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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의 부재, AI 길 찾는 카카오]AI 미래 담당하는 '첫눈 마피아'의 무거운 어깨③초기 멤버 김병학 FO·이상호 PO 재결합…'베테랑보다 혁신가 필요' 우려 목소리도

노윤주 기자공개 2024-08-09 07:30:53

[편집자주]

카카오가 AI 전환을 위해 전사 역량을 쏟고 있는 와중에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됐다. AI 전환은 김 위원장이 진두지휘하던 핵심 전략이다. AI 개발 속도를 더 이상 늦추는 건 위험하다. 글로벌 테크기업들과 비교해 AI 경쟁력은 이미 열위다. 카카오에겐 선택지가 없다. '카카오식 AI 서비스'를 서둘러 도입해 세간의 평을 반전시켜야 한다. 최악의 위기 속 카카오가 들고 있는 비장의 AI 카드는 무엇일지 관련 전략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6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AI 조직 '카나나'는 김병학 펑션오너(FO·사진)와 이상호 프로덕트오너(PO·사진) 두 명의 리더가 이끌고 있다. 각자 모델 개발 업무를 하는 '카나나알파'와 서비스 개발 중심의 '카나나엑스'를 지휘하고 있다.

김 FO와 이 PO의 인연은 특별하다. 두 사람은 IT 업계에서 일명 '첫눈 마피아'라고 불리는 검색엔진 스타트업 '첫눈' 초기멤버다. 첫눈이 네이버(당시 NHN)에 인수된 후 서로 다른 테크기업을 거쳐 카카오에서 다시 만났다.

카카오는 믿을 수 있는 베테랑인 두 명에게 AI 사업을 맡겨놨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각서는 두 사람의 리더십에 물음표도 있다. 베테랑보다 혁신가가 필요한 시점이란 점이 배경이다. 이런 우려를 지우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 내에 AI 서비스를 내놓는 게 절실하다.

◇김 FO, 카카오 AI 전과정 지켜봐…이제는 성과의 시간

김병학 FO는 카카오브레인 대표와 카나나알파 FO 직책을 겸직하고 있다. 1968년생인 그는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2004년 네오위즈에 입사하면서 IT 업계에 입문했다.

네오위즈에 합류한 건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당시 네오위즈 창업자)의 권유 때문이었다. 김 FO는 게임이 아닌 검색엔진을 개발했다. 이후 입사 1년 만에 네오위즈 검색 TF가 '첫눈'으로 분사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2006년 네이버(당시 NHN)는 350억원에 첫눈을 인수했다. 국내 포털 산업에 한 획을 그은 M&A다. 김 FO도 합병에 따라 네이에 둥지를 틀었다.

그는 검색 개발 센터장을 맡아 서칭 기술 고도화에 기여했다. 이후 2010년 삼성전자로 이직해 MSC 부장을 역임했지만 머지 않아 다시 플랫폼 업계로 돌아왔다.

2013년 카카오에 합류한 김 FO는 응용분석 TF, 검색팀, 추천팀 등을 거치며 다양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다. 2017년 2월부터는 카카오 AI 부문장을 맡았다. 카카오가 AI 사업을 추진하던 극초기부터 핵심 역할을 맡아왔다.

2023년 6월에는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로 합류했다. 카카오브레인의 존폐를 두고 본사가 고민하고 있던 시기였다. 법인을 존속한다고 해도 카카오브레인 사업 방향의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했었다.

1년 후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 인력, 서비스 일체를 본사로 흡수한다. AI 트렌드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카카오브레인 노하우가 필요했다. 김 FO도 다시 카카오 소속으로 AI 모델 개발을 지휘하게 됐다.

◇이통사 다녀온 이 PO, 플랫폼에서 날개 펼칠까

이상호 PO는 올해 3월 카카오에 합류했다. 이 PO의 이력은 독특한 궤적을 그리고 있다. 그의 카카오 근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카카오를 퇴사한 지 약 10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1971년생으로 동국대학교에서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뒤 카이스트에서 자연어처리 석사와 음성처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 PO도 첫눈 초기 멤버다. 역시 장병규 의장괴의 인연으로 첫눈에서 검색팀장을 역임했었다. 첫눈 피인수 후에는 네이버에서 음성검색 서비스팀장을 맡았다.

네이버를 떠난 건 2011년이다. 음성인식 앱 '다이알로이드'를 개발하면서 창업에 도전했다. 2013년 카카오와 합병 전이었던 다음은 다이알로이드를 인수했다.

이 PO도 이를 계기로 다음으로 소속을 옮겨 검색부문장을 역임했다.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 후에도 한동안 적을 유지하다가 SK텔레콤으로 소속을 옮겼다.
SK텔레콤에서 AI 사업단장을 맡아 AI 스피커 '누구(NUGU)'를 개발한 게 이 PO의 가장 큰 성과다. 이후 SKT 계열사였던 11번가 대표를 거쳐 SKT CTO직까지 수행한 후 다시 카카오로 돌아왔다.

카카오는 AI 서비스 출시라는 가장 큰 업무를 두 베테랑에게 맡겼다. IT 산업 태동을 겪었던 인물들인 만큼 조직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는 첫눈 창업멤버로 시작해 IT 산업을 돌고 돌아 다시 만난 두 인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이들을 향한 우려 섞인 시선도 있다. 카카오가 지금과는 다른 방향의 AI 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김 FO가 2017년부터 카카오 AI 사업을 주도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했고 이 PO도 최근 추세와는 거리가 있는 음성인식 전문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더더욱 이 두 조직장이 내놓을 AI 서비스가 중요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는 단기간에 AI 성과를 내야 하지만 가능 여부를 두고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며 "특히 AI 리더십에 대한 평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국내 IT 업계를 이끌어온 인물들인 만큼 높은 시장 이해도를 바탕으로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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