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신한은행 인도본부, 현지 공략법 새로 쓴다학자금대출 회사 크레딜라 지분 인수…'기업금융→리테일' 외연 확장
최필우 기자공개 2024-04-23 12:30:20
이 기사는 2024년 04월 18일 09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 인도본부가 현지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외국계 은행에 다소 폐쇄적인 금융 당국 규제 탓에 법인 설립이나 리테일 영역 진출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현지 금융회사 지분 투자 방식으로 우회하는 경로를 택했다. 학자금대출 회사 지분을 인수해 소매금융 영역에 발을 내딛는다.신한은행이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현지 리테일 시장에 진출하려하는 건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계 지상사 숫자가 제한돼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현지화를 통한 리테일 공략이 필수라는 판단이다.
◇순이익 2배 성장, 신규투자 명분 확보
신한은행에 따르면 인도본부는 지난해 순이익 100억원을 달성했다. 전년도 46억원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한 금액이다.

신한은행은 인도 지역에서 가능성을 봤다. 다른 한국계 은행이 넘보지 못하는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해 뿌리를 내리고 차별화된 성과를 거두는 게 신한은행 글로벌 전략의 특징이다. 일본, 카자흐스탄 등에서 한국계 은행으로 유일하게 성공한 것 처럼 인도 시장에서도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계도 존재한다. 인도는 외국계 은행의 법인 설립이 녹록지 않은 지역이다. 금융 당국이 지점 설립에도 까다롭게 관여한다. 지역본부가 법인 역할을 하고 기존 지점을 관리하면서 단계적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게 사실상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졌다. 영업에 있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실정이다.
신한은행은 현지 금융회사 지분 인수로 판을 뒤집기로 했다. 지난 3일 현지 학자금대출 1위 기업 크레딜라 지분을 10%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는 국내 금융회사 중 처음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딜에 1억8000만달러(약 2500억원)을 투입했다. 크레딜라가 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하고 신한은행이 인수하는 구조다.

◇인도 학자금대출 시장 성장세 주목…지분투자로 효율성·안정성 확보
인도 현지 금융시장 특성을 고려해 NBFC(비은행 금융회사) 지분 확보가 리테일 진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 인도 정부와 금융 당국은 소매금융 영역에서 비은행 금융회사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외국인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현지 비은행 금융회사 투자가 인기가 높은데 신한은행이 기회를 잡은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현지 1위인 크레딜라의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인도 사회의 교육열이 매우 높고 해외 유학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신한은행이 이번 투자에 성공하면 현지 리테일 시장에서 직간접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이번 딜은 최근 금융권에서 중시되는 글로벌 지분투자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국내 금융회사는 전통적으로 경영권을 인수하거나 현지 법인을 설립해 라이선스를 확보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했다. 하지만 현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경영권을 확보하면 경영 노하우 습득에 오랜 시간이 걸려 투자 효율성도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실패시 리스크도 크다. 이 때문에 지분투자를 선호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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