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공시 1호 키움증권, 핵심카드 '초대형 IB' 실적 널뛰기 위탁매매 비즈니스, 기업금융으로 보완
백승룡 기자공개 2024-05-31 07:16:32
이 기사는 2024년 05월 30일 08시2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기업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키움증권의 청사진은 투자은행(IB)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그간 ‘리테일 1위 증권사’로 군림하던 키움증권에게 사업 다각화는 오랜 염원이기도 했다. 키움증권의 IB 강화는 편중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면서 기업가치 제고를 이끌어내는 두 가지 목표의 핵심 전략인 셈이다.◇ 'PBR 1배' 달성하려면 미래에셋 시총 넘어야…초대형 IB 비롯한 신사업이 관건
30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에는 초대형 투자은행(IB) 인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얻어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초대형 IB 자격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지만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전부다.
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말 별도기준 자기자본은 4조4244억원으로, 이미 지난 2022년 말 4조원을 넘어섰다. 당초 지난해 초대형 IB 인가를 준비하던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태가 터지면서 기약 없이 보류하게 됐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키움증권의 영풍제지 증거금률 산정 배경 등 내부 리스크 관리 실태를 조사 중인데, 연내 금감원의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차 초대형 IB 진출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초대형 IB 추진은 키움증권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주요 방안이기도 하다. 키움증권은 향후 3년간 △별도기준 자기자본이익률(ROE) 15% 이상 △주주환원율(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등을 목표로 하는 밸류업 세부계획을 내놨다. 국내 상장사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구체화해 공시한 것이었다.
키움증권의 최근 주가 흐름을 반영한 PBR은 0.7배 수준이다. PBR이 향후 1배 이상으로 높아지려면 시가총액도 5조원 수준으로 높아져야 하는데, 이는 증권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의 시가총액(약 4조4000억원)을 뛰어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키움증권은 19년 연속 주식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는 등 리테일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IB 부문에서는 존재감이 미약한 상황이다.
이를 보완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방안이 초대형 IB 진출을 필두로 한 기업금융 강화인 셈이다. 초대형 IB 인가를 받아 발행어음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 대규모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고, 이 자금의 50%를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하는 만큼 다양한 딜(Deal)을 확보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 키움증권은 초대형 IB 외에도 연금사업, 글로벌 비즈니스 등 신규 사업을 펼쳐 나가고 기존 사업에서는 IB부문의 우량 딜 선택과 집중, WM부문의 고객저변 확대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위탁매매 실적 따라 널뛰는 ROE…IB 육성으로 보완
키움증권의 IB 강화는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요소로 꼽힌다. 위탁매매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실적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키움증권의 순영업수익은 9202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위탁매매 부문의 비중은 86%(7913억원)에 달했다.
높은 위탁매매 의존도는 안정적인 ROE를 유지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지난 2020~2021년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유동성이 풀린 시기 키움증권의 ROE는 24%를 웃돌았다. 이후 금리인상으로 증시가 위축되자 키움증권의 ROE도 2022년 12.5%, 2023년 8.1%로 낮아진 바 있다. 위탁매매 부문의 실적에 좌우되는 구조인 탓에, 증시 업황과 거래대금 추이에 따라 ROE도 변동성이 컸던 것이다.
키움증권이 이번 발표한 계획처럼 15% 이상의 ROE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이익창출력이 6500억~7000억원 규모가 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키움증권의 연간 당기순이익은 △2020년 5660억원 △2021년 7725억원 △2022년 4931억원 △2023년 3384억원 등으로 널뛰었던 것을 고려하면,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도 결국 IB 부문의 성장이 필요한 상황이다.
키움증권은 올해 초 기업금융본부를 기업부문부문으로 격상하면서 IB 조직에 힘을 싣고 있다. 부채자본시장(DCM), 주식자본시장(ECM) 등 전통 IB를 다지려는 노력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LS머티리얼즈 상장 대표주관사 지위를 꿰찬 키움증권은 이번 기업가치 제고 계획으로 기업공개(IPO) 빅딜(Big-Deal) 확대를 천명하기도 했다. 회사채 시장에서도 올해 KB국민카드·우리금융지주 등 신종자본증권 발행 딜에서 연이어 주관사단으로 참여하는 등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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