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28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유튜브에 잠식당하고 있는데 대책이 있으십니까.”3월 네이버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가 최수연 대표에게 던진 말이다. 주가 하락으로 주주 심기가 불편했던 만큼 다소 날 선 어투였지만 질문은 자체는 타당했다. 플랫폼 헤게모니가 동영상으로 넘어간 현 상황은 네이버에게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이다.
네이버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정식 출시 1달 된 치지직에 중간광고 및 '치트키'란 이름의 구독형 광고 제거 상품을 내놓았다. 일찌감치 매출 다각화 작업에 나선 셈인데 수익성 악화에 시달린 트위치 코리아를 반면교사 삼았어도 꽤 과감한 결정이었다. 최대한 빨리 치지직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광고와 구독형 광고제거 상품은 플랫폼 실적에 크게 기여하는 말 그대로의 '수익 치트키'인 것은 맞다. 현재가 아니더라도 언제가 치지직에 도입됐을 방식이다. 다만 사용자 경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간광고와 구독형 광고제거 상품이 치지직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기도 전에 이뤄진 점은 여러모로 아쉽다.
치지직은 아직 편의성 불만 이슈가 많고 구독형 상품에 끼울 킬러콘텐츠도 적다. 당장 라이브 목록 전체를 확인하기 힘든 모바일 웹부터 너무 느린 다시보기 생성 등 기본적인 UX/UI 등이 국내 사용자 기준에 미달이다. 서버 비용 등 원가 절감을 고려해도 치지직에 갖춰진 기본 기능과 이용자 눈높이 간극은 제법 크다.
치지직의 광고 제거 구독 상품도 유튜브 프리미엄을 의식한 듯 600원 싼 가격을 내밀었지만 줄 수 있는 혜택은 초라하다. 광고 제거 외 사용자향 기능이 이모티콘·닉네임 컬러 추가뿐이다. 고작 600원만 비싼데 음악, 동영상 다운로드 등 다기능을 제공하는 유튜브 프리미엄과 비교될 수밖에 없다.
결국 치지직의 구독 시스템에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 일부 사용자 사이에 편법적인 광고 우회 프로그램이 성행하는 상황이다. 전반적인 품질의 날을 세우는데 집중하지 않고 겉만 갖춘 뭉툭한 플랫폼만 던져둔 채 성급히 구독형 상품을 뽑아든 결과다.
만만치 않은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무딘 칼을 들고 언제나 경쟁할 수는 없다. 네이버가 치지직을 플랫폼 시장에서 지속 경쟁하기 위한 진짜 치트키로 키워내고 싶다면 외면한 채 내버려두었던 군데군데 녹슬어버린 부분을 빠르게 벼려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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