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12월 02일 08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롯데그룹 핵심계열사 롯데케미칼에 대한 리포트를 냈다. 롯데케미칼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 이슈가 발생하면서 롯데그룹을 둘러싼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데 따른 행보다.롯데케미칼에 대한 불안은 자금시장에서도 불거졌다. 회사채 시장에서 롯데케미칼 채권은 민평금리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기도 했다. 기한 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하자 기관들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보유 중인 회사채를 처분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서 느끼는 불안 만큼이나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는 심각한 것일까. 신용평가업계는 '위기'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 이미 재무 상황이 신용평가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요건을 충족한 데다가 자산 정리를 하더라도 단기적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줄고 차입금은 늘어나 신용등급 AA 방어가 어렵다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얼마전 만난 한 신평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현금 창출력'을 문제 삼았다. "현금이 나올만한 계열사가 더이상 많지 않습니다, 잘나가던 롯데케미칼도 석유화학업황의 쇠퇴기에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의 말에선 캐시카우가 없는 사업구조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당장은 임시방편으로 유동성 위기를 방어할 수 있더라도 중장기적으론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의 대규모 석유화학 증설로 공급과잉이 지속되고 있어 석유화학도 꺾이는 산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롯데케미칼은 기초화학 비중이 높아 당장 사업다각화를 하지 않으면 재무여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리포트에서 "특약조건에 '3개년 누적 평균 EBITDA/이자비용 5배 이상 유지' 조항이 포함돼 있는 한 중단기 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분기마다 반복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롯데그룹은 신용도 약화로 자금조달 대안 창구 마련이 시급해졌다. 채권시장에서 인기가 나날이 떨어지면서 CP 등 단기 조달시장을 찾는 정도가 최선의 방책인 상황이다. 단기 조달시장은 수요예측 절차를 거치지 않아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우려는 적지만 안정적인 조달 창구가 되기는 어렵다.
혹자는 롯데의 현 상황을 삼성과 비교한다. 과거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등의 석유화학 계열사를 과감히 한화에 매각했던 삼성과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롯데그룹이 고강도 자구계획을 마련하며 회사채 보증 강화, 부채감축에 나섰다. 다만 과감한 사업구조 개편이 없다면 업황 경쟁력과 현금 창출력에 대한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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