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8월 12일 07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티메프 사태가 이커머스 시장 전반에 대한 우려로 퍼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제일 크죠."큐텐 그룹과 티메프 사건 현장을 다니던 과정 속 업계 관계자가 드러낸 걱정이다. 폰지사기였던 머지포인트 사태가 발생한 지 고작 3년 만에 비슷한 사건이 일어났고 소비자는 물론 시장에서도 불신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티메프 사태 이후 이커머스 업계의 유동성 문제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환불 지연과 미정산 사태의 원인은 부진한 수익성 및 재무 관리 미흡에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에서도 이커머스 업체의 정산 주기를 40일로 단축하고 업계 내 대금 정산 지연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다만 이커머스 업계 전체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는 것에 우려의 시선도 일고 있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중계, 매입 방식에 따라 티메프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중 컬리는 대표적인 직매입 회사로 총매출 대비 95%가 직매입으로 구성된다. 직접 제품을 사들여 자체 물류센터에 보관한 뒤 판매하는 구조다. 미정산을 일으킨 티메프 사태와 같은 위험성에서 보다 멀어져 있는 이유다. 티몬과 위메프는 단순히 중개만을 제공하는 오픈마켓의 형태다.
또한 직매입 구조를 지녔기에 매입해 둔 재고자산도 유동성에 활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오픈마켓과 달리 컬리가 직접 상품을 구매해 물류센터에 보유하고 있기에 이를 판매해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컬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 및 재고자산은 회사가 입점업체 등에게 갚아야 할 매입채무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컬리의 매입채무를 현금성 자산과 재고자산의 합으로 나눈 값은 130%에 달한다. 현금성 자산만을 대입해도 그 비율은 99%다. 매입채무를 상환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구조를 마련해뒀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무리한 확장을 위한 '일탈'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이커머스 업계 자체가 치열한 경쟁 속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필요하기에 대부분 수익성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자생적 환경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성실한 업체들이 티메프의 일탈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은 아쉬울 따름이다.
시장에서는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번 조치로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고 IPO 작업이 중단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나오고 있다. 티메프로부터 파생된 우려를 '이커머스 업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그 어느 때보다 옥석을 가려야 할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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