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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 "이미지센서 국가대표 노린다"자동차 이어 로봇·AI 시장 공략, 내년 '완전한 흑자' 목표

성남(경기)=김도현 기자공개 2024-11-04 07:20:24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1일 13: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쪽만 하고 있어서 국내에서 진정한 이미지센서 기업은 픽셀플러스뿐이라고 생각한다. 사명감을 갖고 외산 업체와 경쟁하고 있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는 경기 성남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주력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미지센서는 국내보다는 외산기업이 강세를 보이는 분야다. 소니(모바일)와 온세미(자동차), 옴니비전(자동차) 등이 대상이다. 픽셀플러스는 차량용을 필두로 응용처 다변화를 이뤄내 진정한 '이미지센서 국가대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나스닥 상장 그리고 폐지, 제2의 전성기 준비

2000년 4월 설립된 픽셀플러스는 반도체 설계(팹리스) 기업이다. 이 대표는 서강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LG반도체에서 근무하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퇴사를 했다. 이후 연세대 전자공학 석사,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창업을 했다.

그는 "카이스트(KAIST)에 LG반도체에서 세워준 랩이 있었는데 일부를 임대받아 이미지센서 연구개발(R&D)을 시작했다"며 "초기 자금이 10억 미만이었는데 기자재 등을 사다 보니 반년 만에 다 썼다. 당시 정부에서 부품 사업 키운다고 만든 과제하면서 겨우 살아났다"고 전했다.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

이미지센서는 카메라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반도체다. 사람이 눈으로 본 빛을 뇌로 전달하는 것과 유사한 원리다.

사업 초기에는 휴대폰에 탑재되는 이미지센서를 제작했다. 삼성전자 피처폰에 투입하면서 승승장구했다. 고 이건희 선대회장이 직접 개발에 관여해서 '이건희폰'이라는 이름이 붙은 애니콜 시리즈에도 픽셀플러스 이미지센서가 장착됐다.

이를 기반으로 2005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이 대표는 "미국 돌아다니면서 투자자들에 몸짓, 발짓 섞어가면서 설명했다. 앞만 보고 달린 겁이 없었던 시절"이라며 "한국 기업으로는 거의 처음으로 직상장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도체 산업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LG반도체가 모태인 매그나칩반도체와 특허 분쟁을 벌였고 기존 제품 생산 및 판매에만 집중해 신제품 출시가 늦어지기도 했다. 더불어 동종업체가 늘면서 경쟁이 심화하기도 했다. 픽셀플러스는 직원들 월급을 못 줄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고 결국 2009년에 나스닥에서 상장 폐지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반등의 계기를 마련한 건 2008년 초 개발에 착수한 보안 관련 이미지센서다. 소니 등 글로벌 기업 대비 가격경쟁력 우위를 보이며 이듬해부터 판매가 본격화했다. CCTV 등 보안 카메라 시장이 타깃이었다.

2012년부터는 새 먹거리로 차량용 이미지센서를 낙점했다. 이 대표는 "보안 쪽도 돈이 안 된다고 판단하고 자동차 쪽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특성이 완전히 달라 장기간 R&D가 필요했고 까다로운 완성차 고객의 입맛에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픽셀플러스의 강점은 오랜 이미지센서 경험과 함께 이미지신호처리장치(ISP)까지 다룬다는 점이다. ISP는 이미지센서가 변환한 디지털 신호를 다시 영상 신호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둘은 한 세트처럼 움직인다.

픽셀플러스는 업계 최초로 이미지센서와 ISP, 인공지능(AI) 반도체까지 '원칩'으로 구현하는 솔루션을 확보했다. 이같은 기술력으로 일본, 유럽 등 자동차 고객을 발굴한 상태다. 전방, 후방, 사이드 카메라는 물론 이를 결합한 서라운드뷰모니터(SVM)용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글로벌셔터', 'HDR', 'RGB-IR' 등 기술도 개발하면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셔터는 한 프레임을 단계별이 아닌 통째로 읽어내는 방식이다. HDR은 밝고 어두운 부분 차이를 명확하게 하고 RGB-IR은 가시광선과 적외선을 동시에 처리해 출력하게 한다.

이 대표는 "원칩 솔루션이 우리의 차별화 포인트다. 이를 계기로 스마트 가전 등으로 영역을 넓힐 수 있다"고 언급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픽셀플러스는 제2판교 테크노벨리에 신사옥을 마련해 재도약에 나선 상태다.


◇실적 개선 요원, 응용처 및 파운드리 다변화 추진

사업적으로는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으나 물량 공세를 펼치는 중국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적자 기조가 지속 중이다. △2023년 2분기 -2147억원 △3분기 -723억원 △4분기 -1703억원 △2024년 1분기 186억원 △2분기 -626억원 순으로 올 1분기를 제외하면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이를 타개하고자 차량용 이외에 로봇, AI 등으로 무대를 확장하고자 한다. 이 대표는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자동차 비중이 90%로 높지만 앞으로 다양한 영역으로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 의존도도 높았는데 앞으로는 일본, 대만, 한국 등으로 분산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픽셀플러스는 내년부터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추가 수주, 신규 애플리케이션 진입 등이 맞물리면서다.

또 다른 관건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협력사다. 그동안 픽셀플러스는 삼성전자와 주로 협력해왔다. 다만 이미지센서 공정 수준이 높아지면서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이 대표는 "상판에 이미지센서, 하판에 ISP 붙여서 원칩 형태로 가고 싶은데 관련 공정을 처리해줄 파운드리가 국내는 부족하다. 결국 해외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초대 한국팹리스산업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2대 회장은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다. 이 대표는 "대만 반도체 생태계는 정부 주도로 구축됐다. 한국도 범정부 차원에서 LX세미콘 같은 모델 기업을 늘려 발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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