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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밸류업 점검]연이은 주주환원책 강화에 '조카의 난' 사실상 종결주주가치 명분 앞세워 경영권 노린 박철완 전 상무 동력 잃어

정명섭 기자공개 2025-02-24 15:10:05

[편집자주]

K-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윤곽을 드러냈다. 기업들은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맞춰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지배구조, 이익창출력, 주주가치 등 여러 방면에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정책에 호응하는 한편 미래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투자유치 기회로 삼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준비하는 밸류업 전략을 살펴보고 시장의 가치평가 기준이 되는 재무·비재무 요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2일 14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주환원정책을 강화하면서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전 상무의 '조카의 난'이 동력을 잃을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이자 박찬구 회장의 조카인 박 전 상무는 주주가치 제고를 명분으로 경영권을 노려왔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박 전 상무 측과 정기주주총회에서 표대결을 벌일 일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부터 별도 당기순이익 10~15%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나선다. 2021년에 발표한 자기주식 정책(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5~10%)보다 수치가 5%포인트 올랐다.

배당성향은 기존의 20~25%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최근 3년간(2021~2023년) 배당성향 평균은 26.2%였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으로 별도 당기순이익의 40% 이상(최대치 기준)이 주주환원에 쓰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주주환원책은 2026년까지 유효하다.

금호석유화학이 '주주환원율 40%'를 명문화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2021년 주주환원율 43.7%, 2022년 42.5%, 2023년 41.7%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목표치는 아니다. 다만 석유화학업계의 불황 장기화로 금호석유화학의 실적이 우하향하고 있음에도 주주환원정책만큼은 이전보다 후퇴하지 않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에 박 전 상무의 조카의 난은 명분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상무는 지난 4년간 정기주주총회마다 금호석유화학에 사내이사·사외이사 추천, 배당정책 확대, 자기주식 소각 등을 제안해왔다. 목적은 주주가치 제고로 보이지만 이면에는 경영권 승계 문제가 있었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박찬구 회장과는 삼촌-조카 사이다. 그가 주주제안에 처음 나선 시기는 2021년 초다. 당시 박 전 상무는 박 회장과 묶인 지분 공동 보유 및 특수관계를 해소했다. 이후 본인을 사내이사로 추천하고 배당을 확대하는 안건을 제안했다. 박 회장과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툰 '형제의 난'이 벌어진 지 약 10년 만에 조카의 난이 벌어진 셈이다.

발단은 2020년 5월 정기인사였다. 당시 박 회장의 장남인 박준경 사장은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지만 박 전 상무는 승진 명단에서 제외됐다.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인 박 전 상무 입장에선 불편한 결과였다. 박 전 상무는 2002년 박정구 회장의 별세로 지분을 상속받았다. 이후 추가로 지분을 매입해 오너일가 중 지분(9.51%)이 가장 많다.

2021년 정기주총은 박 회장과 금호석유화학의 압승으로 끝났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금호석유화학의 2대 주주 국민연금(당시 지분 8.25%)이 박 회장 측의 손을 들어줬다. 박 전 상무는 이후 '충실 의무 위반' 등의 이유로 금호석유화학에서 해임됐다.

박 전 상무는 2022년 주총에서도 배당 수준과 사외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등을 놓고 금호석화와 다시 표 대결을 벌였으나 안건이 모두 부결돼 두 번째 패배를 맛봤다. 이번에도 국민연금은 박 회장 편에 섰다.

작년에는 행동주의펀드인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손잡고 자기주식 전량 소각과 사외이사 추천 등의 주주제안에 나섰다. 박 전 상무는 이번엔 경영권 확보 대신 주주가치 제고를 앞세웠다.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강조하고 있는 점에 착안했다. 그러나 해당 안건들이 일반 주주의 찬성률 4%만 얻으면서 조카의 난은 다시 실패로 돌아갔다.

금호석유화학은 당시 보유 자사주의 절반인 262만4417주(약 3800억원 규모)를 2026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계획을 선제적으로 발표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금호석유화학이 20년 이상 장기 보유한 자기주식을 매각하겠다고 나선 건 처음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금호석유화학은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 개최를 앞두고 아직은 박 전 상무 측이 주주제안을 접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올해 주총에서는 주주제안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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