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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그리는 중동의 붐]삼성과 꾸는 꿈,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만남④단단해지는 기술 동맹, 반도체부터 건물까지 '맞손'

김도현 기자공개 2024-02-15 13:05:03

[편집자주]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가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700조원 내외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이어서 글로벌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업 의지를 가진 국내 IT기업으로 국한해보면 네이버가 가장 적극적이다.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네이버랩스로 구성된 '팀 네이버'가 현지에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성공적으로 완수한다면 네이버를 넘어 한국 IT업계의 '중동의 붐'이 실현될 전망이다. 네이버 사우디 사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3일 13: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계열사 간 '팀 네이버'를 결성한 네이버는 외부로도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특히 삼성과의 파트너십은 '꿈의 조합'으로 불릴 만큼 기대감이 크다. 반도체를 필두로 다양한 신사업 발굴이 예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합류한 상태다. 각각 가상과 현실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국내에서 예고한 양사의 협력 관계가 현지에서도 이어질 수밖에 없는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사우디행 이끈 1784, 삼성 동맹 교두보 역할 톡톡

작년 11월 네이버클라우드와 삼성전자는 국내외 미래형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사업 성장 가속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플랫폼 서비스와 스마트 디바이스를 위한 통합 솔루션을 만들기 위해 뭉쳤다.

연결고리는 네이버 제2사옥 '1784'다. 1784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5세대(5G) 통신 △디지털 트윈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건물이다. 추후 네이버와 삼성그룹이 도모할 스마트빌딩 사업의 표본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의 MOU 체결식에 참여한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이번 MOU를 통해 네이버클라우드는 1784 등에 적용한 자체 솔루션을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 5G 등 최신 기술과 연동해 기업 간 거래(B2B) 고객대상 통합 솔루션 기반 특화패키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궁극적으로 오피스빌딩 내 모든 기기와 내외부 솔루션, 서비스 연동 및 통합 관리는 디바이스·솔루션·서비스 '3박자'를 갖춘 캄테크(Calm-Tech) 실현이 목표다. 캄테크란 일상생활에 기술이 스며드는 것을 말한다. 빌딩관리시스템(BMS)을 사용자 중심으로 확장해 통합제어부터 에너지, 출입, 보안 등을 전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

같은 맥락에서 네이버클라우드와 삼성전자는 해당 상품의 공동영업을 추진하는 워킹그룹을 발족하기로 했다. 국내 오피스빌딩 대상으로 마케팅을 전개한 뒤 해외 시장 진출에 도전할 방침이다. 이를 계기로 네이버 측은 1784에 도입한 AI, 로봇 등을 사업화할 예정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이 삼성전자와 네이버의 AI 반도체를 살펴보는 모습 / 출처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최고 소프트웨어(SW) 회사와 하드웨어(HW) 회사가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같은 관계가 유지되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맞설 경쟁력을 키우는데 충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도 삼성전자와 손잡은 것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사우디와 계약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에서 증명된 것처럼 팀 네이버 기술의 대내외 관심이 뜨겁다"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인텔리전스 오피스빌딩 솔루션 수출의 길을 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반도체 상용화 성큼, 네옴시티 인프라 맞손 기대

앞서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반도체 매개체로 협업을 진행해왔다. 2022년 12월부터 AI 반도체 실무 테스크포스(TF)를 꾸려 운영했다. 당시 양사는 국내 AI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면에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외산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지가 있었다.

현재 AI 시장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MS 투자사인 오픈AI의 챗GPT, AWS의 데이터센터 등이 골조를 이루고 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공동 개발한 AI 반도체,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 네이버클라우드와 삼성SDS가 운용하는 데이터센터 등으로 기존 시장을 뒤집겠다는 심산이다.

핵심적인 역할을 할 AI 반도체는 2023년 말 윤곽을 드러냈다. 이 제품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구동했다. 고가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대신 로우파워더블데이터레이트(LPDDR)를 장착하면서 가격과 전력효율 측면에서도 이점을 뒀다.

이르면 연내 상용화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선적으로 네이버의 신규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적용하고 영역을 확장하기로 했다. 양사의 반도체 동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메모리, 파운드리 등으로도 넓어질 전망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왼쪽에서 네 번째)과 야시르 빈 오트만 알 루마이얀 사우디 국부펀드 총재가 악수하는 모습 / 출처 : 국토교통부

일련의 과정이 네옴시티 내 협력 관계를 협력하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 컴퍼니가 발주한 터널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올해 1월에는 사우디 국부펀드(PIF)와 공동 출자를 통해 현지 모듈러 제작시설을 짓기로 했다. 사우디 북서부 타부크주에 총 170킬로미터(km)에 달하는 거울형 직선도시를 만드는 '더 라인' 프로젝트 일환이다. 실제로 더 라인을 건설하는 데 모듈러 공법을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 중이다.

네이버는 네옴시티의 청사진을 그려줄 디지털 트윈 플랫폼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프라를 세우는 삼성물산과 자연스러운 만남이 질 수밖에 없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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