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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일렉트릭은 지금]'구원투수' 조석 사장 3연임 유력...탈탄소 핵심 해상풍력 주도①경영 정상화 신사업으로 연결…해상풍력 중심 생산시설 투자·수주 확대

임한솔 기자공개 2024-01-25 16:30:43

[편집자주]

HD현대일렉트릭의 경영난은 이제 옛일이다. 주력인 전력설비 분야에서 저가 수주를 타파하고 고부가 일감을 확대함으로써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실적 그래프가 갈수록 가팔라지는 가운데 친환경 신사업에 기반한 미래 전략도 뚜렷하다. 명실상부 HD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로 거듭나고 있는 HD현대일렉트릭의 안팎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3일 16: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선 HD현대그룹 부회장은 최근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HD현대일렉트릭 연구소를 찾았다. 미국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4, 스위스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 연달아 참석하며 탈탄소를 강조한 직후였다. 해당 연구소는 HD현대일렉트릭 최초의 친환경 제품을 개발한 곳이다. 정 부회장의 행보는 그룹 차원의 탈탄소 전략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역할이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HD현대일렉트릭은 탄소 배출량 저감 전력설비를 개발하는 등 친환경 사업 비중을 갈수록 확대하는 중이다. 특히 힘을 기울이는 건 신사업인 해상풍력 분야다. 글로벌 에너지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 등과 협업을 기반으로 국내 해상풍력사업에 참여하는 한편 해외 시장 개척에도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외 해상풍력 진출 본격화…'오션 에너지' 주도

HD현대그룹은 2023년 초 미래 해양 비전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을 발표했다. '오션 모빌리티(친환경 선박)', '오션 와이즈(데이터 플랫폼 구축)', '오션 라이프(해양 생활공간 확장)', '오션 에너지(친환경 에너지 활용)' 등 4개 과제를 통해 바다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해상풍력에 진출한 HD현대일렉트릭은 오션 에너지의 핵심으로 여겨진다. 2022년 12월 GE 자회사인 GE리뉴어블에너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해상풍력의 첫발을 내디뎠다. GE리뉴어블에너지의 초대형 풍력터빈 핵심 부품을 HD현대일렉트릭이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풍력터빈 공장이 위치할 지역으로는 해상풍력발전단지가 계획되고 있는 전라북도 군산이 낙점됐다. HD현대일렉트릭과 GE리뉴어블에너지는 지난해 9월 전라북도, 군산시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군산 산업단지에서 공장 부지를 물색해 왔다.

HD현대일렉트릭이 2023년 9월25일 전라북도, 군산시와 해상풍력 및 신재생에너지 협력을 위한 3자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왼쪽부터 하운석 GE 베르노바 오프쇼어 윈드 코리아 대표, 조석 HD현대일렉트릭 사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강임준 군산시장, 오택림 전북도청 미래산업국장. (출처=HD현대일렉트릭)

전라북도는 올해 1.2기가와트(GW) 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 개발사업을 공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HD현대일렉트릭 풍력터빈 공장 설립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HD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올해 3분기까지 부지를 확정하고 공장 설계 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착공 시기는 수주 진척 현황 및 시장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풍력터빈 공장은 HD현대일렉트릭과 GE 측이 공동투자해 1000억원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HD현대일렉트릭 주력인 변압기와 관련한 투자 못지않다는 부분이 해상풍력에 대한 기대를 보여준다. HD현대일렉트릭은 울산과 미국 앨라배마에 위치한 변압기 생산시설을 증설하기 위해 약 450억원을 배정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해외에서도 해상풍력 시장 공략에 한창이다. 지난해 6월 덴마크 해상풍력기업으로부터 해상 변전소용 변압기 및 기자재 792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 자체는 평이한 수준이지만 고성장하는 유럽 해상풍력 시장에 처음 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회사는 또 향후 GE리뉴어블에너지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해상풍력 관련 수주에 나설 계획이다.

△경영난 극복하고 신사업…3연임 앞둔 조석 사장

HD현대일렉트릭의 해상풍력 등 신사업은 2019년 말 조석 대표이사 사장 취임 후 단단히 다져진 기초체력에 기반을 둔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분사한 직후만 해도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불황으로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중국, 인도의 전력설비 후발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벌여야 했다. 저가 수주가 확대되자 적자 규모는 커져만 갔다.

HD현대그룹은 구원투수로 조 사장을 영입했다. 산업자원부, 지식경제부 등을 거쳐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지낸 그는 2019년 말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로 깜짝 발탁됐다. HD현대그룹의 첫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였다. 전례 없는 인사에 반신반의하는 시선이 많았다.

(자료=전자공시시스템)

조 사장은 성과로 증명했다. 과감히 저가 수주를 포기하고 수익성 중심 전략을 폄으로써 HD현대일렉트릭을 단기간에 정상 궤도에 올려놨다. HD현대일렉트릭은 조 사장의 대표이사 선임 후 1년 만인 2020년 연간 영업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2022년 순손익도 흑자로 돌아섰다. 2023년에는 매출 2조7028억원, 영업이익 3152억원을 거둬 전년 대비 28.4%, 136.9%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제 조 사장 체제는 2기를 넘어 3기로 진입을 앞두고 있다. 2022년 연임한 조 사장의 임기는 올해 3월까지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시행된 HD현대그룹 사장단 임원인사에는 조 사장의 후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앞서 조 사장이 연임했을 때와 같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직 주주총회 의결을 거치지는 않았어도 조 사장의 3연임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많다.

HD현대그룹 내부에서도 조 사장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HD현대그룹은 올해 초 'HD현대 경영인상'을 처음으로 제정해 조 사장에게 수여함으로써 경영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조 사장은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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