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빅딜 휩쓴 '미래에셋·삼성'…격전마다 '승전보' 연초 토스 이어 퓨리오사AI 딜 확보…새 키맨 등장, 차별된 경쟁력
양정우 기자공개 2024-04-12 10:28:03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1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기업공개(IPO) 시장의 빅딜을 휩쓸고 있다. 연초부터 격전이 벌어졌던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주관사단에 함께 합류한 건 물론 퓨리오사AI의 IPO 파트너 자리를 나란히 차지했다.지난해 주관순위 1위였던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최강자 지위를 고수할 기세다. 무엇보다 IPO1팀의 활약이 인상적이라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본래 IPO 빅3 하우스에 포함되지 않았던 삼성증권은 다크호스를 넘어 테크 섹터의 선두라는 이미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퓨리오사AI, 미래에셋·삼성증권 '낙점'…미래에셋, IPO1팀 '효자 노릇'
11일 IB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을 상장 주관사단으로 확정했다. 지난 2월 주관사 입찰요청제안서(RFP)를 배포한 뒤 빠른 속도로 IPO 파트너를 선정했다.
퓨리오사AI는 상장 밸류로 3조~4조원이 거론되는 기업이다. 몸집 자체가 빅딜인 데다 AI반도체라는 '핫'한 섹터의 선두 주자여서 IB업계는 주관사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중견 하우스의 경우 제안서 작성과 프리젠테이션에 만전을 기하고자 IPO 파트 내 모든 팀의 역량을 올인했을 정도다.
결국 최종 승자로 낙점을 받은 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IPO 본부장인 성주완 전무의 총괄 지휘 아래 1팀 부서장인 하주선 이사가 주관사 콘테스트의 실무를 전담한 것으로 파악된다. 하 부서장은 지난해 인사에서 이사로 승진할 정도로 사내에서 실력을 입증해왔다. 특유의 친화력과 회계 이해도(미국 공인회계사)를 토대로 상장예비기업에서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래에셋증권은 연초 IB업계 초미의 관심사였던 토스 IPO에서도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역시 상장 밸류로 10조원 대를 넘는 기업가치가 책정되고 있는 딜이다. 그만큼 IPO 하우스마다 주관사로 선정되고자 사력을 다했다. 이 IPO에서 주관 경쟁의 총대를 멘 뒤 승전보를 전한 것도 바로 1팀이었다.
토스와 퓨리오사AI의 경우 대규모 기업집단에 소속된 계열사가 아닌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룹사 상장 딜은 조 단위 밸류가 책정될 때가 많지만 주관 자리를 확보한 게 오롯이 IPO 부서의 역량 덕분인 것으로 단정짓기 어렵다. 그룹 간 관계를 감안해 상장 파트너를 정하기에 커버리지 파트 역할도 작지 않다. 역으로 보면 그룹 계열이 아닌 빅딜을 따내는 건 IPO 실무진의 역량이 결정적인 사안인 셈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1분기 IPO 주관순위에서도 1위 자리를 고수했다. 다만 연내 상장이 가능한 빅딜을 소화할 계획이 없어 최종 순위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토스와 퓨리오사AI 등 조 단위 딜을 잇따라 확보한 만큼 다시 손쉽게 1위를 탈환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삼성증권, '테크 선두' 이미지 굳히기…기술·산업 이해도, 창업주 후한 점수
근래 들어 삼성증권의 기세도 매섭다는 게 IB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역시 조 단위 몸값이 유력한 세미파이브 딜에서 일찌감치 저력을 드러냈다. 증권사 간 경합을 거친 끝에 단독으로 대표 주관(외국계 공동 대표 UBS) 지위를 확보했다. 여기에 퓨리오사AI의 주관 자리까지 꿰찼다.
한때 이 하우스는 기존 주축 인력의 퇴사가 이어지면서 역량의 약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오히려 이기덕 캐피탈마켓본부장의 진두지휘 아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 본부장이 제시하는 맞춤형 솔루션이 IPO 예비기업에서 호평을 받는 데다 이재현 IB1부문 부사장의 인적 네트워크도 한몫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테크 섹터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드러내고 있다. 일단 그룹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갖추고 있고 이 덕분에 삼성증권은 반도체를 비롯한 테크 산업 전반에 차별된 이해도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 섹터의 기업은 창업주가 곧 기술자인 경우가 대다수여서 핵심 기술과 사업 모델을 꿰뚫는 제안서에 후한 점수를 부여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토스 IPO에서도 공동주관사로서 주관사단에 합류했다. 과거 카카오페이 상장에서 주축 주관사로서 성공적으로 IPO를 마무리한 게 인정을 받았다. 테크 섹터뿐 아니라 핀테크 영역에서도 굶직한 딜을 소화하면서 핵심 트랙레코드를 쌓아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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