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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의 변신, 그래디언트의 바이오]의약품 유통 계열사 '안연케어', R&D 캐시카우 이상의 의미④2014년 인수 후 매출 3배 이상 증가, 네트워크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기대

한태희 기자공개 2024-12-27 08:20:45

[편집자주]

국내 최초로 전자상거래 개념을 도입한 인터파크. 그래디언트라는 새로운 사명과 함께 유통이 아닌 바이오로의 체질개선을 꾀하고 있다. 여행과 공연 등 기존 이커머스사업부를 야놀자에 매각하고 항암신약 개발기업 '테라펙스', 오가노이드 기반 신약 후보물질 발굴 기업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를 중심으로 사업 영역을 완전히 바꿨다. 이기형 회장을 필두로 추진하는 그래디언트의 바이오 사업은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더벨은 그래디언트 바이오 사업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인물들을 만나 구체적 청사진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4년 12월 24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 인터파크, 현 그래디언트그룹이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한 건 사내 연구소를 설립하기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연세의료원의 의약품 직영도매업체 안연케어 지분 51%를 인수한 게 시작이었다.

안연케어의 역할은 그래디언트그룹 인수 후 더 커졌다. 10년 사이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고 매년 수백억원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한다. 확보한 병의원 네트워크를 통해 바이오 R&D(연구개발) 계열사와 상호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연세재단 자회사로 출발, 개정 약사법 시행으로 M&A 타진

전 제중상사, 현 안연케어는 1992년 연세의료원 산하 병원에 의약품 공급을 위해 설립된 회사다. 연세대학교 재단에서 100% 지분을 보유해 세브란스병원에 독점으로 의약품을 납품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2012년 개정 약사법이 시행되면서 의료기관이 지분 과반 이상을 보유한 의약품 유통사와 독점 계약에 제한이 생겼다. 연세대 재단은 의약품 유통사업을 유지할 방안을 모색했고 그 일환으로 안연케어의 경영권 매각 파트너를 찾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헬스케어 관련 신사업 확대를 검토하던 그래디언트그룹이 새로운 최대주주가 됐다. 그래디언트그룹은 2014년 계열사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안연케어 지분 51%를 인수했다. 아이마켓코리아가 MRO 서비스를 영위하는 만큼 사업적 연관성도 있었다.


안연케어의 실적은 아이마켓코리아 인수 후 꾸준히 우상향했다. 매출은 2014년 1754억원에서 2022년 5612억원으로 증가했고 연평균성장률(CAGR)은 약 16%에 달한다.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7.8% 증가한 6613억원이다.

인수 후 세브란스병원에 납품하는 물량 외에도 다양한 유통 경로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이화의료원, 의정부을지대병원, 중앙대광명병원, 대전을지대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고객사를 확대했다. 2020년에는 진료재료 물류 및 구매대행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남인봉 그래디언트 및 아이마켓코리아 대표이사가 안연케어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다. 남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인터파크의 전신인 데이콤을 거쳐 인터파크 전략기획실장, 아이마켓코리아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그룹 현금흐름 창출, 신약 개발 조력자 역할 수행 가능

안연케어의 작년 영업이익은 308억원, 당기순이익은 242억원이다. 올해 반기 기준으로는 144억원의 영업이익과 11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모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는 안연케어를 통해 배당금수익으로 연간 약 87억원을 벌어들인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작년 기준 243억원, 올해 반기 기준 163억원의 연결 당기순이익을 냈다. 안연케어가 아이마켓코리아의 연결 대상 종속회사임을 고려하면 그룹이 창출하는 당기순이익의 상당 부분을 책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연케어가 벌어들인 수익 일부가 아이마켓코리아를 통해 43% 지분을 보유한 모기업 그래디언트로 흘러가는 구조로 파악된다. 그래디언트는 작년 기준 특수관계자인 아이마켓코리아와 거래를 통해 배당금수익을 포함한 87억원의 매출을 인식했다.

먼 미래에는 안연케어가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 테라펙스 등 그래디언트그룹 바이오 R&D 계열사의 조력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안연케어가 확보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의약품의 본임상 등 진행 시 경쟁사보다 병의원과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신약이 상업화 단계에 도달할 경우 초기 시장 진입에도 유리하다. 이미 의약품 유통 인프라를 확보한 만큼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 투자를 절약할 수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안연케어 외에도 2015년 진료재료구매대행사(GPO) 가디언을 100% 자회사로 인수한 바 있다. 가디언은 국내 중견·중소형 병원 및 기관에 수술, 진료재료, 의약품 등을 납품해왔다. 그러나 연이은 영업적자 속에 작년 9월 청산을 완료했다.

그래디언트 관계자는 "안연케어는 그래디언트가 51%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는 기존 최대주주인 연세대학교 재단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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