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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블씨엔씨, 볼트온 전략 실패 '매각 철회' 요인됐나 제아H&B·지엠홀딩스 영업권 손상차손, 득보다 실 많은 볼트온

김선호 기자공개 2024-07-18 07:27:46

이 기사는 2024년 07월 15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블씨엔씨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퀴티(IMM PE)가 매각 추진 계획을 철회했다. 연관 업종의 기업을 인수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볼트온 전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매각 철회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근 에이블씨엔씨는 최대주주에게 조회공시 요구 내용에 대해 문의한 결과 지분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공시했다. 2022년 9월 Credit Suisse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지분 매각, 투자 유치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전한지 약 2년만이다.

IMM PE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한 건 2017년 4월 창업주 서영필 전 회장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부터다. 이때 서 전 회장은 보유 중인 431만3730주(지분율 25.54%)를 IMM PE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비너스원이 1882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비너스원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리프앤바인에 에이블씨엔씨 주식매매계약상 양수인 지위를 승계를 했다. 이후 리프앤바인은 공개매수와 유상증자 참여로 에이블씨엔씨 지분율을 높여나갔다. 2017년 4월부터 5월 동안 공개매수에 응모한 471만8970주를 매수했다.

주당 매수가격이 2만95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개매수에 투입한 자금은 1392억원에 달했다. 2017년 12월에는 유상증자 참여로 469만3535주를 취득했다. 당시 신주 발행에 따른 확정가액은 1만3400원으로 신주 취득에 629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합산한 금액은 3903억원이다. 이를 통해 리프앤바인은 에이블씨엔씨의 지분을 2017년 말 기준 55.3%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후 장내매수 등을 통해 2024년 1분기 말 기준 리프앤바인의 에이블씨엔씨 보유 지분은 61.52%로 높아졌다.

이 과정에서 에이블씨엔씨는 연관 업종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고 ‘미샤’ 단일 브랜드를 판매하는 로드숍을 ‘멀티숍’으로 변경하는 등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2018년 코팩으로 유명한 미팩토리, 2019년 제아H&B와 지엠홀딩스를 인수했다.

그중에서도 2019년 인수한 제아H&B와 지엠홀딩스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제아H&B의 경우는 기존 최대주주였던 김헌석 전 대표에게 에이블씨엔씨가 손해배상액을 청구하기도 했다. 인수 계약 체결 후 실적 목표를 설정했지만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도출됐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에이블씨엔씨는 2019년에 제아H&B 7만2000주를 552억원에 매입하고 2020년에 남은 4만8000주를 1억5504만원에 인수했다. 12만주를 인수하는데 총 투입된 금액은 554억원 가량이었다. 여기에 76억5504만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에이블씨엔씨는 영업환경 악화로 제아H&B 인수가격이 1차에 비해 2차에서 더 낮아졌고 또한 1차로 지급된 대금을 반환받아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손해배상이라는 방법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수입 화장품 유통업체 제아H&B는 에이블씨엔씨에 흡수합병됐다.


2021년 제아H&B를 흡수합병하기에 앞서 영업권 190억원은 모두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그만큼 현금창출력이 저하됐다는 의미다. 지엠홀딩스도 제아H&B와 같이 지분을 나눠 인수하기로 했는데 2020년 12월 최종 거래에서 주당 10원까지 가격이 낮아지는 일이 생겼다.

에이블씨엔씨는 지엠홀딩스의 지분을 인수하는데 주당 가격을 2019년 2월 3만1941원, 2020년 10월 342원, 2020년 12월 10원으로 책정했다. 결국 2020년 지엠홀딩스 영업권 236억원 전부도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지엠홀딩스는 더마코스메틱 브랜드를 운영했다.

에이블씨엔씨는 2023년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736억원, 11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IMM PE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하기 직전인 2016년 실적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2016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346억원, 244억원을 기록했다.

결과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면서 화장품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자 했지만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 가운데 IMM PE로서는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지속하기보다는 철회를 하고 향후를 기약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IMM PE 관계자는 "공시한 것과 같이 현재는 에이블씨엔씨 매각을 철회한 상태"로 "해외 사업 등에서 성과가 도출되고 있는 만큼 실적을 더욱 개선시켜 기업가치를 제고한 후 다시 매각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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