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여전, SFA·CIS '노스볼트발' 후폭풍 유럽 최대 배터리사 몰락, K소부장 대안 모색 시급
김도현 기자공개 2024-10-17 08:26:05
이 기사는 2024년 10월 11일 14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일시적 수요 정체(캐즘) 현상 장기화로 배터리 산업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국내 3사가 다소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유럽 배터리 내재화를 목표로 야심차게 출범한 스웨덴 노스볼트는 고사 위기에 처했다.관련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들도 비상이다. 고객 투자 일정이 밀리거나 취소되는 탓이다. 노스볼트 협력사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금전적 손실이 불가피해지면서다. 이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노스볼트 자회사 파산신청, 연이어 장비계약 중지
에스에프에이(SFA)는 11일 노스볼트 계열사 '노스볼트 ETT Expansion AB(이하 노스볼트 ETT)'과 맺은 2차전지 설비 공급계약에 변동사항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노스볼트 ETT가 이달 8일 스웨덴 지방법원에 파산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SFA는 해당 계약에 대한 작업을 중지한 상태다.
양사는 2022년 8월과 2023년 8월에 각각 1억3650만달러(약 1832억원), 1억6136만달러(약 2165억원) 규모 거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노스볼트는 전방산업 부진에 흔들렸고 지난달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한국, 중국 배터리 기업과의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영향도 있다. 전기차 시장이 위축되면서 노스볼트까지 기회가 돌아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주요 계열사가 백기를 들면서 사실상 사업 철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노스볼트는 이미 유럽 등지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계획하고 공급망을 꾸려왔다. SFA도 마찬가지다. SFA는 이번 사안에 대해 타절 관련 협상 및 채권 회수 전략 등을 세워 최대한 유리한 결과가 도출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SFA 관계자는 "일정 부분 피해는 어쩔 수 없지만 국내 유수의 대형 법무법인 및 현지 법무법인 등과 협업해 피해 규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미 선수금 30%를 수취했고 제작을 중지한 재고자산의 경우 타고객사향으로 납품 또는 부품을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FA는 노스볼트 ETT의 수주잔고 16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9900억원 수준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사업 유지에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앞서 SFA에 인수된 씨아이에스(CIS)도 같은 처지다. 노스볼트 측과 2022년 6월 2건, 2023년 3월 1건의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총 규모가 1000억원을 웃돈다. CIS도 SFA와 마찬가지로 일부 선수금을 확보했고 추후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이외에 이노메트리, 제일엠엔에스, 원익피앤이 등도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려된다. 이노메트리는 100억원 수준 계약에 대한 중지를 공시한 상태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스웨덴 배터리 소재 공장을 설립한 동진쎄미켐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동진쎄미켐은 장기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표적인 노스볼트 동맹군으로 꼽혔다.
노스볼트가 무너지면서 동진쎄미켐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제는 프랑스, 영국 등 다른 현지 배터리사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점이다. 현지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제조사 기회 얻나
전기차 업체들도 노스볼트 사태 영향권이다.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폭스바겐, 투자를 단행한 BMW 등이 대상이다. 이들은 아시아 배터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협력사를 다변화하려 했으나 노스볼트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다.
이미 BMW은 노스볼트와 3조원 내외 배터리 계약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스볼트와 복수의 합작공장을 세우려던 폭스바겐 계획도 물거품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국내 3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SDI는 BMW향 노스볼트 물량을 가져온 것으로 파악된다. 폭스바겐도 노스볼트에 조달하려던 배터리를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에 요청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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