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제4차 한류'의 축소판, 맘스터치 시부야 1호점 가보니오픈 6개월 만 40만명 방문, 내년 상반기 일본 가맹 사업 추진 목표
도쿄(일본)=정유현 기자 공개 2024-11-12 07:43:50
이 기사는 2024년 11월 08일 10: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파트, 아파트, 아파트'6일 오후 일본 도쿄의 대표적인 번화가 중 한 곳인 시부야 거리를 걷다 보니 귓속에 케이팝 가사가 와서 꽂힌다.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최근 발매한 '아파트(APT.)'다.
글로벌 차트에서 정상을 찍은 곡이라 흘러나오다 싶었지만 이내 애스파의 '위플래시'가 재생된다. 다음곡도 케이팝이다. 거리의 상점과 주요 광고판은 일본어이지만 2020년부터 다시 시작됐다고 뉴스로 접했던 '제4차 한류'가 무엇인지 조금은 체감할 수 있었다.
시부야의 대표 랜드마크인 '스크램블'로 이동해 한꺼번에 이동하는 많은 사람들을 바라보다가 유독 눈에 띄는 노란색 간판이 보였다. 맘스터치가 4월 오픈한 시부야 직영점이었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바뀌기 전 빠르게 발걸음을 옮겨 매장 안으로 들어섰다. 오픈 초기만큼은 아니지만 웨이팅이 있었고, 차례차례 순서를 기다렸다가 직원이 안내해 주는 층으로 이동했다.
시부야 맘스터치 매장은 일본 현지 맥도날드가 39년간 영업했던 자리다. 약 418㎡, 200석 규모의 대형 매장으로 꾸며졌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매장을 둘러봤는데 고객들은 시부야 스크램블이 한눈에 보이는 3층 매장에 가장 많았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과 10대~20대 초반으로 보이는 현지인들이 대다수인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일본 버거 시장은 약 7조원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입맛이 까다롭고 익숙함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소비자의 특성상 공략이 쉽지 않다. 맘스터치는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미식 국가인 일본에서 성공한다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판단하에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3주간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면서 성공 가능성을 엿본 것도 직영점을 내는데 밑거름이 됐다. 사전 예약이 조기 매진되는 등 3주간 총 3만3000여명의 소비자가 스토어를 방문했다. 일본 지역에 직영 방식으로 매장을 오픈하게 된 결정의 밑거름이 됐다. 일본 외의 동남아 지역은 중간 가맹사업자가 가맹 희망자에게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방식인 마스터 프랜차이즈(MF)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아날로그 방식을 여전히 고수 중인 일본의 분위기와 달리 자리에 앉아 스마트폰 QR코드로 주문하거나 키오스크를 통해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기성세대보다 새로운 맛과 기술에 익숙한 MZ들이 많이 찾는 매장이기 때문에 주문 방식을 어려워하는 고객들은 보이지 않았다.
시부야 매장의 메뉴는 '싸이버거'와 한국식 양념치킨 등 일본인 대상 사전 조사에서 검증된 제품으로 구성됐다. 오픈 후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은 치즈 싸이버거와 허니갈릭 싸이버거 등이다. 여기에 최근 내놓고 있는 신제품은 한류를 반영한 트렌디한 제품이 대다수다.
2017년 제3차 한류 붐이 끝난 이후 2020년부터 일본에서 제4차 한류의 파도가 시작됐다. 케이팝도 주요한 요소이긴 하나 제4차 한류의 핵심은 한국 식품에 중심축을 두고 있다. 이에 발맞춰 맘스터치와 삼양식품의 일본 법인인 삼양재팬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재미를 더한 메뉴를 내놓으며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 기업이 만나 등장한 신메뉴는 불닭 싸이버거와 불닭소스 하모교 등이다. 하모교는 하루사메마키(김말이), 모찌(떡), 교자(만두)의 첫 글자를 딴 메뉴다. 한국 분식 메뉴의 환상의 조합이라 불리는 김(김밥)·떡(떡볶이)·만(만두)의 일본판인 셈이다.
불닭 하모교는 매운맛에 강한 기자 입맛에도 매운 편이었다. 뒷맛에 감칠맛과 매움이 느껴지는 한국식 매운맛 그 자체였다. 일본식으로 맛을 순화시키지 않고 '오리지널리티(고유성)'을 살리며 일본 MZ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이 외에도 맘스터치는 '코스파' 제품으로 입소문을 탔다. 코스파는 'Cost+performance'의 줄임말로,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가성비를 뜻한다.
가성비 높은 메뉴와 K컬처 붐이 맞물리며 오픈 두 달 만에 누적 고객 14만명, 매출액 1억3200만엔을 달성했다. 오픈 6개월차에 누적 40만명이 방문했다. 까다로운 일본 현지 시장에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부야 1호점 성공을 발판 삼아 맘스터치는 일본 시장에서 가맹 사업을 통해 존재감을 더 키워나갈 계획이다. 최근 현지에서 프랜차이즈 가맹 설명회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글로벌 미식 시장에서 영향력이 있고 한국과 문화가 비슷한 일본에서 성공해야 넥스트 스테이지로 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해 직영 방식으로 매장을 오픈했다"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일본 내에 가맹점을 오픈할 계획으로 빠르고 안정적으로 일본 시장에서 출점을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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