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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현장 in]'실시간 세포관찰' 아이빔테크놀로지, 실험실을 혁신하다살아있는 상태서 세포·장기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 카이스트 교원창업

임정요 기자공개 2024-07-11 10:10:42

[편집자주]

신약 그리고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는 '현장'이 있다. 연구소이기도 하고 생산기지이기도 하다.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앞다퉈 '기지 건립'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인프라 확보가 핵심이다.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래가 달린 '현장'을 찾아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마취한 마우스의 얇은 겉피부를 연구원이 팽팽히 당겨 고정후 조심히 절개한다. 절개 부위엔 장기를 들여다볼 수 있게 창문 역할을 하는 '윈도우' 글라스를 실로 꼬매 장착한다. 앞으로 이 마우스는 장치를 단채 실험실에서 살게 된다.

살아있는 실험용 마우스를 그대로 현미경 아래 관찰하는 것은 얼핏 공상과학같은 얘기지만 이제는 가능한 일이다. 마우스에 주입한 약물이 세포단위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곧바로 관찰할 수 있다. 따로 조직을 떼어낼 필요도 없다.

바로 카이스트 교원창업 회사인 아이빔테크놀로지가 구현한 기술이다. 살아있는 생체의 세포단위 움직임을 MRI의 100배 해상도로 관찰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실험실 패러다임을 바꿀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윈도우' 장착한 마우스를 실시간 관찰, 한대당 7억 '고가 현미경'

아이빔테크놀로지는 2017년 6월 카이스트 교수인 김필한 대표가 설립했다. 전기,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그는 박사후연구원을 하버드 의대에서 지내며 공학과 의학이 만나는 '현미경'에 관심을 키웠다.

카이스트 교수로 부임한 후 7년간 관련 연구를 쌓았고 데모버전까지 만든 후 창업했다. 현재 아이빔테크놀로지는 5종의 3세대 생체현미경(IVM-C3/ M3/ CM3/ MS3/CMS3)을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 중이다. 가장 고가인 CMS3는 한대당 7억원을 호가한다.


주요 고객은 전임상 단계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병원, 대학교 연구실 등이다. 특히 상위권 연구기관을 침투하는게 사업확장에 중요하다.

이 점에서 아이빔테크놀로지가 이미 하버드대, 존스홉킨스대, 빅파마 사노피 등에 현미경을 판매한 점은 고무적이다. 이들을 통해 아이빔테크놀로지 현미경을 사용한 논문이 다수 배출되고 있다.

아이빔테크놀로지 현미경을 사용하기 위해선 장비 사용법을 전파하는게 핵심이다. 특히 실험동물에 약간의 '시술'이 필요하다. 더벨이 찾은 아이빔테크놀로지 문정동 사무실에선 연구원이 국내외 연구진을 대상으로 일대일로 시술법을 시연하고 있었다.

우선 마취한 마우스의 신체부위를 절개해 유리창(윈도우)을 장착한다. 이후 마우스는 이 유리창을 몸에 달고 생활한다. 약물 주입시 현미경에 이 윈도우 부위를 관찰한다. 집도하는 아이빔테크놀로지 연구원의 손길을 외부에서 방문한 연구진이 유심히 관찰했다.

아이빔 생체현미경을 활용한 치매치료제의 마우스 뇌내 작용 관찰

국내 모 대학교에서 치매치료제를 연구하는 또 다른 연구팀은 뇌를 관찰할 수 있게 시술한 마우스에 약물을 주입후 현미경 아래서 관찰했다. 현미경과 연결된 컴퓨터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입력됐다.

초당 50~100개 영상프레임을 실시간으로 찍는 고속 레이저 스캐닝 기술에 AI를 활용한 모션 보정 기술을 더해 세포내 약물의 움직임이 고해상도로 뚜렷이 보였다. 뇌 뿐만 아니라 심장, 폐, 생체내 다양한 30종 이상의 조직과 장기에서 살아움직이는 세포를 찍을 수 있다고 한다.

간에서 촬영한 세포단위 영상

약물이 어떻게 전달 되는지 30분, 하루, 길게는 9일 경과 시점까지 관찰이 가능하며 내년에는 마우스에서 나아가 중·대동물에서 모두 현미경을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아이빔테크놀로지 현미경은 연구용장비로 분류된다. 미국, 캐나다, 유럽지역에서 필요한 인증을 획득했고 이 외 국가에선 연구용장비에 대한 인증을 요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연구용장비만 취급하지만 인체에 사용하는 의료기기도 연구 중이다. 정확히는 수술실 내에서 직접 조직검사 수준의 영상을 찍을 수 있는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암 절제술 후 체내에 잔존하는 암세포, 암조직이 있나 수술집도의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서울대병원 포함 국내 암병원에서 동결절편분석과 대등한 수준임을 확인했다.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 내년 인허가 획득 및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8월 상장, 180억원 안팎 공모 예정…내년 흑자전환 기대

고가의 장비를 국내외로 판매하고 있음에도 아이빔테크놀로지는 아직 적자를 내고 있다. 이는 제품 상용화 초기단계라 원가구조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해외 시연에 제약이 있었던 점도 발목을 잡았다.

매출이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작년 매출은 전년대비 3배 늘어난 45억원이었다. 영업손실은 직전연도 33억원에서 작년 29억원으로 개선했다. 순손실도 97억원에서 50억원으로 개선했다.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가 IVM-CMS3 생체현미경을 선보이고 있다.

창업후 현재까지 7년간은 외부 조달로 사업을 운영했다. 2017년 시리즈A 30억원, 2019년 시리즈B 80억원, 2022년 시리즈A 150억원을 조달했다. 더불어 범부처전주기 의료기기연구 개발사업에 선정돼 70억원을 확보했다. 누적 330억원을 토대로 사업을 키웠다.

흑자달성 전까지는 상장 공모금으로 운영자금을 충당한다. 코스닥 상장을 진행 중이며 223만4000주를 신주발행해 163억~189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공모희망가 7300~8500원을 반영한 예상 시가총액은 1092억~1272억원이다. 이달 수요예측을 거쳐 8월 6일 상장하는 일정이다. 삼성증권이 주관사다.

김필한 아이빔테크놀로지 대표는 "2025년부터 AI 의료기기 제품 라인업 매출 발생이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동사의 생체현미경 시장 침투 및 인지도 제고가 본격화되어 큰 폭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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