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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걸테크 스타트업 점검]로앤컴퍼니, 펀딩 라운드 1년 넘게 진행 '왜'①전자계약 스타트업 '모두싸인' M&A 불발…"기업가치 산정 이견 커"

이영아 기자공개 2025-02-27 11:09:29

[편집자주]

지난 2023년 법무부가 법률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에 대한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처분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업계 기대감이 커졌다. 주요 리걸테크 스타트업을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국내 주요 리걸테크 스타트업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펀드레이징에 돌입하며 훈풍에 올라탔다. 이후 1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상황은 어떨까. 더벨은 주요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펀딩 및 밸류에이션 성장 전략을 집중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2월 24일 15시4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리걸테크 스타트업 로앤컴퍼니의 시리즈D 펀드레이징이 1년 넘도록 마무리되지 않고 있어 그 내막에 관심이 모인다. 전자계약 전문기업 모두싸인과 인수합병(M&A)을 염두해 기업가치(밸류에이션)를 높이는 전략을 구상했지만 불발된 영향이다.

◇'변협 갈등 이슈 타개' 인수합병 기업 물색

24일 벤처캐피탈(VC) 업계에 따르면 로앤컴퍼니는 지난 2023년 하반기부터 시리즈D 라운드를 오픈하고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접촉해왔다. 2023년 10월 대한변호사협회와 분쟁에서 법무부가 로앤컴퍼니 손을 들어주면서 갈등이 일단락되자 펀딩에 나선 것이다. 다만 회사 측에서는 시리즈D가 아니라 라운드 성격상 시리즈C2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변협과의 갈등 이슈가 또 다시 비화할 가능성을 염두해 펀딩은 극비리에 진행됐다. 신규 투자처를 물색하기 보단 기존 투자자 중심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 것도 보안에 만전을 기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기존 투자자들 또한 변협과의 정치적 이슈를 고려해 초반에는 펀딩에 적극 응하지는 않았다는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협과의 갈등 이슈를 타개할 만한 사업적인 모멘텀을 만들자는 쪽으로 중지가 모였고, M&A를 테이블에 올려놓게 됐다"라고 했다.

전자계약 전문기업 모두싸인과 M&A 카드를 꺼낸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모두싸인은 국내 유망 리걸테크 스타트업 중 한 곳이다.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반 전자계약 서비스로 이메일, 카카오톡, 전용 링크를 통해 법적 효력이 있는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동의서, 신청서, 확인서 등 서명이 필요한 모든 곳에 활용할 수 있다.

로앤컴퍼니는 모두싸인과 합병을 전제로한 사업 계획을 기관투자자들과 공유하며 펀드레이징에 다시 돌입했다. 두 회사에 모두 투자한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SBVA(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한 VC들도 관련 계획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식교환비율 이견, 시리즈D 펀딩 지연

지난해 상반기 내내 논의됐던 로앤컴퍼니와 모두싸인의 합병은 최종 불발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가치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큰 차이를 나타내 협상이 진전되지 못했다고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합병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최종 불발됐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21년 시리즈C 펀딩 당시 로앤컴퍼니의 기업가치는 약 1200억~1300억원으로 책정됐다. 로앤컴퍼니는 매출액이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펀딩 과정에서 이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앤컴퍼니 매출액은 2020년 30억9000만원, 2021년 41억원, 2022년 29억5000만원, 2023년 58억2000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모두싸인은 지난해 시리즈C 라운드를 진행하며 177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투자 라운드를 성료했다. 모두싸인 매출액은 지난 2021년 23억원, 2022년 41억원, 2023년 59억원으로 나타났다.

로앤컴퍼니는 모두싸인과 주식교환 방식으로 합병을 추진했다. 다만 주식교환비율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로앤컴퍼니가 모두싸인보다 높은 기업가치를 전체로 낮은 교환비율을 제시하자 반발이 컸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싸인 입장에선 연매출 100억원 돌파가 예상되는 시점에서 협상력을 낮게 가져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요 협상 테이블에 올린 의제가 무마되자 로앤컴퍼니 시리즈D 펀딩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라고 언급했다.

더벨은 모두싸인 인수합병과 관련된 입장을 듣기 위해 로앤컴퍼니 측에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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