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T다이내믹스, '풍부한 곳간' 활용 공격적 투자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③CAPEX 2023년 대비 두배 늘려…주가 '연일 신고가'
박완준 기자공개 2025-03-11 07:42:10
[편집자주]
홀로 움직이는 기업은 없다. 국내 굴지의 제조업 기업들도 제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 수백 곳이 넘는 납품사와 공생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차그룹도 마찬가지다. 수 천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들의 현황이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차그룹의 벤더사는 순항하고 있을까. 더벨은 현대차그룹 벤더사의 주력 제품과 현황, 연구개발 방향성을 넘어 지배구조까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07일 07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안보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 속에서 K-방산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가성비를 앞세워 유럽과 중동 등에서 대규모 수주 성과를 올린 영향이다. 국내 방산 기업들의 글로벌 수주가 늘어나면서 방산 부품사들도 낙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SNT그룹의 대표적인 방산 계열사 SNT다이내믹스도 'K' 브랜드를 달고 부품 공급을 늘리며 실적 우상향을 그리고 있다. 주력하는 자동차 부품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사업 다각화의 핵심 계열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SNT다이내믹스는 지금까지 쌓아온 재무 체력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에 CAPEX 2배 증액…재무도 탄탄
SNT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국내 방산 기업들이 전차와 자주포 수출을 본격화하면서 변속기를 납품이 늘어 낙수효과를 누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SNT다이내믹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포함한 국내 고객사에 방산용 변속기를 독점 공급하면서 수익 구조도 개선됐다.
SNT다이내믹스는 지난해 매출 6145억원과 영업이익 1105억원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2023년 대비 각각 26.4%, 165.7% 성장했다. 특히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94.1% 늘어난 961억원을 기록해 고속 성장을 실적으로 증명했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 17.98%를 기록하면서 창사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의 수주가 늘어나면서 반사 효과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SNT다이내믹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수주를 늘리면서 현금창출력을 강화했다.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K9 자주포를 루마니아와 이집트에 수주하면서 SNT다이내믹스의 방산용 변속기 공급량을 늘린 영향이다.

SNT다이내믹스는 커지는 방산 시장의 수요를 공략하기 위해 자본적지출(CAPEX)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SNT다이내믹스의 CAPEX는 3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80억원, 2023년 179억원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액수다. 방산 변속기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로 해석된다.
연구개발(R&D) 비용도 큰 폭으로 늘렸다. 지난해 SNT다이내믹스의 R&D 투자액은 159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43억원 대비 약 4배 늘어난 액수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중도 같은 기간 0.89%에서 2.60%로 증가했다.
늘어난 투자에 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해 CAPEX와 배당금을 제외한 SNT다이내믹스의 잉여현금흐름(FCF)은 -730억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FCF 784억원을 실현하며 흑자 전환한 지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수년째 순차입금 마이너스(-)를 유지하며 쌓아온 재무 체력이 늘어난 투자를 감당했다. SNT다이내믹스는 2010년 이후 총차입금이 20억원을 넘긴 적이 없다. 지난해도 총차입금은 5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SNT다이내믹스의 순차입금은 -2960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8.9%, 0.1%로 집계됐다.
◇성장성 대비 낮은 PBR…주가 급등해 시총 1조 첫 돌파
SNT다이내믹스의 주가도 연일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다. 방산 관련주로 묶여 투자 심리와 수익성 개선이 맞물면서 주가는 폭등했다. 특히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코스피 내 주가 상승률 8위에도 이름을 올리며 시가총액 1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SNT다이내믹스의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SNT다이내믹스의 PBR은 2019년 말 0.36배, 2021년 말 0.5배, 2023년 말 0.49배를 기록하며 줄곧 1배를 밑돌은 바 있다. 하지만 올해 PBR 1배를 처음으로 넘어서며 기업가치(밸류에이션) 제고를 둘러싼 기대감이 형성됐다.
증권업계는 SNT다이내믹스의 자사주 소각 가능성도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SNT다이내믹스의 자사주 물량은 1085만8846주로, 전체 주식의 32.7%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코스피·코스닥에 상장한 2507개 종목을 통틀어 총발행주식 대비 자사주 비중이 12번째로 높다.
SNT다이내믹스는 자사주 소각에 대한 계획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2023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시장 상황 등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될 시 자사주 매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적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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