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신탁, 토지신탁 부실채권 1000억 발생 분양시장 한파 영향, 늘어난 대손상각비에 영업손실 전환
전기룡 기자공개 2024-02-15 08:15:26
이 기사는 2024년 02월 14일 07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이 악화된 건설 경기로 인해 대규모 부실채권을 인식했다. 자산건전성 평가를 진행한 결과 기투자했던 토지신탁 관련 채권들 중 일부가 '회수의문' 판정을 받은 영향이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사들을 향해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강조한 점도 주효하게 작용했다.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토지신탁 채권 3건에서 1034억원가량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각각 자기자본 대비 각각 14.6%(416억원), 10.4%(299억원), 11.2%(319억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자기자본 대비 10%를 상회하는 부실채권들은 공시대상으로 분류된다.
자산건전성 평가에 따른 조치다. 부동산신탁사는 회계 결산 시점에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을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결과에 따라 '고정' 이하부터 리스크가 상당한 자산들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부실채권으로 분류된 건들은 모두 회수의문에 해당한다.
분양시장이 얼어붙은 영향이다. 토지신탁은 부동산신탁사들이 고객들의 의뢰 하에 토지를 수탁받아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시공사를 선정해 최종적으로 분양·임대수익을 돌려주는 방식이다. 분양시장이 호황기일 때에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창구로 여겨졌다.
문제는 전국 미분양주택 수가 지난해 말 기준 6만2489가구에 달한다는 점이다. 2년 전 전국 미분양주택 수가 1만7710가구였다는 점에 미루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일반분양에서 완판되는 경우가 급감했다. 이는 KB부동산신탁이 보유한 토지신탁 채권들의 부실화를 야기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14개 부동산신탁사 대표들을 한데 모아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차입형 토지신탁에 한해 예상손실을 100% 인식하고 신속하게 매각·정리하라는 발언도 나왔다. KB부동산신탁으로서도 보수적으로 대손상각비를 계상할 수밖에 없었다.
대손상각비의 증가는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KB부동산신탁의 지난해 매출은 1488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손익은 936억원에서 마이너스(-) 963억원으로 적자전환됐다. KB부동산신탁이 밝힌 주요 원인이 바로 늘어난 대손상각비에 따른 영업비용 증가다.
KB부동산신탁은 이번 토지신탁에서 발생한 부실채권들이 아직 회수의문 상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아직 '추정손실'로 이르지 않은 만큼 회수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시장상황을 고려한 할인분양과 상가 등의 매각 및 임대차 계약 추진 등이 향후 채권들을 회수할 수 있는 주된 방법으로 거론된다.
시장 관계자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기점으로 금융당국이 부동산신탁사들에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연착륙을 주문하고 있다"며 "과거에 비해 리스크 수준을 가늠하는 잣대가 까다로워진 만큼 이번 부실채권도 향후 시장상황이 개선될 시 회수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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