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의 말실수 해프닝, 삼성 메모리 경쟁력 재확인 지포스 RTX50 시리즈 GDDR7 공급사 정정, 의도치 않은 '1등 광고' 효과
김경태 기자공개 2025-01-10 07:20:32
이 기사는 2025년 01월 09일 10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CES 2025' 기조연설 참여가 알려진 뒤 국내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이 주목됐다.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아직 공급하지 못하면서 지난해부터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이번에도 황 CEO는 '희망고문'을 했다. 이 과정에 의도치 않은 실언까지 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력이 오히려 주목받는 계기가 된 모양새다. 메모리 3사의 새로운 격전지 GDDR(Graphics Double Data Rate) D램 분야에서 삼성전자가 앞서고 있음이 분명해졌다.
◇AI 황제의 실언, 의도치 않게 삼성 GDDR7 '바이럴'
전자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8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여러 파트너가 제조한 고속 GDDR7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기조연설에서 내놓았던 발언을 주워담은 것이다. CES 2025 기조연설에서 신형 그래픽카드(GPU) RTX50 시리즈를 공개했다. 이 때 마이크론 GDDR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언론의 관련 질의에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그래픽메모리를 안 만드는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발언이 알려진 뒤 국내외 IT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황 CEO가 잘못된 정보를 말했다는 얘기가 돌았다. 한 커뮤니티에서는 업계 전문가가 미국 엔비디아 관계자에 직접 확인한 결과 GDDR7에 삼성전자 메모리가 사용된 점이 확인됐다는 내용이 돌았다.
삼성전자가 RTX50에 탑재된 GDDR7의 초도 물량을 공급했다는 사실이 사진 자료 등을 통해 드러났다. 이후 황 CEO는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 엔비디아가 다양한 제품을 만들다보니 황 CEO가 잘못된 정보를 말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황 CEO의 입장 번복은 의도치 않게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경쟁력이 아직 살아있다는 점을 인정받는 결과가 됐다. 특히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바이럴 마케팅(viral marketing)과 같은 효과를 얻은 점도 삼성전자 입장에서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삼성전자, 엔비디아 신뢰 회복 시그널…GDDR7, 메모리 3사 차기 격전지
황 CEO의 GDDR7 실언 이슈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는 일종의 신호도 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HBM 시장 호황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랠리에서 소외됐다. 엔비디아에 HBM3E를 공급하지 못한 탓이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수년 전 삼성전자와 엔비디아의 악연까지 소환됐다. 황 CEO는 지난해 수차례 삼성전자에 대해 호평을 하면서도 HBM을 공급받지 않으며 희망고문을 지속했다. 이번 CES에서도 삼성전자가 HBM을 공급하는 데 성공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설계를 다시 해야 한다는 언급을 내놨다.
하지만 HBM에 이어 메모리 3사의 차기 격전지로 평가받는 GDDR7에서 엔비디아에 초도 물량을 공급하면서 삼성전자가 해당 제품에 관해 앞서 있다는 점을 확인받았다.
GDDR7에 관해 반도체업계 일각에서는 평가절하도 있지만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제품으로 꼽힌다. GDDR7은 PC, 게임 콘솔 등 기존 그래픽 D램의 응용처를 넘어 AI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등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분야까지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HBM 공급이 부족해지면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도 나왔다. AI 시대에 GPU의 활용 범위가 넓어진 것처럼 GDDR D램 역시 사용처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뿐 아니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도 치열한 개발 경쟁을 벌이고 경쟁적으로 홍보전에도 나섰다. 메모리 3사가 모두 전력투구한다는 것은 시장 확대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메모리 3사의 GDDR7 고객사 타깃은 단연 엔비디아로 꼽혔다. 이 때문에 메모리 3사는 작년 3월 열린 엔비디아 연례행사 'GTC 2024'에서 HBM뿐 아니라 GDDR7 마케팅에도 집중했다. 그 후 삼성전자는 작년 10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24Gb GDDR7 개발을 완료했다고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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