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니컬 리포트]종근당, '10년의 도전' 탈모 '주사형' 차별화로 3상 진입2014년 개발 착수, 여성형 탈모까지 노리며 포트폴리오 구축
최은수 기자공개 2024-07-25 08:21:29
[편집자주]
혁신신약을 노리는 기대주, 즉 파이프라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어렵다. 품목허가를 너머 성공적인 상업화에 도달하기까진 임상 평가 지표 외에도 시장 상황, 경쟁사 현황, 인허가 과정이 얽혀 있다. 각사가 내놓는 임상(Clinical) 자체 결과는 물론 비정형화한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내 주요 제약사와 바이오텍의 주력 파이프라인을 해부해 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7월 24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근당이 10년에 걸친 탈모치료 개량신약 개발의 막바지 절차에 들어섰다. 작년 1000억원을 넘어선 국내 탈모치료제 시장을 두고 많은 도전자가 있지만 아직까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내놓은 굴지의 신약 아보다트를 대체할 주자가 없었다.종근당은 아보다트의 성분에 기반해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번거로운 장기복용이 필요한 아보다트에 장기지속형 주사제(DDS) 기술을 더해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연구 착수 10년 만에 3상 승인, 임상 결과는 2027년 전망
종근당은 24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CKD-843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 3상을 승인받았다. 남성 안드로겐성 탈모 환자 273명을 임상 인원으로 모집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약물과 유효성 안전성을 확인한다. 임상 수행 기간은 36개월, 실시기관은 서울대학교병원이다. 이밖에 세부 설계는 공개되지 않았다.
종근당이 '개량신약'인 CKD-843 연구를 시작한지 올해로 10년만에 최종 임상에 들어서 눈길을 끈다. 통상 신약이 아니라 개량신약의 경우 개발 타임라인이 상대적으로 짧다. 이 점을 고려할 때 R&D 속도가 다소 완만해 보인다. 상업화 결과는 2028년경으로 예상한다.
전략은 임상 1상을 진행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종근당은 근육주사형 탈모치료제의 데이터를 쌓았고 대조약도 GSK의 아보다트(0.5mg)로 잡았다. 이를 위해 비교 임상을 위한 근거는 모두 쌓았다.
남성형 탈모로 진단을 받은 만 19~50세 이하 남성 가운데서 40명을 모집했다. 2023년 10월 마지막 추적관찰을 마무리하고 임상을 종료했다. 앞서 개발 전략과 타임라인을 고려하면 이번 임상은 개량신약의 출시를 위한 마지막 작업에 해당하는 확증 임상인 것으로 보인다.
◇장기복용 끝 복약 순응도 하락한 시장 틈새 공략
종근당이 탈모 개량신약 개발에 긴 시간을 투여한 이유는 자체 개발한 약물전달시스템(DDS)을 탑재해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번 임상 3상에 앞서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CKD-843과 관련한 데이터인 1상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해당 임상은 아보다트 동일 성분에 자기지속형 주사제를 결합해 설계됐다.
안드로겐을 억제하는 아보다트는 부작용 다음으로 큰 문제점으로 매일 장기복용해야 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을 꼽는다. 이를 수개월에 한번씩 근육주사 투여 형태로 바꿔 복용 편의성을 제고하고 효능도 일정 부분 끌어올리려는 전략이다.
통상 DDS 기술은 주사제를 경구로 바꾸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종근당은 내부 사업개발 전략을 거쳐 아보다트를 매일 경구로 복용이 주는 불편감이 수개월에 한 번 주사를 맞는 것보다 더 크다는 판단을 내렸다.
종근당은 앞서 1상을 통해 CKD-843A의 경우 1회 투여시 약 3개월 간 효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3상에서 투약 기간을 어느 정도로 설정할 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앞서 1상 결과를 참조할 경우 최대 3개월에 한 번씩 근육주사를 맞고 탈모 치료 효과를 유지하는 개발 전략을 입증해 갈 전망이다.
CKD-843은 약 23만명에 달하는 국내 탈모 치료제 시장 진입을 노린다. 국내 탈모 인구 규모는 연 평균 2.4%씩 증가하고 있다. 작년을 기점으로 1000억원을 넘었지만 아보다트 말곤 대체제가 없고 마땅한 경쟁약물도 보이지 않는다. 특히 경구제 장기복용에 대한 불만이 커 낮아진 '복약 순응도'를 끌어올리는 게 핵심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843의 경우 장기지속형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어 복용편의성을 늘려 탈모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소니드에이아이, KADEX 2024 특별전시관에 '브레인봇' 전시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최대 2.5조 베팅' MBK, 6호펀드서 실탄 마련했다
- [i-point]시노펙스, 대한신장학회 20회 부울경 혈액투석 심포지엄 참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끝까지 간다' MBK-영풍, '83만' 동일 선상 다시 격돌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치열해진 경영권 분쟁, 고려아연 재무 영향은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가격·법적 리스크’ 저울질, 기관투자자 선택은
- [빅블러 시대, 텔코와 금융의 만남]KT·신한금융, 사업 효용·글로벌 투자 연계력 강화 '방점'
- [i-point]노을, 아세안 AI 의료기기 시판 허가 획득
-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한국투자증권, 고려아연 백기사 '베인캐피탈' 돕는다
- [i-point]'미국 진출' 제이엘케이, 20% 무상증자 추진
최은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On the move]삼표산업, '신사업' 염두 둔 재무조직 확충 시작
- [THE NEXT]"싱가포르, 자본시장 침체 넘을 비결 투명성·혁신"
- [CFO 인사 코드]CJ제일제당, 2인 체제 6년 만에 끝 재무 전략 바뀌나
- [배당정책 리뷰]'역대급 밸류업 예고' 현기차, 반기만에 작년치 넘었다
- [조달전략 분석]롯데쇼핑, 다시 순차입 기조 '지금은 투자 골든타임'
- [비상장사 재무분석]'GS 손자회사' 아크로스, 반기 EBITDA만 350억
- [인벤토리 모니터]HD한국조선해양, '미착품'서도 슈퍼사이클 엿보인다
- [유동성 풍향계]넷마블, '2조' 넘었던 차입금 관리 돌입
- [인벤토리 모니터]한화오션, 적자탈출 트리거 '고점' 다다른 재고자산
- 지식재산(IP)의 아찔한 유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