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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헬스케어 사업 분석]카카오는 안방호랑이? '파스타' 수익창출 거점 '해외'②국내 무과금 원칙, 당뇨 파트너사로부터 수수료 취득…2027년 매출 1300억 목표

정새임 기자공개 2024-01-31 14:45:05

[편집자주]

네이버와 카카오, 롯데, 대기업이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으로 개화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작년 출시한 롯데헬스케어의 '캐즐(CAZZLE)' 이후 카카오헬스가 2월 '파스타(PASTA)'를 론칭하며 경쟁에 가세한다. '연속혈당측정기(CGM)'와 연계한 만성질환자를 타깃하는 전략이 새롭다. 카카오헬스케어의 사업모델과 전략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1월 29일 13: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당뇨병 환자에서 충성고객을 만들고 연계 동반질환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플랫폼 전략. 다만 여느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파스타는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이미 연속혈당측정기(CGM)에 적잖은 돈을 지불한 환자에게 추가 앱 사용료를 내라는 건 언뜻 손쉬운 방법으로 보이지만 자칫 반감을 살 수 있다. 유료 기반 플랫폼으로는 국내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 카카오는 잘 알고 있다.

카카오헬스케어는 해외 해외 주요 CGM 제조사 및 제약사와 적극적으로 손 잡은 배경에 이 같은 고민이 깔려있다. 유료 플랫폼에 부정적인 인식이 큰 국내가 아닌 해외서 돈을 벌겠다는 계산이다. 2027년 연 매출 1300억원이라는 내부적인 목표도 해외 진출을 통해 이뤄진다. 국내 일변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카카오의 기존 전략과는 다르다는 점에도 주목할만 하다.

◇CGM 주요 플레이어 잡은 카카오헬스, 글로벌 진출 유리

미국 현지시간으로 1월 9일.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JP모간 헬스케어 콘퍼런스(JPM)' 아시아태평양 트랙 연단에 섰다. 카카오헬스케어 수장으로 선 첫 글로벌 무대에 '파스타(PASTA)'를 선뵀다.

JPM2024에서 발표하는 황희 카카오헬스케어 대표

아직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하기도 전 카카오헬스케어가 JPM이라는 무게감 있는 무대에 서게 된 건 막강한 해외 파트너사의 힘이였다. 카카오헬스케어는 노보노디스크, 덱스콤 등 당뇨병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와 모두 손을 잡았다. 글로벌 AI 기업 구글 클라우드와도 협업 중이다. 국내서는 대표 CGM 기업인 아이센스와 협업한다.

원래 CGM 제조사들은 실시간 혈당 수치를 표기하는 각자만의 앱을 갖고 있다. 하지만 전문용어 일색으로 일반 환자들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현재 나의 혈당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 해석하기도 힘들다. 이들이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를 기본 앱으로 설정하면서 환자 친화적이면서 맞춤형 관리까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헬스케어를 비롯한 다수 AI 플랫폼 기업들이 CGM 제조사 및 빅파마들과 손 잡기 위해 문을 두드렸다. 이 중에서 카카오헬스케어가 선택됐다는 건 그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카카오헬스케어가 그리는 사업모델과 AI 기술력, 의료기관과의 연계점이 무기가 됐다.

인슐린과 GLP-1 유사체로 당뇨병 강자로 꼽히는 노보노디스크와의 협업도 큰 주목을 받았다. 노보노디스크와는 인슐린 펜과 연결해 투여된 인슐린 양과 시간, 데이터 등을 수집·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카카오헬스케어의 파스타가 CGM을 사용하는 당뇨 환자에서 인슐린 사용 환자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글로벌 의료기기·제약사와의 협업은 파스타의 글로벌 확장 진출이 용이해진다는 걸 뜻한다. CGM이나 특정 인슐린 펜을 사면 패키지로 까는 기본앱이 되는 데 따라 덱스콤과 노보노디스크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자연스럽게 카카오헬스케어의 네트워크가 된다.

물론 국가마다 앱 론칭 시기와 거쳐야 할 절차가 달라 국내 출시를 우선한다. 이후 2~3년 내 일본,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중 최소 한 곳 이상에서 추가 론칭한다.

◇플랫폼 과금 반감, 해외서 돈 벌 기회…CGM 사업자 등에 수수료 수익

파스타의 첫 탄생은 한국이지만 황희 대표는 국내 파스타 이용료는 무조건 '무료'라고 선언했다. 플랫폼이 사업 기반인 카카오헬스케어가 유저로부터 전혀 돈을 받지 않는다는 건 꽤나 모험적이다.

물론 그간 카카오는 메신저·모빌리티 등 각종 영역의 플랫폼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면서 이용자를 대거 끌어들였다. 하지만 파스타는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한 기존 카카오 앱과는 결이 다르다. 빠르게 많은 사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없어 수익성에 물음표가 찍힌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국내 이용자들이 앱 과금에 반감이 높은 분위기를 감안해 한국에서의 앱 사용료를 과감히 포기했다. 수익화 전략을 강화할수록 소비자 반감도 증가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골목상권 침해나 문어발식 확장 논란이 확산하면서 대중들은 카카오의 수익화 전략에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점도 의식했다.


국내 당뇨병 환자들은 협력사 덱스콤이나 아이센스 CGM을 이용할 경우 파스타의 모든 기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일단 환자들이 돈에 대한 허들 없이 많이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게 사업적으로 유리할 것이란 판단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국내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카카오의 성장 전략이 녹아있다.

대신 카카오헬스케어와 손 잡은 글로벌 의료기기·제약사들이 카카오헬스케어에 수수료를 지급한다. CGM 판매 수익 일부를 카카오헬스케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물론 국내시장에서 받는 CGM 수수료는 규모가 작다. 돈 버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확장이 필수다.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 유료 이용에 익숙한 해외서는 파스타 이용료를 별도로 받을 계획이다.

글로벌 진출을 토대로 황희 대표가 예상하는 손익분기점 달성 시기는 2026년. 이후부턴 유의미한 매출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27년께 약 1300억원 매출을 벌어들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황희 대표는 "환자가 스스로 필요하다고 느껴서 플랫폼에 머물고 이에 따라 2027년부턴 되면 꽤 의미 있는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국내에선 플랫폼에 돈을 지불한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존재하는 만큼 해외 진출을 통해 수익화를 꾀하는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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