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모태펀드 '융통성' 발휘할 때 [thebell desk]

이효범 벤처중기1부 차장공개 2023-10-23 08:24:48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0일 0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태펀드 출자사업이 삐걱거리고 있다. 1차 정시 출자사업에 선정된 위탁운용사(GP) 중 상당수가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고 있다. 1차 정시 GP 선정 결과는 지난 4월 발표됐다. 예년같으면 이미 펀드 결성을 끝내고 활발한 투자활동에 돌입했어야 할 시기인데 상당수 GP들은 여전히 펀딩 작업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사태가 출자사업 예산 축소와도 연관성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올해 출자사업 예산을 줄이고 민간 모펀드 강화에 힘을 실었다. 문제는 금리 인상에 따라 민간 출자자(LP)들이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결국 GP들이 모태펀드 자펀드 결성을 위해 민간에서 모집해야 할 자금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최근에는 민간 LP들의 투자확약서(LOC)마저도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나온다. 모태펀드 출자사업 GP 중에서는 펀드 결성을 위해 민간 LP들로부터 LOC를 받은 곳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실제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다. LOC를 쓴 LP가 투자 약속을 지키지 못하더라도 GP 입장에서는 손쓸 도리가 없다. 한 VC 관계자는 "LP들에게 소송을 걸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더욱이 LP들의 기대수익률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예컨데 국민연금 우수운용사 선정을 위한 기준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기존과 같은 허들로 벤처펀드에 돈을 태우는 걸 두고 부담을 느끼는 곳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민간 LP가 위축되면서 모태펀드 2차 정시 출자사업 GP들도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펀딩 시장에서 자금을 쏴줄 LP는 한정적인데 1차 정시 GP 뿐만 아니라 2차 정시 GP들도 펀딩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2차 정시 출자사업 GP는 지난 7월 하순경 선정됐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모태펀드 자펀드 결성이 예상보다 축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태펀드 자펀드 GP들이 펀드를 결성하지 못하면 벤처 생태계에서 모태펀드의 역할도 약화된다. 그만큼 벤처기업들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기업 입장에서 자금조달의 규모 만큼이나 그 시점도 중요하다. 적시에 원활하게 자금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마중물 효과도 반감된다.

결국 모태펀드는 자펀드를 결성해 벤처 생태계에 마중물을 공급하는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LP가 위축된 상황을 고려해 자펀드 GP들이 펀드 결성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융통성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예컨데 결성 지연과 관련된 패널티 등을 상황에 따라 완화할 수도 있다.

특히 내년에도 이같은 사태를 방지하려면 시장 상황을 반영해 유연한 출자사업 전략 수립도 절실해 보인다. 특히 모태펀드 출자 예산이 올해에 비해 늘어나는 만큼 자펀드에 대한 출자 비중을 올해보다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