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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글로벌 정면승부]퍼스트 무버 핵심 'AI·수소'…'신거점·시너지' 확보 총력⑦싱가포르·미국, 거점으로 낙점…국내는 제주도와 '청정수소 인증제' 마련

박완준 기자공개 2025-01-24 08:57:42

[편집자주]

현대차그룹이 변곡점에 섰다.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크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탄탄하게 판매를 이어가던 한국과 유럽, 신흥국 등에서도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중국계 브랜드의 가세로 글로벌 경쟁은 한층 격해지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정면승부를 선택했다. 내연기관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치가와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를 공격적으로 내놓는다. 글로벌 ‘톱3’를 넘어 ‘빅2’ 도약을 위해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 현황을 짚어보고 미래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1월 20일 15시3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첫 출발이 늦은 탓에 선두를 따라가는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팔로워는 뛰어난 기술에도 오랜 기간 브랜드 정통성을 쌓은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앞서는 데 한계가 있는 탓이다. 당연히 시장의 인정을 받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차 보급이 늘어나면서 판이 새롭게 바뀌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전기차 등 친환경차 개발에 힘을 쏟으며 무버로 도약할 기회가 열린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선두를 유지하기 위해 모빌리티 기업을 넘어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융합한 제조 시스템 개발에 집중한다.

◇AI 품은 SDV 목표…핵심 거점은 '싱가포르·미국'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동화 기반의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SDV)과 로보틱스 등 모빌리티 솔루션 지능화를 목표한다. AI 기술 적용 범위를 차량을 넘어 사업 운영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와 미국을 전략 거점으로 낙점해 인도와 멕시코, 중국 등으로 판로를 넓혀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모빌리티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미래 모빌리티 연구 등에 지난해보다 2조원 가까이 늘어난 11조5000억원을 투자해 속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스마트 팩토리 생태계 '이포레스트'(E-FOREST)를 구축해 글로벌 제조 역량을 고도화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2023년 11월 싱가포르에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구축해 테스트 베드로 활용하고 있다. 공장 내 자동화와 디지털화를 선제적으로 적용해 로봇과 AI, 첨단 시뮬레이션 기술을 투입했다. 생산과 검수, 물품 운반 전반에 로봇을 적용한 부분이 특징이다. 목적기반차량(PBV)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생산까지 목표한다.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핵심 전략 거점으로 키운다. 수요 중심의 AI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등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했다. 아울러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과 인간 친화적 설비 등을 구축했다. 국내보다 선제적으로 적용해 기술 확보에 힘을 쏟는 모습이다.

싱가포르와 미국은 물류와 금융의 대표적인 글로벌 허브 국가인 것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동시에 배후에 동남아시아와 중남미의 거대한 시장이 존재한다. 기업 투자에 대한 혜택도 남다르다. 특히 국내에서 풀리지 않은 자율주행과 항공모빌리티 관련 규제를 정부가 먼저 풀어 현대차그룹의 기술 개발에 장점이 있다.

국내 거점도 발 빠르게 움직인다. 현대차그룹은 올 3월 SDV 기술 구현을 위한 포티투닷의 소프트웨어(SW)를 공개할 계획이다. 카메라 센서만을 활용한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한 SDV를 완성해 그룹 최초의 풀스택(full-stack) SDV 차량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로보택시와 AMM 등 미래 전략 제품군을 국내보다 해외에서 먼저 시험 생산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래에 싱가포르와 미국은 첨단 제조 기술을 연구하는 핵심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수소 역량' 결집…제주도청과 협업 강화

현대차그룹은 올해 글로벌 친환경차 리딩기업 입지를 다지기 위해 수소차 개발에 속도를 붙인다. 올 5월 수소전기차(FCEV) '넥쏘' 후속 모델 출시를 계획하며 그룹 내 수소연료전지 개발 역량을 한곳에 모았다. 아울러 제주도청과 함께 지난해 말 TF(태스크포스)를 구축해 상업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의 수소차 후속 모델 '이니시움' 콘셉카.
현대차그룹은 수소차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2월 제주도청과 '수소경제 TF'를 구축했다. 지자체와 협업해 수소차 상용화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목표다. 수소경제 기본 계획 수립과 운영에 관한 사항을 논의하고, 수소시범단지 실증사업과 규제자유특구를 추진하는 내용이 골자다. 특히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청정수소 인증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계열사 간 수소 사업 조정도 마무리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5월 2178억원을 투입해 현대모비스가 구축한 수소연료전지 설비와 자산, 연구개발(R&D)·생산·품질·인력 등의 기술력과 자원을 이관받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8월 광저우에 설립한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기지 HTWO 광저우의 현대모비스 지분 15%를 170억원에 취득해 지분율 50%를 확보했다.

인력도 강화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김태윤 수소연료전지기술개발실장 상무와 팔코베르크 수소연료전지어플리케이션개발실장 상무, 금영범 수소연료전지공정품질실장 상무를 영입했다. 올해도 김창환 전동화에너지솔루션담당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리더십을 강화했다. 한국일 수소연료전지설계2실장도 상무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과 지자체가 업무협약(MOU)을 맺기 전 실무진 라인에서 TF를 구축한다"며 "제주도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협업한 경험을 살려 수소차 인증제와 보급 확산 전략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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