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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 풍향계]하반기인데 연초효과와 비슷? 회사채 영업경쟁 '치열''빅컷' 금리 불확실성 해소, 원활한 수급 지속…KB·NH 막판 주관실적 각축전

손현지 기자공개 2024-09-26 15:35:37

[편집자주]

증권사 IB(investment banker)는 기업의 자금조달 파트너로 부채자본시장(DCM)과 주식자본시장(ECM)을 이끌어가고 있다. 더불어 인수합병(M&A)에 이르기까지 기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워낙 비밀리에 딜들이 진행되기에 그들만의 리그로 치부되기도 한다. 더벨은 전문가 집단인 IB들의 주 관심사와 현안, 그리고 고민 등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4년 09월 23일 15:4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이례적으로 회사채 발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앞두고 막판 회사채 담기에 나서려는 기관들이 많아진데 따른 변화다. 마치 발행 일정이 몰리는 연초 시기를 연상시키듯 하루에 많게는 4~5곳의 수요예측이 진행되고 있다.

회사채 시장이 북적이면서 증권사 IB들의 영업경쟁도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AA급 이상의 우량등급을 보유한 이슈어는 물론이고 막판 고금리 메리트를 어필할 수 있는 A급 이하 이슈어들도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 발행 물량이 많아지는 만큼 하반기 증권사들의 주관순위 판도가 바뀔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리 불확실성 종료…막판 채권 담는 기관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말까지 일반 회사채, 자본성증권 발행을 앞둔 기업은 20곳을 넘는다. GS에너지, LS일렉트릭 등 AA급 이상의 우량한 신용등급을 부여받은 기업뿐만 아니라 GS엔텍, CJ프레시웨이 등 A급 이하 비우량 기업들이 대기 중이다. 발행수요가 급증한 이유는 기관들의 채권 투자 열기가 거세져서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연초 만큼이나 투자열기가 쎈건 이례적"이라며 "발행사들 입장에서도 연초효과나 다름없는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조달을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채권금리 인하도 한 몫 한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채권시장에 선반영되면서 채권 금리는 한국은행 기준금리(3.5%) 수준까지 떨어졌다. 기업들 입장에선 적은 이자비용을 들여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이에 따라 많게는 하루에 4~5곳의 기업들이 수요예측을 동시에 진행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금리 불확실성이 해소된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지난 18일(현지시각)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대폭 인하하는 '빅컷' 단행했다. 2020년 3월 이후 4년 반 만이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도 내비친 상태다. 시중 금리 상 크레디트물에서는 큰 변화가 감지되진 않고 있지만 조달 스탠스에는 확실한 변화가 생겼다.
(출처=더벨 리그테이블)
본격적인 금리인하 사이클이 예고된 가운데 A급 이하 기업들 입장에선 마지막 고금리 투자처를 찾는 투자자들을 공략에 조달 채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절대 금리가 여전히 높은 데다, 인하 기대가 일부 시중 금리에 반영돼 있어 메리트가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다.

신용도와 상관없이 발행사들마다 조달을 고려하고 있기도 하다. AA급 우량채로 여겨지는 삼성물산은 2조원이 넘는 자금을 모을정도로 이슈어들마다 역대급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채 우려가 예상보다 크지 않은 점도 회사채 시장에 '호재'다. 지난달까지 대출수요가 급증하면서 은행채 순발행액이 3조28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이달부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임 정책으로 은행채 순발행액이 주춤하고 있다.

◇격차 좁히는 NH…KB 왕좌수성 장담 어렵다

막판 '큰 장'이 열린 회사채 시장을 겨냥해 IB들의 영업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하루에 4~5곳의 기업들의 수요예측이 열리는 만큼 주관실적을 올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하반기 리그테이블 순위 판도가 뒤바뀔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재 증권사들의 회사채 주관순위 1위는 KB증권이다. 23일 기준 10조6316억원 어치 주관실적을 기록하며 점유율 20.04%를 기록했다. 2위인 NH투자증권과의 격차는 8439억원 가량 난다. 앞서 상반기 격차가 1조원 넘게 났던 것에 비해 좁혀진 상태다. NH증권 입장에선 충분히 막판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채권 시장에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장기적으로 국고채와 기업어음(CP) 금리 인하로 이어질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큰 기준금리 인하 행보는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주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연말까지 글로벌 유동성 확대 추세는 한층 더 강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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