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4]하나캐피탈, 열악한 인니 업권 속 생존 전략 모색한국계 여전사 협업, 신디케이션론 결성…현지 기업과 EV바이크 시장 사업 진출 논의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영은 기자공개 2024-11-12 12:57:00
[편집자주]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본점 지원의 성격에서 벗어나 현지화에 집중하는 단계를 거쳐 IB 부문까지 영토를 확장했다. 신흥시장과 선진시장을 가리지 않고 '기회의 땅'을 찾아나서고 있다. 은행에 치우쳤다는 한계 역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전략이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우리 금융회사들의 해외 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캐피탈은 인도네시아에서 신생 법인을 설립해 1.5조루피아 규모의 멀티파이낸스사로 성장시켰다. 초기에는 중고차 할부금융 등 소규모 사업에 주력했지만 자산이 성장하면서 중장비 리스, 매출채권 팩토링 등 기업 금융으로 수익을 다각화해 왔다.경쟁이 치열하고 신용 인프라가 발달되지 않은 인도네시아에서 영업을 확대해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하나캐피탈 현지 법인은 한국계 여전사와 신디케이션론을 결성해 대규모 거래에 참여하고 정부 주도 EV 바이크 사업에 진출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신규 법인 설립 후 포트폴리오 다변화 성과…수익성 악화는 고민
하나캐피탈은 다른 금융사와 달리 현지 금융사를 인수하는 대신 법인을 신규 설립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2015년 현지 대형 금융그룹인 시나르마스그룹과 합작해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PT Sinarmas Hana Finance)를 설립한 후 2016년부터 영업을 개시했다. 하나캐피탈은 법인의 지분 55%를 보유하고 있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영업 초기에는 중고차 금융 사업에 주력했다. 자본금 규모가 적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이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차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관리를 위해 성장 동력을 발굴해왔다. 그 결과 현재 사업 포트폴리오는 자동차 할부 금융 26%, 매출채권 팩토링 47%, 중장비 리스 20%, 기타 7% 로 구성되어 있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그간 수익원을 다각화하며 몸집을 키웠다. 상반기말 기준 총자산은 1292억원으로 2016년말(318억원) 대비 4배 성장했다. 2021년에는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성장세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부실 자산이 증가하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5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 상반기 누적 순손실이 13억원을 기록했다.
현지 여전업권은 리스크 관리에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채권자를 위한 법이 미비할 뿐더러 종교와 문화이 영향으로 상환에 대한 의지가 약하다. 부실이 발생하면 자산 회수가 어려워 할부금융 상품을 제공할 때 20~60%의 금리를 붙여 판매한다.
멀티파이낸스사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2022년 기준 현지에는 약 135개의 MF사가 경쟁하고 있는데 여기서 자산 10조루피아 이상의 10개 사가 전체 점유율의 52%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 대기업을 중심으로 캡티브 비즈니스가 형성되어 있어 신규 플레이어들의 진입이 어렵다. 또한 하나캐피탈을 비롯한 한국계 여전사의 경우 체급이 작아 거래 수주시에도 경쟁력이 떨어진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이러한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한국계 여전사들과 협업을 도모하고 있다. 한국계 여전사들이 함께 신디케이션론을 결성해 로컬 회사의 굵직한 거래에 참여하는 식이다. 현지 법인 설립 초기부터 8년 넘게 지내며 현지 상황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서지수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 법인장이 직접 주도했다.
서 법인장은 "작년 하반기부터 리테일 시장의 둔화로 인해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여전사들과 협업을 통해 건설 중장비등의 공동 리스 및 전기오토바이(E2WV)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V바이크 시장 정조준…현지 업체와 협업 모색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인도네시아에서 성장 잠재력이 높은 EV 바이크 시장에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탄소 중립 정책을 위해 1억3000만대 규모에 달하는 오토바이를 전기 오토바이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현지 정부는 우선적으로 지방 정부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환 작업을 실행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리테일 고객을 대상으로 EV 바이크 판매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EV 바이크에 대한 리테일 금융 사업 진출을 위해 오토바이 공급업체와의 제휴를 시도하고 있다. 현지 전기스쿠터 업체 GESITS(그시트) 및 딜러사와 함께 협업해 할부 금융 상품 사업을 제공하기 위해 논의 중이다.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향후 EV 바이크 관련 사업을 보다 구체화해 회사의 자산 건전성을 확보하고 성장 기반을 보다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서 법인장은 "시나르마스하나파이낸스는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으로 유기적 성장을 했다"며 "이에 멈추지 않고 다양한 노력등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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