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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증&디테일]550억 조달 나선 윈팩, 멀티칩 패키지 '승부수'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고사양 UFS 제품 비롯 SoC 반도체 설비투자 확대

조영갑 기자공개 2024-03-21 10:44:03

[편집자주]

자본금은 기업의 위상과 크기를 가늠할 수 있는 대표 회계 지표다. 자기자금과 외부 자금의 비율로 재무건전성을 판단하기도 한다. 유상증자는 이 자본금을 늘리는 재무 활동이다. 누가,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근간이 바뀐다.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경영전략을 좌우하는 이벤트이기 때문이다. 더벨은 유상증자 추진 기업들의 투자위험 요소와 전략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3월 21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OSAT(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외주기업) 윈팩이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단행, 550억원의 투자금을 조달한다. DDR5 시장을 중심으로 하반기 메모리 업싸이클이 예상되는 만큼 멀티칩 패키지 분야에서 선제적 투자에 나서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선 유통주식 수가 크게 늘어날 것을 우려해 단기적으로 주가가 폭락했지만 설비 확충 및 고객사 PO 대응이 이어지면 중장기적 기업가치에는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윈팩은 약 5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한다. 4월 17일 주주를 확정해 26일 신주배정을 통지하고, 6월 3일부터 4일까지 구주주 청약을 받는다. 6월 7일부터 10일까지는 실권주를 대상으로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청약이 완판되면, 신주 5487만주가 발행된다. 이는 윈팩의 총 주식 수의 92.10%에 해당하는 대규모 물량이다. 유통 주식 수가 2배 가량 늘어나는 셈이다.

유상증자 소식이 공시된 직후 윈팩의 주가는 곧장 반응했다. 2월 28일 종가기준 1687원이었던 윈팩의 주가는 하루 새 폭락해 1181원(2월 29일)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유통주식 수 폭증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발행가액 1003원 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윈팩은 이번 주주배정 및 일반공모의 흥행을 위해 25% 할인율을 적용, 발행가액을 대폭 끌어내렸다. 기산일 종가는 1644원 수준이다.

흥행의 핵심은 대주주 어보브반도체의 소화 물량이다. 모회사 어보브반도체는 38.31%(2283만주)의 지분을 쥐고 있다. 보유주식 1주당 0.92주의 신주를 배정, 총 2102만4556주를 인수할 수 있는 어보브반도체는 구주주 청약에서 절반인 1051만2278주 이상의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00% 청약이 완료됐다고 가정하면 신주 발행 이후 어보브반도체의 지분율은 29.13% 수준(50% 청약 기준)으로 축소된다.

시장에서는 발행가액, 향후 전망 등을 고려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이지만, 발행가액이 매력적이기 때문에 실권주 일반청약 국면에서 흥행이 예상된다. 당장 기산일 기준으로만 주가를 잡아도 주당 600원의 차익을 볼 수 있다.

윈팩은 550억원의 유동성이 유입되면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멀티칩 패키지 관련 설비투자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상증자 대금 중 275억원 가량을 시설자금으로 배정하고, 220억원을 채무상환으로 분류했다. 55억원은 운영자금으로 할애했다. 윈팩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 646억원, 부채총계 1027억원 등 139.16%의 부채비율을 보이고 있다.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 비중이 높아 우선 급한 불을 끄겠다는 복안이다. 부채비율도 상당 부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유상증자에 방점이 찍힌 영역은 CAPEX(자본지출) 투자다. 윈팩은 시설투자를 통해 멀티칩(Multi-Chip) 공정 능력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멀티칩 패키지 기술은 두 개 이상의 칩 다이를 하나의 반도체 패키지로 가공하는 기술을 말한다. 고용량, 고사양 AI 반도체 시대가 도래하면서 패키지 업체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 DDR5를 비롯한 낸드 시장이 재차 업사이클을 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선제 투자를 통해 패키지 시장에서 수혜주로 등극하겠다는 복안이다.

2019년부터 MUF(Molded Under Fill)를 활용한 플립칩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윈팩은 올해부터 UFS(Universal Flash Storage)계열 제품 캐파를 대폭 늘리고 있다. UFS는 기존 메모리 병렬 데이터 전송 방식에서 직렬 방식의 데이터 전송으로 읽기, 쓰기가 동시에 가능한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제품군이다. 주로 모바일에 탑재되는 저전력, 고성능 메모리다.

UFS 계열 제품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기술이 멀티칩 기술이다. 멀티칩 기술은 고사양 메모리를 포함해 SoC(시스템온칩) 제품군의 패키징에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웨이퍼를 최소 25마이크로미터까지 얇게 가공하는 백그라인딩(Backgrinding)공정과 가공된 칩을 수십단 적층하는 다이어태치(Die Attach) 공정이 핵심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된 유동성(275억원) 전량을 멀티칩 관련 설비 확대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메모리 위주의 포트폴리오에서 비메모리 패키징으로 기술을 고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윈팩 관계자는 "현재 윈팩은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매출이 주력인데, 멀티칩 다이어태치(Multi-Chip Die Attach)와 언더필(UDF:Under Fill) 등 신규 장비 투자를 통해 향후 SoC 관련 사업을 대폭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새로운 생산 방식을 적용해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에 따른 수익을 극대화하고, OSAT 경쟁사 대비 기술적 우위를 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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