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포스코 승부수]이차전지 '적기 투자' 예고한 철강맨의 속뜻②시설투자 '재점검' 돌입…'광산·염호 자산' 투자는 지속 전망
이호준 기자공개 2024-04-30 08:25:46
[편집자주]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의 변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룹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다소 무거웠던 그의 말은 모태 사업과 신사업이 나란히 부진을 겪는 현재의 상황이 강하게 반영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의 말은 단순한 위기의식에 그치지 않았다. 취임 초기 불과 한 달도 안 돼 현장 경영과 자구책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상 소방수로 지휘봉을 잡은 상황. 더벨이 업황 부진에 맞서고 있는 포스코그룹의 전략과 그 의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4월 26일 16시2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차전지 소재에 대한 '적기 투자'를 강조했다. 그런데 지금은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수요가 둔화한 시기. 분위기가 반전되지 않는 한, 지금을 투자할 때로 보고 허겁지겁 지갑을 열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나온다.앞으로 그가 어떻게 시장의 흐름을 읽어내고 투자를 결정할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일단 광산이나 염호 자산 등 핵심 원료 확보에 중점을 둔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캐즘 여파에…시설투자 '재점검' 돌입
이차전지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등으로 전기차 산업의 성장이 둔화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받는 악영향도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도 예외는 아니다. 포스코그룹은 크게 포스코홀딩스와 비상장 자회사들이 니켈과 리튬 등 광물을, 포스코퓨처엠이 양극재·음극재 등 소재를 맡고 있다. 어떤 회사든 간에 전기차 시장의 활기 없이는 투자는커녕 생존도 약속할 수 없는 구조에 있다.
장인화 회장은 일단 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취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무조건 성공시켜야 한다는 굳은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이냐'는 질문에는 "적기에 적절하게 투자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표면상 신사업 육성 의지를 드러냈지만, 글로벌 이차전지 수요에 차질이 생긴 사정을 고려해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서기로 한 셈이다. 그는 취임 한달 차만에 내놓은 '7대 미래혁신 과제'에서도 이차전지 소재 분야의 '본원의 경쟁력' 쟁취를 혁신 과제로 제시했다.
최근 진행된 포스코홀딩스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은 더 선명했다. 정기섭 전략기획 총괄(사장)은 "배터리 리사이클링 등에 대한 투자를 순연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태 경영전략팀장도 "이차전지 소재는 속도 조절을 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세부적으로는 리튬과 니켈의 경우 2026년까지 각각 9만6000톤(t), 7만30000t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전 계획에서 각각 7만t, 2만5000t이 줄었다. 양극재와 음극재는 2026년 기준 생산능력 확충 계획에서 각각 5만t, 10만t의 투자가 재검토에 들어갔다.
◇미래 대비는 지속…광산·염호 자산 투자 전망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전방 산업의 성장 속도를 고려한 생산능력 조정이다. 중장기 성장성 자체를 놓고는 이견이 없는 만큼 포스코그룹은 미래 대비 전략을 함께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차전지 밸류체인 강화'다. 일례로 이차전지 시장은 특정국에 공급망이 집중돼 있다. 특히 리튬은 중국이 전 세계 생산량 65%를 차지할 정도다. 이 때문에 포스코그룹은 2018년 인수한 아르헨티나 염호 등으로 리튬 상업화에 도전장을 던져 왔다.
올해 하반기부터 아르헨티나 염호 내 1단계 공장이 처음으로 리튬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포스코그룹 입장에서는 비어있던 원료 밸류체인을 채우게 된 셈이지만 2단계 증설투자 등 완전한 생산능력을 보유하기까지는 아직 가야할 길이 먼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전기차 시장이 잠시 주춤하는 상황을 기회 삼아 원료 공장 '조기 안정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원료 확보에 중점을 둔 질적 내실화 전략에 가깝다. 이 경우 소재 생산 계열사 포스코퓨처엠도 원료 가격 변동 부담에서 빠르게 벗어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그룹은 추가적인 광산 및 염호 자산 인수 계획도 세운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리튬 가격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광산이나 염호 등의 가치도 떨어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인수합병(M&A) 추진 지역으로 광산은 북미, 염호는 남미 지역을 검토 중이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추가 투자에 관한 구체적 계획은 밝히기 어렵다"라며 "호주 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2단계 증설에 대해서도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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