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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 10년 성적표 톺아보기]'2년+α 짧은 임기', CIO 성과 발현 시간 부족하다차기 CIO 때 전임자 성과 발현, 10년 이상 장기 추이 분석 필요

남준우, 윤준영 기자공개 2024-07-23 08:11:29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관들의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대부분 3년 이하의 짧은 임기를 보낸다. 이 기간동안 다양한 투자 전략을 쌓더라도 임기 내에 성과가 발현되기는 힘들다. 오히려 차기 CIO 임기 때 전임자의 성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10년 이상 장기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외부 평가는 주로 한 해마다 나오는 단편적인 성적표에 집중돼 있다. 더벨에서 국내 주요 기관들의 10년치 수익률과 자산 비중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역대 CIO들의 활동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0일 13:3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에서 투자를 주도하는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의 볼멘소리가 들리고 있다. 장기 투자 전략을 세우고 싶어도 짧은 임기라는 높은 허들을 넘기가 힘들다. 전임 CIO의 투자 전략 성과가 차기 CIO 때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외부에서는 기관투자자(LP)들이 매년 발표하는 한 해 성적표에만 눈길을 주고 있다. 매년 단편적으로 나타나는 수치에만 집중하기에 CIO들의 노력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보다는 10년 이상 장기 추이를 보며, CIO들이 어떠한 노력을 들였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분석이다.

◇주요 연기금·공제회 임기 대부분 3년 이하

국내 주요 기관 투자가 중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노란우산, 과학기술인공제회 CIO의 임기는 비교적 짧은 편에 속한다. 2년 임기에 1년 단위 연임이 가능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도 2년 임기에 1년 연장이 가능하다. 다만 건설근로자공제회는 최근 몇년간 CIO가 연임한 경우가 없었다. 경찰공제회도 2년 임기에 2년 연장이 가능하지만 가장 최근 CIO를 맡았던 한종석 전 이사는 연임에 성공하지 못했다.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등은 연임만 성공한다면 비교적 임기가 긴 편이다. 지금껏 내부 인력으로만 CIO를 선임해오던 교직원공제회는 임기가 3년이다. 연임된 경우는 지금까지 없었다. 군인공제회는 임기 3년에 1년 연장이 가능하다. 행정공제회 CIO는 3년 임기에 연임이 된다면 3년 더 활동할 수 있다.

다만 주요 연기금·공제회 인사들은 투자 활동의 수장인 CIO의 임기가 상대적으로 짧다는 점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동의하는 분위기다. 경우에 따라서는 장기 성과보다 단기 성과에 치우치는 경우도 있다. 무리 없이 1차 임기를 마치고 연임 여부에 더 집중하는 경향도 있다는 의견이다.

CIO의 짧은 임기는 국내 주요 연기금·공제회의 운용성과 평가 기간과도 연결되어 있다. 짧게는 3개월, 길어야 6개월 정도인 평가기간 때문에 위탁운용사들이 단기수익률 쫓기에 급급한 실정이다. 잦은 매매를 동반한 단기 운용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례로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이 반기를 기준으로 위탁운용사를 평가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나 우정사업본부는 이보다도 더 짧다. 이를 고려하면 CIO와 운용역의 장기 전략을 통한 자산 운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평균 수익률 계산법도 대부분 틀려…장기 추이 분석해야

이는 곧 매년 CIO의 성적을 평가하는 것이 '어불성설'일 수도 있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기관 자금은 대부분 장기 투자 자산인데, 올해 성과는 수년 전 의사결정의 결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다.

연평균 수익률 등의 수치를 언급하는 것 또한 큰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통상적으로 기관들의 10년치 연평균 수익률을 계산할 때는 각 연도별 수익률을 모두 더한 다음 10으로 나누는 '산술평균' 방식을 활용한다.

다만 이는 물가나 금리의 변동 등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수치다. 예를 들어 물가지수가 100일 때 10% 수익을 내는 것과 1000일 때 10%를 내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전세계 국가들의 경제성장률 평균을 구할 때처럼 '기하평균'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 다만 이는 산식이 매우 복잡한 만큼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치가 아니다.

더벨이 만난 수많은 주요 연기금·공제회 CIO들이 이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했다. 한 해마다의 운용 성과나 평균 수익률보다는 10년 이상 장기 성과를 놓고 변화의 추이를 분석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한 주요 기관 CIO는 "보통 주요 기관들의 성과를 평가할 때 한 해 수치를 가지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단편적인 시선"이라며 "연평균 수치라고 발표되는 것도 해마다 다른 경제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CIO는 "CIO 입장에서 매년 나오는 성과만 가지고 수익률을 평가하는 현상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며 "짧은 임기를 고려했을 때 결국 현 CIO의 전략과 성과는 차기 CIO 때 발현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10년 이상 장기 변화 추이를 분석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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