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배터리 2024]필에너지, 전략장비 4680 와인더 양산공급 '가시화'잠재 고객사 공급 협의, 하이엔드 레이저 노칭설비 '주목'
조영갑 기자공개 2024-03-07 15:47:12
이 기사는 2024년 03월 07일 14: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스태킹·노칭 설비 전문 제조사 '필에너지'가 매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하는 가운데 전략장비로 분류되는 '4680 와인더(권취기)'의 양산 공급이 가시화되고 있다. 아직 협의 단계이기는 하지만, PO(구매주문)가 확정되면 그간 스태킹·노칭 설비에 국한돼 있던 매출원이 다변화된다. 노칭·스택 일체화 장비 역시 올해 마케팅의 키포인트다.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4 전시장에서 만난 황지상 필에너지 설비개발본부장(전무이사)은 필에너지가 바이어를 대상으로 역점을 두고 마케팅을 진행하는 4680㎜(46㎜Ⅹ80㎜) 와인더 및 올인원 레이저 노칭 장비 등에 대해 소개했다. 황 전무는 삼성SDI 출신 엔지니어로 설비 개발, 신공법 검증 전문가다. 2022년 3월 필에너지로 적을 옮겨 설비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황 전무는 "유럽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곧 현지 출장을 통해 공급에 대한 논의를 구체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연내 가시적인 PO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분위기다.
필에너지의 4680 와인더는 테슬라가 주도하는 46파이(지름 46mm) 배터리 시장을 타깃으로 한 회사의 전략장비다. 지난해 코스닥 상장 당시 스태킹·노칭 설비에 이어 회사의 차세대 먹거리로 시장에 소개했다. 4680 배터리는 2020년 테슬라가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원통형 배터리다. 현재 대세를 이루고 있는 2170(21㎜Ⅹ70㎜) 배터리 대비 지름이 2배 크고 길이도 1.1배 길어 더 많은 전기를 저장할 수 있다. 에너지 밀도 역시 50% 높아 완추시 주행 거리가 2170 대비 16% 가량 늘어난다.
필에너지가 개발한 4680 와인더는 코팅-프레스-슬리팅 등 극판 전공정을 마친 극판 릴을 원통형 배터리 형태로 말아주는 고속 장비다. 이미 사업자들이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필에너지는 레이저 노칭(Noctching) 기능을 탑재한 어드밴스드 설비 시장을 정면으로 노리고 있다.
필에너지가 이날 바이어들을 대상으로 소개를 진행한 4680 와인더는 타사의 권취기 대비 와인딩 속도가 월등히 빠르고, 수동으로 해치를 여닫는 방식이 아닌 풀 오토(Full-Auto)를 탑재하고 있다.
보통 극판롤을 수동으로 탑재하면 해당 시간에 공정을 멈춰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생산효율이 떨어진다. 이를 전 자동 로더 방식으로 전환하면 소모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이치다. 일반 극판 대비 5배 긴 4680 배터리의 와인딩 속도를 매우 빠르게 유지하면서도 극판 얼라인먼트(정렬)의 정확도는 높였다는 것도 강점이다.
필에너지는 이달 내 유럽 주요 배터리 메이커와 현지에서 미팅을 갖고, 공급 협의를 구체화한다. 고객사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우선 유럽에 초도 물량을 넣고, 이를 레퍼런스로 북미, 일본 등지로 공급망을 확장하겠다는 복안이다. 메이커들의 언멧(unmet) 니즈(미충족 수요)에 부응하는 하이엔드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 권취기 대비 마진율도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더불어 올인원 레이저 노칭 장비 역시 올해 필에너지의 주요 포트폴리오가 될 전망이다. 음극 합제부 노칭은 현재 시장이 어느 정도 무르익은 상황이지만, 레이저 광원으로 양극 합제부를 노칭하는 솔루션은 기술적 장벽으로 인해 보편화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음극 대비 양극의 극판과 기재가 두껍고, 구성물질이 복합적인 탓에 녹는 점 역시 다른 데서 기인한다. 한마디로 레이저 가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황 전무가 이끄는 설비개발본부는 0.5m/s 속도의 고속 레이저 노칭 설비를 개발, 다양한 잠재 고객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통상 현재 음극 합제부 노칭 설비는 1m/s 수준의 속도이지만, 필에너지는 공정이 까다로운 양극 공정에 속도를 대폭 단축했다. 4680 와인더 제품과 더불어 올해 필에너지의 주요 매출원이 될 전망이다.
황 전무는 "금형(press) 설비는 초기 투자비가 적은 대신 매년 수억에서 수십억원의 메인터넌스(유지보수) 비용이 투입된다"면서 "우리가 개발한 레이저 노칭 설비는 금형 이상의 수율을 보이는 동시에 메인터넌스 문제에서도 자유롭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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