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사경영분석]'영업왕' 이호성 효과? 하나카드 법인카드 실적 부각상반기 순이익 60.7% 증가…연체율 증가세는 주의
김보겸 기자공개 2024-08-12 08:56:27
이 기사는 2024년 08월 0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카드가 올 상반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면서다. 이는 은행계 카드사 중 증가율 1위에 달한다. 특히 '영업왕'으로 통하는 이호성 하나카드 대표가 취임한 지 2년차를 맞아 법인카드 부문이 크게 성장했다.개인 신용판매에서는 꼴찌 수준인 하나카드이지만 법인카드에서는 신한카드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며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수장이 직접 발로 뛰는 영업력을 발휘하며 스킨십이 중요한 해당 분야에서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다만 연체율은 꾸준히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나카드가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작년부터 고위험 자산을 줄이고는 있지만 손실에 대비해 쌓아 두는 비용이 하나금융지주 내에서 가장 큰 만큼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업왕' 등에 업고 법인카드 실적 대폭 개선
올 상반기 하나카드 영업이익은 116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726억원) 대비 60.7% 증가한 수준이다. 금융지주계열 카드사 중 가장 가파르게 순이익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각각 32.6%, 19.7%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우리카드는 2.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비은행 계열사 중에서는 증권(1312억원)에 이어 순이익 2위를 기록했다.
취임 2년차를 맞은 이호성 대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대표는 영업에 잔뼈가 굵은 인물로 통한다. 대구중앙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2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하나은행 중앙기업금융센터에서 기업금융 커리어를 시작해 2년 만에 본부 RM으로 관리자로 승진했다.
이후 대기업영업본부장, 중앙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 등을 역임했다. 2022년까지 하나은행 에서 영업 부문을 두루 거치며 영업력을 쌓아 왔다. 이 대표의 영업 네트워크는 은행에서 카드로도 확장됐다. 은행에서 다져 온 고객군을 적극 활용하는 등 법인카드 영업 전면에 직접 나서는 등 플레이어로서 활약하면서다.
수장의 영업력은 특히 어려운 환경에서 빛을 발할 수 있다. 지금처럼 카드사 법인영업이 법적 제한을 받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지난 2021년 7월부터 카드사가 법인회원에 제공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결제액의 0.5% 이내로 제한하는 '0.5% 룰'이 시행됐다. 더 이상 혜택으로 경쟁하기 어려워진 상황 속, "고객은 똑똑한 사람에게는 정보를 구하지만 정작 계약은 좋아하는 사람과 한다"는 격언이 진리로 통하는 영업의 세계에서도 이 대표의 영업력이 통했다는 평가다.
실제 하나카드의 기업금융에서의 위상이 크게 늘었다. 개인 신용판매에서는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카드사 중 꼴찌인 하나카드이지만 법인 영역에서는 얘기가 다르다.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면서다. 올 상반기 8개 카드사의 법인카드 결제 규모는 41조293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카드의 법인 결제액은 6조6463억원으로 전체의 16%를 차지한다.
KB국민카드(7조9586억원) , 신한카드(6조9594억원)에 이어 세 번째다. 자산규모로 치면 업계 7위인 하나카드가 업계 4위인 현대카드(4조4041억원)보다도 법인카드 결제액에 있어선 우위에 있는 것이다.
특히 올 들어 법인카드 결제액에서 2위인 신한카드와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9728억원이던 격차가 올 들어 3131억원으로 감소하면서다.
◇순이익 증가폭도, 연체율도 1등…카드론 줄이며 건전성 관리
이익 증가율도 1위이지만 연체율도 가장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올 상반기 1개월 이상 연체율은 1.83%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1.94%)에 비해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안심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통상 업계에선 연체율 2%를 위험 수준으로 인식하는데다, 금융지주 카드사 중 건전성 지표가 가장 나쁘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우리카드 연체율은 1.73%, 신한카드는 1.44%를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1.29%로 집계됐다.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한 충당금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하나카드는 2분기 중 대손충당금을 860억원어치 쌓았다. 이는 하나금융그룹 중 가장 큰 규모다. 하나캐피탈이 610억원, 하나증권이 290억원을 쌓을 동안 하나카드에서 충당금을 가장 많이 설정한 것이다. 대손충당금은 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회계상 비용으로 미리 인식해 두는 금액이다. 나중에 상환을 받으면 이익으로 집계할 수 있지만 당장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나카드는 카드론 등 대출성 자산을 줄이며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8개 카드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카드론 잔액이 줄었다. 상반기 카드론 잔액은 2조71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0% 넘게 감소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올 들어 연체 전이율이 개선되고 있다"며 "부실화된 자산의 상각과 매각을 통해 건전성을 개선하고 연체율 및 자산건전성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관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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