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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달린 스마트폰 시대]현대차 '눈' 담당 넥스트칩, 109조 시장 노린다①ADAS SoC 고객 확대, 삼성 파운드리 생산

김도현 기자공개 2024-06-11 08:51:53

[편집자주]

전기차, 자율주행 시장이 확산하면서 전동화를 위한 부품이 주목받고 있다. 이중 핵심이 차량용 반도체로 꼽힌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전례 없는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완성차업계가 공급망 재편에 나선 상황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외산업체 독무대였다면 대기업부터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생태계 확장에 한창인 국내 차량용 반도체 업계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6월 05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용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인 넥스트칩이 자율주행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시스템온칩(SoC)이 공략 무기다. 일본, 유럽 등 완성차 강국에서 성과가 나온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기존 주력인 영상 처리 반도체(ISP)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자동차의 '두뇌'와 '눈'을 다루게 된 만큼 고객과의 접점이 늘어나는 동시에 신규 응용처 또는 신성장동력 발굴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차량용 반도체 영토 확장 '카메라→자율주행'

넥스트칩은 1997년 김경수 대표가 세운 업체다. 2019년 오토모티브 사업부문이 물적분할하면서 넥스트칩을 이어갔고 남은 영상 보안 사업부문은 모회사 앤씨앤이 됐다. 김 대표가 넥스트칩,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최종현 대표가 앤씨앤을 이끄는 구조다.

1990년대 중후반 벤처 투자 열풍으로 넥스트칩 외 코아로직, 엠텍비전, 텔레칩스 등이 설립됐다. 이른바 '1세대 팹리스'로 불리는 이들이다. 2000년대까지 명맥을 이어오다가 2010년대 들어 수익성 악화로 대부분 정리됐다. 현재까지 살아남은 곳은 넥스트칩, 텔레칩스 등 일부다.


넥스트칩은 영상 처리 기술에 특화된 곳이다. 고해상도 폐쇠회로TV(CCTV), 아날로그 카메라 등을 위한 반도체를 설계해왔다. 이 중에서도 차량용 ISP, 아날로그HD(AHD) 등이 메인이다. ISP는 이미지센서 필수 부품으로 카메라로 찍은 사진 또는 영상을 처리하는 반도체다. AHD는 데이터를 전송하는 반도체다.

자동차 눈 역할을 하는 ISP의 경우 카메라 모듈에서 전자제어 장치(ECU) 분야로 넘어가는 추세다. 1~2년 내 ECU 내부에 ISP가 내장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고객은 현대자동차와 기아다. 매년 탑재 모델이 늘어나고 있다. 2019년 7개 내외에서 2025년에는 50개 이상 차종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중국 BYD 등 해외 고객도 하나둘씩 확보하고 있다.

AHD는 장거리 영상까지 전송할 수 있도록 개선되면서 트럭, 버스 등으로 응용처가 넓어지고 있다. 다양한 케이블 지원, 50미터(m) 이상 고화질 영상 전송 등이 핵심 기술이다.

여기에 넥스트칩은 ADAS SoC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ADAS는 이름 그대로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 중 일부를 차량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 및 제어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자율주행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고도화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ADAS 시장 규모는 2021년 36조원에서 2030년 109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스트칩은 자체 ADAS SoC 브랜드 '아파치' 시리즈를 순차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아파치4를 일본 완성차업체에 공급한 데 이어 아파치5는 유럽 고객과 논의 중이다. 매출 가시화 상태로 알려졌다. 아파치4는 ADAS 및 자율주행 애플리케이션용 엣지 프로세서, 아파치5는 ISP, 신경망처리장치(NPU) 등이 내장된 제품이다.

차세대인 아파치6는 유럽 상용차 선두권 기업과 기술검증(PoC)을 진행 중이다. 아파치6는 자율주차 시스템(AVP)향 도메인 컨트롤러다. 전작과 달리 카메라 애플리케이션 탑재가 아닌 차량의 중앙 시스템에서 기능을 수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르면 연내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공정을 통해 '싱글런' 생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싱글런 생산은 양산 전 단계로 고객 검증을 받기 위한 소량의 칩을 제작하는 절차다. 본격적인 매출 발생 시점은 2027년으로 추정된다.

넥스트칩 관계자는 "아파치6는 메인 프로세서 역할을 대신하는 부분에서 의미가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추가돼 많은 양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그림을 그려서 주차공간을 찾는 등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파치 시리즈 관련해서는 주로 해외 고객과 교류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국내 및 북미 등으로 거래처를 늘리는 게 목표다.


◇'우리도 대만처럼' 토종 팹리스-파운드리 협업 모범사례

넥스트칩의 반도체 대부분은 삼성전자가 위탁 생산한다. 설계와 양산을 모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담당하는 긍정적인 구도다. 아파치6는 삼성전자 14나노미터(nm) 공정 기반이다.

최근 삼성전자는 MPW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넥스트칩 등 자국 고객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MPW는 한 장의 웨이퍼에서 여러 반도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다품종 소량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이뤄진다. MPW 횟수가 많아질수록 팹리스 업계의 시제품 생산 기회가 늘어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대만 시스템반도체 생태계가 강력한 이유는 TSMC를 중심으로 현지 팹리스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이라며 "TSMC 입장에서도 전폭적인 지원으로 미디어텍, 노바텍 등 대형 고객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넥스트칩이 해외 무대에서 성과를 내면 삼성전자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넥스트칩은 반도체 지적재산(IP) 선두주자인 영국 Arm과도 공생 관계다. Arm은 모바일 프로세서 IP 세계 1위다. 모바일 특성상 저전력, 고성능에 강점이 있다. 넥스트칩은 아파치 시리즈 등에 Arm IP를 적용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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