인프라 등 SK그룹 핵심사업 연계자산을 편입해 몸집을 4조원으로 키운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다만 '리츠'란 점에서 산업설비의 편입은 예상 밖 행보였습니다.

처음 수처리센터 인수 계획을 알린 건 지금으로부터 약 세 달 전인 7월 10일 경입니다. 이날 종가는 3개월 중 최고가인 5017원이었습니다. 23개 상장리츠 중에선 신한알파리츠를 제외하곤 거의 유일하게 공모가 5000원을 유지하고 있던 때입니다.

(출처=네이버페이 증권)

주가는 7월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같은 달 27일 3000억 규모 유상증자 추진 계획을 발표한 영향이 컸습니다. 종로타워 매입 당시 투입한 전자단기사채의 상환 목적이었지만 새 자산 편입과 시점이 맞물렸습니다. SK리츠의 8월 10일 종가는 한 달 전보다 15% 이상 빠진 4200원까지 내려갔습니다.

상장리츠가 유상증자를 추진할 때 통상 주가는 신주 발행가액이 확정되는 날까지 낮은 수준을 유지합니다. SK리츠도 비슷했는데요. 지난달 18일 SK리츠의 최종 발행가액은 416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SK리츠는 이달 초 7357만8600주를 발행해 총 3061억원에 대한 자금 조달을 완료했습니다.

◇Industry & Event

상장리츠에게 유상증자는 성장을 위해 필수불가결합니다. 배당가능이익의 90%를 주주들에게 나눠야하는 리츠는 현금을 모아서는 몸집을 키울 수 없는데요. 유상증자가 아니라면 자금 조달을 위해선 돈을 빌리는 선택지 밖에 남지 않기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이 크지 않은 한국에선 아직 리츠 유상증자의 긍정적인 효과에 대한 인식이 낮은 상태입니다. 다른 상장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리츠에도 '유상증자=주주가치 훼손' 공식이 적용되고 있다고만 보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주가가 고전을 겪고 있을 때 유상증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발은 더욱 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다수 상장리츠가 공모가 5000원을 크게 밑도는 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급격한 금리 인상, 국내외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입니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해서 상장 회사가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데요. SK리츠는 상장 당시 제시한 중장기 성장 과제를 꾸준히 이행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덜기 위해 상장리츠 최초로 메자닌 발행에 나서는 등 유상증자 외에도 조달 전략을 다변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지난해 종로타워 매입에 활용한 전자단기사채를 유상증자를 통해 상환하는 건 불가피했습니다. 다만 이번 수처리센터 편입에 투입된 전자단기사채 등은 향후 유상증자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상환한다는 계획입니다.

◇Market View

증권가에선 SK리츠의 향후 주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자산 편입 및 유상증자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리츠 펀더멘털은 더욱 튼튼해졌기 때문에 곧 반등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주요 애널리스트들이 제시한 목표 주가는 5500원에서 6000원 사이입니다. 현재 4000원대 초반에서 최소 20%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본 셈입니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리츠의 향후 1년간 주당배당금 상승에 무게를 실었습니다. 수처리센터 편입, 주유소 매각을 통한 특별배당 지급, 유상증자 대금을 활용한 전단채 상환 등으로 배당여력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SK리츠는 올해 3분기부터 주당 91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 연구원은 SK리츠의 유상증자 기간 주가 조정 폭이 축소된 점에도 주목했는데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유상증자 최초 공시일이었던 7월 말부터 신주배정일이었던 8월 중순~말까지 주가 하락폭이 8% 안팎에 그쳤습니다. 지난해 유상증자에선 15% 정도 떨어진 바 있습니다.

편입 예정 자산인 수처리센터 경쟁력이 세간의 우려와 달리 높게 평가된 영향이라는 분석입니다. 수처리센터 캡레이트는 7%로 SK리츠 전체 캡레이트도 기존 3.92%에서 4.61%까지 상승할 전망입니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컷 리스크가 해소되는 등 리츠의 안정성이 강화된 점을 짚었습니다. 이번 유상증자로 LTV는 64%로 하락했습니다. 또 수처리센터 편입 등으로 포트폴리오 캡레이트가 상승하면서 기존 전망 대비 주당배당금이 20% 이상 오를 예정입니다. 배당이 깎일 우려가 사실상 남아 있지 않은 셈입니다.

물론 이 연구원은 이번 수처리시설 편입 시기와 계열사 간 커뮤니케이션에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지적했습니다. SK리츠가 본격적인 IR 활동에 나서기 전 SK하이닉스가 수처리센터를 비핵심시설로 발표하면서 SK리츠 주주들의 우려가 커진 바 있습니다.

◇Keyman & Comments

SK리츠는 이번 수처리센터 편입과 대규모 유상증자를 계기로 향후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 및 IR 활동을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로부터 수처리센터 편입 자리츠가 영업인가를 받은 뒤부터는 개인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다양한 활동에 나섰습니다.

신도철 대표이사(사진)가 직접 나서서 투자자들과 소통하는 정도였는데요. 신 대표는 정기 주주총회와 지난달 있었던 컨퍼런스콜을 통해 참석자들의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국리츠협회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 대표는 평소에도 한국 리츠시장 성장을 위해 실무 활동 역시 적극적으로 펼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 초 신 대표는 운용 및 IR 강화를 위해 조직을 정비했습니다. 경영관리실장으로 있었던 주인규 본부장을 리더로 세우고 운용본부를 신설했습니다. 기존 백민주 본부장은 투자본부장을 맡아 신규 투자 업무에 주력하기로 했습니다.

공식적으로 주 본부장이 IR을 총괄하고 있는 셈입니다. 주 본부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우증권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듬해 SK텔레콤에 입사해 20년 이상 SK그룹에 몸 담았습니다. SK텔레콤에선 관리회계팀, 재무기획팀, 경영기획팀, 자금팀, IR팀 등을 거쳤습니다.

더벨은 주 본부장을 통해 SK리츠의 향후 주주가치 제고 및 성장 방향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상장 후 적극적으로 몸집을 불려 왔다면 앞으로는 기존 자산의 가치 증대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단기간엔 주유소 매각을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책을 펼칠 예정입니다. 주 본부장은 "부산과 창원 주유소 매각을 통해 매입가 대비 13% 수준인 157억원의 매각차익을 얻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중 거래비용을 제외한 128억원 전액을 특별배당해 9월과 12월 결산기준 주주들에게 종전 66원보다 많은 91원의 주당배당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SK리츠는 앞으로도 주유소 밸류업을 꾸준히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주 본부장은 " SK에너지와 협의를 통해 SK리츠가 보유 중인 114개 주유소의 밸류업(매각 또는 복합화) 방안을 검토하는 중"이라며 "연말까지 리스트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유상증자와 새 자산 편입 등 큰 일정이 마무리됐다"며 "앞으로 신규자산 편입에 따른 배당 개선 효과가 반영되면서 주가도 점차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현재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국내외 리츠 시장 상황이 좋지 않고 (SK리츠의) 거래량이 아직 적은 편이지만 금번 유상증자로 유통 거래량이 증가하게 된 만큼 이를 점차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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