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회장 복귀, 한국타이어 투자 시계 다시 빨라질까 오너십 공백기에 CAPEX 반토막…테네시 공장 증설 등 대규모 투자 탄력 전망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29 08:20:46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8일 17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들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좋은 실적이 돋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구속에 따른 투자 지연으로 업계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조 회장이 다시 경영에 복귀할 수 있게 되면서 한국타이어도 오너십 공백에 따른 문제들이 차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공장 증설 등 지연된 투자들도 다시 속도가 붙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는 2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던 조 회장의 보석 신청을 인용했다. 앞서 3월27일 구속된 이후 8개월만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조 회장의 경영복귀와 관련해 "공백이 짧지 않았던 만큼 주요 경영사안들에 대한 보고를 받고 업무를 파악하는 등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그간 막혀 있었던 굵직한 사안들의 의사결정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8355억원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7058억원을 이미 뛰어넘었다. 투자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올해 7년만에 다시 영업이익 '1조 클럽'에 복귀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흘러나온다.

원래 튼튼했던 재무구조 역시 그 건전성을 더해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41.8%에 불과했던 부채비율은 올해 3분기 말 34.1%로 더욱 낮아져 있다. 이 기간 한국타이어는 -3170억원의 순차입금도 -1조1943억원까지 줄이며 실질적 무차입경영의 깊이를 더했다.
그럼에도 타이어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오너십 공백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의 속도가 지연되고 있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8월 한국타이어는 미국 테네시 생산법인의 증설을 위해 2026년까지 총 15억7500만달러(당시 환율기준 2조1000억원가량)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북미 타이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다. 북미는 2021년 기준으로 한국타이어 매출의 26%를 담당한 주요 시장이었다.
투자에 큰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한국타이어는 2019년 5440억원에서 지난해 7058억원까지 꾸준히 영업이익을 불려 왔으며 2022년 말 기준 유동비율(유동부채 대비 유동자산의 비율)이 222.9%에 이를 만큼 유동성도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조 회장의 구속으로 2023년 들어 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 보유량은 지난해 말 1조1394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8385억원까지 분기별로 쉼없이 불어났다. 유동비율은 어느덧 287.2%에 이르렀다. 유동비율은 너무 높아도 기업이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것을 암시하는 만큼 통상 200% 안팎이 이상적이라고 여겨지는 지표다
때문에 한국타이어는 실적 성과를 통해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이 현금이 투자로 소비되지 않고 고여 있다는 우려를 받았다. 이 우려는 현실로 드러났다. 한국타이어는 앞서 1일 공시를 통해 2023년 자본적지출(CAPEX) 예상 집행금액을 기존 1조원 내외에서 5000억원 내외로 줄인다는 내용을 밝혔다. 테네시 공장 증설 및 국내 공장 현대화 등 투자가 이연됐다는 것이다.

기업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연간 수천억대 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커다란 의사결정이다. 한국타이어는 오너십의 공백으로 이 의사결정의 동력을 상실했던 것이다. 이번에 조 회장의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한국타이어가 투자의 액셀러레이터를 다시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타이어시장은 점차 고인치 타이어의 수요가 늘고 전기차용 타이어가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하는 등 변화의 시기를 지나고 있다"며 "한국타이어도 오너십 복귀를 계기로 시장 변화 대응을 위한 투자에 다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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