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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략장비 빌드업]日 타즈모 제친 이오테크닉스, 비결은 '가성비'기존 컬러필터 코팅장비 독주업체 밀어내, 우수한 성능 '호평'

조영갑 기자공개 2024-01-15 15:16:38

[편집자주]

불황의 늪에 빠져 있던 반도체 섹터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글로벌 AI(인공지능) 테크들이 본격적으로 상용화 전선에 나서면서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급증한 덕택이다. 이를 대비해 그간 전략장비를 개발, 테스트해온 제조사들 역시 양산 페이즈에 진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더벨은 주요 반도체 장비사들의 '킬 아이템'을 중심으로 호황 싸이클 지형도를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10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공정용 레이저 장비 제조사 '이오테크닉스'가 밴더사 첫 납품에 성공한 반도체 공정용 디본더(Debonder)가 일본 굴지의 장비사인 타즈모(TAZMO)사를 밀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시장에선 삼성전자와 레이저 마킹 및 어닐링 장비 분야에서 협업을 이어오면서 경쟁사 대비 우월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 부분이 호평을 받은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오테크닉스는 최근 TSMC에 반도체 공정용 신규 장비 디본더 장비 4기 가량을 입고하면서 TSMC의 정식 밴더사로 등록됐다. 기존 본더/디본더 밴더사인 일본의 타즈모는 밴더사 지위는 유지하지만, 신규 증설 라인에서 이오테크닉스에 밀려 향후 디본더 영역에서 영향력이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의 타즈모는 1972년에 설립된 디스플레이, 반도체 공정용 장비 제조사다. 일본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는데 시가총액은 432억엔(약 4000억원) 수준이다. 디스플레이 컬러필터 코팅장비 시장의 70%를 차지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최근에는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 부문을 확장, 반도체 공정용 본더/디본더, 세정 장비, CMP슬러리 디스트리뷰터, 코팅 장비 등 다양한 영역의 디바이를 개발, 제조하고 있다. 이송용(Transfer) 로봇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하이테크 기업이다.

TSMC와는 오랫동안 거래를 진행하면서 신규라인 마다 반도체 공정 장비를 입고하고 있는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오테크닉스가 지난해 디본더 장비를 개발, TSMC와 협업을 시작하면서 타즈모의 긴장감이 높아졌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레이저 가공 기술에 특화돼 있는 이오테크닉스가 본더/디본더 섹터까지 잠식해 오면서 입지가 좁아질 것을 우려한 셈이다.

이오테크닉스가 정식 입고한 디본더 장비는 HBM 핵심 공정 프로세스인 TSV(실리콘관통전극) 기술과 관련된 장비다. D램이 적층된 HBM의 특성상 TSV를 통해 구멍을 뚫는데 이 과정에서 WSS(Wafer Supporting System) 공정이 수반된다.

WSS는 그라인딩 작업으로 얇아진 웨이퍼에 추가 공정을 할 수 있도록 캐리어 웨이퍼를 붙이는 작업이다. 캐리어를 붙이는 본딩과 범프 형성 뒤 다시 캐리어를 떼어내는 디본딩(de-bonding) 공정이 필요한데, 이오테크닉스가 개발한 장비가 바로 이 디본딩 장비다. 웨이퍼 뒷면 공정이 완료되면 캐리어를 떼어내는 동시에 본딩 접착제 성분이 남아 있지 않도록 세정까지 수행하는 디바이스다.

▲이오테크닉스는 가성비 전략으로 TSMC의 아성을 넘었다. 사진은 기존 본더/디본더 공급자인 타즈모 제품.(사진=TAZMO 홈페이지)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이오테크닉스는 타즈모와의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타사 공급가 대비 10% 이상 낮은 대당 15억원 안팎의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총 4기이기 때문에 최소 60억원 가량이 올해 이오테크닉의 매출액 계정에 산입될 전망이다. 여기에 메인터넌스(유지보수) 부대 비용까지 합하면 매출액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오테크닉스 관계자 역시 "가격 정책은 매우 예민한 영역"이라며 "(디본더와 관련해) TSMC와 처음 거래를 트는 것이기 때문에 타사에 공급되는 공급가에 비해 다소 낮게 책정된 것이 타즈모 대비 우위를 점하는 데 주효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디본더 공급을 신호탄으로 이오테크닉스가 TSMC 내에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역시 지난해부터 TSMC 측과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레이저 그루빙(Laser grooving) 장비가 비메모리 양산라인에 투입될 예정이라 정식 PO(구매주문)가 나온다면 시장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레이저 그루빙은 웨이퍼를 칩 단위로 자르기 전 블레이드나 레이저 다이서(Dicer)가 통과할 수 있도록 정확한 가이드를 내주는 절삭장비다. 일본의 디스코(DISCO)가 장악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미 수율 및 양산성 검증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디스코 대비 우수한 성능과 가격 경쟁력으로 신규 양산라인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오테크닉스 관계자는 "엔드유저 관련 공급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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