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SMR]SMR이 SK그룹 리밸런싱에서 살아남은 이유④2년 전 3000억 투자…이제 막 실증 첫발, 2035년 시장 규모 650조원 전망
조은아 기자공개 2024-07-15 08:18:53
[편집자주]
'게임체인저'는 산업 참여자를 넘어 아예 판도를 뒤바꿀 만한 신드롬을 일컫는다. 차세대 에너지로의 변화가 흐름이라면 소형모듈원전(SMR)은 에너지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탄소배출량은 낮고 효율은 높아 클린 에너지원의 필수요인을 모두 갖췄다. 글로벌 부호와 기업들이 앞다퉈 뛰어들며 상징성을 넘어 사업성도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일찌감치 SMR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준비해둔 국내 기업들도 본격적으로 도약하고 있다. 더벨이 국내 기업들의 SMR 산업 현황과 글로벌 시장과의 공조를 살펴보고 미래를 전망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2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밸런싱을 목표로 군살 빼기에 주력하고 있는 SK그룹에서 무풍지대인 곳을 찾자면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을 꼽을 수 있다. SK그룹은 그룹 차원의 이합집산, 합종연횡 소식이 끊임없이 전해지며 정신없던 와중에도 6월 테라파워의 원자로 착공 소식을 직접 알렸다. 착공식에 유정준 SK온 부회장 겸 SK아메리카스 대표, 김무환 SK㈜ 그린부문장이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앞으로도 테라파워는 무풍지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사업이 이제 막 본격적으로 첫발을 내디딘 데다 그룹 차원의 의지 역시 확고하다. 시장의 성장성은 말할 것도 없다.
SK그룹이 테라파워에 투자한 건 약 2년여 전이다. 2022년 8월 SK그룹은 SK㈜와 SK이노베이션이 테라파워의 7억5000만달러(약 9795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2억5000만달러(약 30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테라파워 투자는 여러 측면에서 주목받았다. 테라파워를 설립한 인물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라는 점에 더해 SK그룹의 첫 원자로 투자였다는 점, 차세대 원전 업계에서 이뤄진 투자 가운데 단일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였다는 점 등이다.
SK그룹이 테라파워 지분율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비중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SK그룹은 빌 게이츠 의장과 더불어 테라파워의 '공동선도 투자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투자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무환 그린부문장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SK㈜의 사업보고서에서도 테라파워는 관계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유에 대해 SK㈜는 "지분율이 20% 미만이나 관계기업에 유의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 관계기업 투자로 계상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보통 관계기업은 지분율 20% 이상이면서 50% 이하인 경우를 의미한다.
특히 테라파워 투자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의지 역시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최 회장은 2021년 2030년까지 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의 1%에 해당하는 2억톤의 탄소를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탄소감축을 위해 SK그룹이 펼치는 사업은 크게 SK온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SK E&S의 수소 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두 사업이 주춤하고 있지만 SMR은 다르다. 주요국가들이 원전에 다시 눈을 돌리고 있고 그 중에서도 SMR이 대형 원자로의 단점을 보완한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부각된 에너지 패권, 전력 수요 급증 등이 있다. 특히 이상 기후와 인공지능(AI) 산업 확대 등으로 전력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테라파워는 SMR 기업 중에서도 특히 앞서가고 있다. 6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SMR 실증센터 착공식을 열었는데 4세대 SMR 착공에 나선 것은 테라파워가 미국 기업 중 최초다. 테라파워는 2030년까지 SMR 실증센터를 완공하고 상업운전까지 돌입한다는 목표다. 실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SK그룹은 테라파워와 함께 아시아 사업 진출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SMR은 기존 원전보다 발전 용량과 크기를 줄인 원전이다. 500㎿급 이하의 원전으로 안전성이 높고 설치 및 운영 비용도 적은 편이다. 에너지 업계는 2035년 글로벌 SMR 시장 규모가 650조원까지 성장하고, 2050년엔 신규 원전의 50%가 SMR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는 지난해부터 민관 합동 'SMR(소형모듈원전) 얼라이언스' 회장사도 맡고 있다. SMR 얼라이언스는 산업통상자원부와 SK㈜, SK이노베이션, GS에너지 등을 포함한 42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SK㈜와 GS에너지가 회장사를 두고 끝까지 경합했으나 얼라이언스 내부 회의를 거쳐 SK㈜가 회장사를 맡는 것으로 최종 조율됐다. 회장사는 다른 참여기업 대비 최소 3배에서 최대 7배 많은 분담금을 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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