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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벤처투자 '직무대행' 막바지…부대표 역할은 신상한 부대표, 취임 1년간 사실상 '대표이사' 행보…남은 임기 임무는 '미정'

최윤신 기자공개 2024-08-20 07:31:14

이 기사는 2024년 08월 19일 16: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가 9개월간 공석이었던 대표이사 선임절차를 시작한다. 장기간 이어진 부대표 직무대행 체제가 막을 내릴 예정이라 부대표의 역할이 어떻게 정립될지 관심이 모인다. 규정상 부대표의 뚜렷한 역할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신상한 부대표(사진)의 역할 찾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벤처투자는 19일 신임 대표이사 공개모집 절차를 시작했다. 오는 27일까지 서류접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선임절차를 진행한다. 연내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마칠 것으로 전망된다.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되면 현재 부대표로서 대표이사 직무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신 부대표는 역할 변경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9월 한국벤처투자의 첫 부기관장(부대표)으로 취임한 신 부대표는 그해 11월 유 전 대표의 자진사임 이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이어오고 있다. 업무파악 기간 등을 고려할 때 사실상 취임 직후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 직무대행 역할을 맡았던 셈이다.

신 부대표는 외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론 조직 등에 큰 영향을 끼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대표이사가 선임되면 부대표의 역할이 모호해진다는 게 VC업계의 시각이다.

2005년 설립된 한국벤처투자에는 신 부대표 이전에는 부대표 직책이 없었다. 기관장인 대표이사와 함께 상근이사가 사내이사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구조였다. 한국벤처투자는 첫 부대표를 선임하기 4개월 전인 2023년 5월 정관변경을 통해 ‘부기관장’의 역할을 처음 적시했다.

개정된 정관에는 기존 상근이사의 역할을 바꿔 ‘대표이사가 부득이한 사유로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에는 그 직무를 대행한다’고 명시했다. 대표이사 보좌 업무와 대표이사 유고시의 업무 대행 외에는 이사회 참여만이 정해진 역할이다.

일각에선 부대표가 최고투자책임자(CIO)에 준하는 역할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이와 다르단 게 VC업계의 시각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 출자심의위 구성이 바뀌며 윤효환 펀드운용1본부장이 사실상 CIO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3월 '한국벤처투자 및 벤처투자모태조합 관리규정'을 개정해 출자심의회 위원을 ‘대표이사를 제외한 부서장급 임직원 및 외부 민간 전문가 7인 이내’로 규정했다. 이전까지 출자심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대표이사의 권한을 축소한 것이다.

이후 신설된 부대표 역시 출자 의사결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부대표는 출자심의위원회는 물론 출자전략위원회에도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 부대표는 대신 이사회의 소집과 인사권 등 대표이사의 역할과 권한 행사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초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게 대표적이다.

새로운 대표이사가 부임해 경영 방향성이 변화할 경우 신 부대표의 존재감은 축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지난해 무마됐던 부대표 직책의 무용론이 다시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대표 체제 도입의 필요성과 과정의 투명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지만 유 전 대표의 사임을 통해 이런 목소리가 사그라들었다”면서 “이번에 대표이사 선임이 되면 부대표의 뚜렷한 역할이 사라지는 만큼 부대표 직책 신설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다시 제기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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