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24 가상자산사업자 재편 포인트]바이낸스, 고팍스 부채 줄이기 약속…해결책은 던졌다④대여금 출자전환 후 매각 제안, 신고수리 여부 '초미의 관심'

노윤주 기자공개 2024-01-24 08:02:08

[편집자주]

가상자산사업자를 규제하는 첫번째 법령인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시행이 3년째에 접어들었다. 사업자 신고제를 실시한 이 기간동안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무법지대에 있던 위험성 높은 서비스들은 퇴출되고 있고 원화거래소 전환에 실패한 코인마켓거래소의 사업 중단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사업자 갱신 신고가 예정돼 있다. 가상자산 제도화 물결 속 업계가 어떤 형태로 재편될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2일 14: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스트리미)의 변경신고 수리 여부는 올해 가상자산업계 초미의 관심사 중 하나다. 고팍스의 변경신고 심사 기간은 벌써 1년을 넘어가고 있다. 그 사이 대표이사도 세 번이나 바뀌어 때마다 금융당국에 신고서류를 제출했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상 변경신고의 심사 기간은 45일이지만 고팍스의 경우 번번이 기간이 연장됐다. 금융당국이 가장 우려하는 건 과도한 부채다. 고팍스는 가상자산 예치운용 서비스 '고파이'를 중개했는데 운용사의 자금문제로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최대주주 바이낸스는 부채비율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대여금을 전액 출자전환하고 지분을 국내 기업에 매각하는 방안을 내놨다. 그 솔루션이 올해는 금융당국을 설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고파이 상환금 빌려줬던 바이낸스, 주식으로 바꾼다

22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고팍스 대여금을 출자전환하기로 결정했다. 대여금 액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지급했던 고파이 1, 2차 상환금에 대한 건으로 알려졌다. 바이낸스는 지난해 2월 140억원, 9월에는 210억원 상당을 고파이 투자자를 위해 투입한 바 있다.

고파이는 고팍스가 중개하던 가상자산 예치운용 서비스다. 은행 예금처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맡겨 두면 운용 이자를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운용사인 미국 제네시스캐피탈이 FTX거래소 파산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2022년 11월부터 원리금 지급이 잠정 중단됐다. 고팍스는 중개사로 책임을 통감하며 회사 재원으로 고파이 투자자들에게 원리금을 돌려주겠다 약속했다.


정작 고팍스에는 당장 원리금을 지급할 충분한 현금이 없다. 2022년말 기준 고팍스의 현금성자산은 16억원에 불과했다. 고팍스는 유상증자, 창업자 구주매각 등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판한 게 바이낸스다. 고팍스를 인수하는 조건으로 고파이 원리금을 대신 갚아주기로 했다. 현재 바이낸스는 고팍스 지분 72.26%를 보유하고 있다.

◇완전자본잠식 고팍스, 출자전환으로 부채 부담 덜 수 있을까

고파이 사태로 고팍스의 2022년 재무제표에 인식된 충당부채는 566억원이다. 이로 인해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520억원 초과했다. 금융당국은 고객 자산을 보관하는 가상자산거래소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을 우려했다.

현재로서는 고파이 원리금을 모두 지급하는 게 부채비율을 낮출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특히 가상자산으로 이뤄진 원리금은 비트코인 시세가 최근 급등함에 따라 원화 환산액이 더 증가해 고팍스 재무에 부담을 주고 있다.


바이낸스는 고파이 원리금 전액 상환은 변경신고 수리가 이뤄진 후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자금 투입 후 불수리 통지가 날 경우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부채비율을 낮추고자 고파이 상환금으로 지급했던 대여금을 출자전환 한다는 것이다.

출자전환 후 바이낸스가 보유할 지분은 80%대로 높아진다. 바이낸스는 매각 대상자를 물색해 지분 대부분을 넘길 예정이다. 당국이 외국계 최대주주로 인한 자금세탁, 국부유출 등을 우려하고 있어 유의미한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최소지분만 남기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소액주주 구주를 매입해 8.55%의 지분율을 확보한 시티랩스가 바이낸스의 고팍스 구주를 추가 매입할 가능성도 있다.

조영중 대표 취임 후 고팍스의 내부 경영 체제가 정상화됨에 따라 당국과의 소통도 재개됐다. 다만 여전히 당국과 바이낸스의 직접 소통은 없다. 제휴 은행인 전북은행과 고팍스를 통해 바이낸스도 당국의 입장을 전해 듣고 있다. 이번 결정도 당국의 피드백을 최대한 반영했지만 직접적인 의사결정을 거친 것은 아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상황 진전이 없고 심사 기간은 1년이 넘어가다 보니 바이낸스도 고팍스를 살리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상반기 중 대여금 출자전환 건 외에도 대안을 계속 제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