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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신탁사 책준사업 리포트]KB부동산신탁, 회생 신청 시공사 현장 관리 '총력'②23개 사업장 18개 건설사, 절반이 부채비율·유동비율 '경고등'

이재빈 기자공개 2024-05-29 08:02:05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사들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제공한 책임준공 약정에 발목을 잡히고 있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을 이행하지 못하는 시공사가 늘면서 대신 의무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끝내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해 대주단과 손해배상을 두고 법적다툼을 벌이는 사례도 나온다. 더벨은 국내 시행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속에서 부동산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명시한 사업장을 조사해봤다. 2023년말 책임준공 약정 사업장들의 전체 대출잔액 1조원 이상인 부동산신탁사가 대상이다. 이를 통해 각사별 책준형 사업 현황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7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동산신탁 책임준공 약정 사업지 중에는 시공사가 회생절차를 밟고 있거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장이 다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산업개발과 새천년종합건설, 일군토건 등이 시공을 맡은 사업지다. KB부동산신탁은 협의롤 통해 공사를 지속하거나 시공사를 교체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른 시공사들의 재무안정성도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공시를 통해 확인된 23개 사업장 18개 시공사 중 유동비율이 200%를 상회하고 부채비율이 200% 하회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갖춘 건설사는 6곳으로 보인다. 절반 가량은 재무안전성이 업계평균에 못 미치고 있다. 분양을 통한 공사비 수급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공동주택 사업장은 8곳에 그쳤다.

◇24개 시행사 책준 약정 공시…법정관리 시공사 현장 3곳

2023년 감사보고서 가운데 KB부동산신탁으로부터 책임준공 약정을 제공받은 것이 확인된 시행사는 총 24곳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KB부동산신탁 책준형 사업장 72곳 중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24개 시행사의 23개 현장을 수주한 시공사는 총 18곳이다.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시공사로는 동원개발(31위)과 SGC E&C(34위), 대우산업개발(75위) 등이 참여하고 있다.

문제는 경영난으로 인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시공사가 다수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천 주상복합 개발사업 시공을 맡은 대우산업개발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우산업개발은 지난해 8월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해당 사업장의 책임준공 기한은 지난해 6월까지였다.

평택 물류센터 시공사 새천년종합건설과 인천 물류센터 시공사 일군토건도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특히 일군토건은 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기각 결정을 받으면서 파산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일군토건 사업장에는 KB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가 투입됐고 새천년종합건설 사업장은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된 상태다.

법정관리가 기각되면 기업은 파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법원이 선임한 법정관리인이 경영을 맡아 청산 작업을 진행한다. 기업이 기각 결정에 대해 항고하면 기각 결정의 효력이 정지되지만 경영진에 기업회생 의지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일군토건 경영진은 회계법인에 재무상태표와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 등을 제출하지 않으면서 2023년 감사보고서는 의견거절을 받았다.

시공사 법정관리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면 KB부동산신탁의 손해 배상금 지급 리스크가 부상하게 된다. 신규 시공사 확보와 현장 정상화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책임준공 기한 도과를 피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시공사가 회생신청을 한 책임준공 사업장은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기존 시공사와 협의를 통해 공사를 이어가고 있다"며 "대우산업개발 인천 주상복합 사업장은 분양률이 양호해 대출금 상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개 건설사 부채비율 업종평균 상회, 당좌비율 150% 미만 8곳

18개 시공사 중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이 200%를 상회하고 부채비율이 200%를 밑도는 시공사는 6곳에 그쳤다. 유동비율 200% 상회는 향후 1년 이내에 현금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산이 1년간 상환해야 하는 부채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의미다. 당좌비율은 단기부채 대비 재고자산을 제외한 현금 전환 예상 자산의 규모다. 두 지표 모두 200%를 상회하면 자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볼 수 있다.

부채비율이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시공사는 10곳이다. 조달청이 지난해 6월 발표한 2022년 종합건설업 평균 부채비율은 111.43%다.

부채비율이 가장 악화된 시공사는 더블유건설이다. 안산 오피스텔 사업지의 시공을 맡고 있다. 지난해 말 더블유건설의 부채총계는 687억원인 반면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5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지속적으로 누적되면서 잉여금과 납입자본금이 모두 바닥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대우산업개발도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다.

경북 칠곡 물류창고 시공사인 일진건설산업은 부채비율이 1942.86%에 달한다. 법정관리를 신청한 새천년종합건설(1820.29%)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이로 인해 일진건설산업이 시공을 맡은 경북 칠곡 물류창고는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됐다. 충북 음성 물류센터 시공사 은성산업(492.18%)도 부채비율이 400%를 상회하고 있다.

지급여력 지표인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이 100%를 하회하는 시공사는 4곳이다. 1년간 갚아야 할 부채가 현금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자본보다 많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추가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면 채무불이행을 피할 수 없다.

완전 자본잠식에 빠졌거나 부채비율이 1000%를 상회하는 시공사들의 유동비율과 당좌비율이 100%를 하회했다. 시공사별 유동비율 및 당좌비율은 △대우산업개발 60.57··48.37% △더블유건설 96.47%65.49%△일진건설산업 94.22%·94.22% △새천년종합건설 98.59%·98.59% 등이다.

유동자산의 현금화 시점에 따라 지급여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수준인 당좌비율 100~150% 시공사는 4곳이다. SGC E&C가 110.4%를 기록했고 은성산업이 116.89%로 뒤를 이었다. 당진 생활형숙박시설 시공사 한동건설(120.69%)과 부산 리조트 시공사 삼정기업(144.5%) 등도 150%를 밑돌았다. 이 가운데 한동건설 사업장에는 신탁계정대가 투입됐다.

책준 사업장 시공사 대부분이 재무적으로 불안한 상황에서 분양을 통한 공사비 유입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확인된 사업장 대부분이 공동주택이 아닌 오피스텔과 물류센터, 생활형숙박시설이기 때문이다.

23개 사업장 중 공동주택과 주상복합 사업장은 34.78%인 8곳에 그쳤다. 오피스텔 사업장이 7곳으로 뒤를 이었고 물류센터가 4곳, 생활형숙박시설이 3곳으로 뒤를 이었다. 지식산업센터와 리조트는 각각 1건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 자산비중이 49.2%인 점도 부담이다. 신탁사 고정이하 자산은 분양률이 미진한 채권을 의미한다. 전체 분양물량의 절반이 분양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분양률 부진은 시행사의 공사비 지급 지연으로 이어여 공정률 미달을 야기할 수 있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올해 들어 10개 사업장이 기한내 정상적으로 준공이 이뤄졌고 9개 사업장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책임준공 기한이 도과된 4개 사업장은 세밀한 공정관리계획을 수립·실행하고 기술인력 현장 투입 등 공정관리를 강화하는 한편 필요시 신탁계정대를 투입하는 등 준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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