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 스토리]유진테크놀로지, 리드탭·노칭금형 양산기지 가보니유남호 이사 "2014년 개발 착수, 10년 결실 임박"
청주(충북)=김혜란 기자공개 2024-07-25 08:5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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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3일 10: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테크놀로지가 2차전지 소재 리드탭의 첫 대량 양산을 위해 글로벌 가전 회사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유진테크놀로지의 주요 매출원은 2차전지 노칭 장비 부품인 노칭 금형이었는데, 이번에 리드탭 양산에 돌입하면 매출처 다변화를 이루게 된다.리드탭은 충북 청주시 흥덕구에 있는 유진테크놀로지 생산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유진테크놀로지는 2014년부터 리드탭 개발을 시작했으나 그간 양산사례는 없었다.
유남호 유진테크놀로지 이사는 "(가전 회사에) 연내 리드탭 납품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규모가 크진 않아도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한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리드탭은 배터리 양극과 음극을 외부와 전기적으로 연결해 주는 부품이다. 지난 17일 찾은 유진테크놀로지 청주공장에선 리드탭 양산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리드탭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들어가는데, 전기차동차 뿐만 아니라 가전과 노트북 등 사용처가 많다.
2022년 기준으로 일본 스미토모 일렉트릭(Sumitomo Electric)이 글로벌 리드탭 시장점유율 17%로 1위다. 중국 상하이 토쿠엔(Shanghai Tokuen), 한국 네페스와 솔브레인, 폴(Pole)이 뒤를 잇고 있다. 유진테크놀로지는 전해액 니크(누출)를 막는 '엣지가공' 기술 특허를 내세워 새롭게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유진테크놀로지 측은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도 (리드탭 양산을) 협업 중"이라며 "글로벌 기업과 리드탭 양산 협업을 시작한 데는 지난 10년간 고객사의 샘플 의뢰에 대응하면서 신뢰가 쌓이고 그 과정에서 기술이 진화한 덕"이라고 말했다.
유진테크놀로지의 리드탭 제조는 엣지가공에서부터 시작된다. 알루미늄(양극용)이나 구리 필름(음극용)을 각각 엣지가공한 뒤 알루미늄 필름에는 산화 피막(코팅막)을, 동박에는 니켈 전해 도금으로 표면 처리를 한다. 이후 필름을 덧붙인 뒤 절단한다.
이렇게 완성된 리드탭은 비전 검사 후 고객사로 출하된다. 양극과 음극 리드탭 두 개가 한 쌍으로 파우치 배터리 안에 들어간다. 발주가 들어오면 청주공장에서 엣지가공부터 표면 처리, 비전검사까지 8주 안에 생산이 완료된다.
청주공장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에 공급되는 노칭금형의 제조 과정도 볼 수 있었다. 노칭금형 제조는 주요 소재인 알루미늄이 'MCT'라는 장비에서 가공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후 곱게 갈아 주는 연마 장비를 거쳐 '금형조립실'에서 조립된다. 중간에 품질관리실에서 현미경과 3차원(3D) 측정기로 제조사가 원하는 스펙대로 정밀하게 가공되고 있는지 측정하는 작업도 진행된다.
노칭은 전극공정에서 양극과 음극 활물질이 코팅된 전극판에 탭 형상을 만들어주는 공정을 말한다. 전극판이 노칭 금형 사이를 지나가면 가장자리 무지부(활 물질이 도포되지 않은 부분)에서 추후 리드탭과 접지할 탭(Tab) 형상만 남기고 잘려 나간다. 노칭 과정을 거친 음극과 양극판이 적층된 뒤 탭 부위에 용접되는 게 리드탭이다. 유진테크놀로지의 노칭 장비는 1분당 300개의 셀을 타발하게 설계됐다.
유 이사는 "제품 설계 노하우, 정밀한 가공, 조립 인력뿐 아니라 해외 고객사 인근에서 인원이 상주하며 (노칭금형을) 관리하는 등 여러가지가 모두 충족돼야만 금형이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레이저 노칭 장비로 대체될 것을 대비해 연구개발(R&D)도 진행 중"이라면서도 "3~5년은 프레스 방식의 장비 시대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테크놀로지는 리드탭 외에도 노칭 장비와 조립 단계에 필요한 양극과 음극, 분리막을 쌓는 적층(Stacking)장비와 스태킹 장비 시장에도 재도전한다. 과거 중국 기업에 충전·방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제거하는 디개싱(Degassing), 배터리 규격에 맞춰 전극 폭을 절단하는 슬리터(Slitter) 장비 등을 공급한 이력이 있다.
이번엔 중국 외 해외에서 배터리 셀 생산라인을 새롭게 구축하려는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장비는 청주가 아닌 전용 조립 공장 화성 테크 캠퍼스(YJ Tech Campus)에서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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