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CFO]유봉운 SK네트웍스 CFO, 변화에 강한 '최연소 재무통'⑥잦은 조직 개편도 능수능란… 자회사 이사회 참여로 '지주 재무안정성'까지 제고
최은수 기자공개 2025-03-18 08:22:50
[편집자주]
CFO를 단순히 금고지기 역할로 규정했던 과거 대비 오늘날의 CFO는 다방면의 역량을 요구 받는다. CEO를 보좌하는 역할을 넘어 견제하기도 하며 때로는 CEO 승진의 관문이 되기도 한다. 각 그룹마다 차지하는 CFO의 위상과 영향력도 상이하다. 그러나 이들의 공통점은 영향력과 존재감 대비 그리 조명 받는 인물들이 아니라는 점이다. 조용한 자리에서 기업의 안방 살림을 책임지는 이들의 커리어를 THE CFO가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10시4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는 '인공지능(AI) 중심의 사업형 투자회사'로 회사 색채를 바꾼다 선언했다. 렌터카 사업 정리와 이사회 정비 등에 나서면서 기반을 다지고 있고 당초 CFO인 유봉운 본부장(사진)을 신사업 조직에 배치하면서 성과 창출을 노렸다.그러나 급변하는 AI 시장 변화 속에서 신사업 총괄 임원을 새로 영입하고 유 본부장은 다시 재무에 집중하게 됐다. 40대인 유 본부장이 그간 기업의 잦은 변화 속에서도 젊은 에너지를 활용해 주어진 과업을 완수해내는 이미지이기에 가능했던 선택이다.
◇그룹 통틀어 가장 젊고 변화 적응 빠른 '40대 CFO'
유 본부장은 1976년생이다.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SK네트웍스 금융팀, 재무기획팀 등에서 업무 경험을 쌓았다가 2017년 지주사인 SK㈜ 재무1실로 이동했다. 2019년엔 다시 SK네트웍스로 돌아와 M&A팀장, 투자관리센터장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재무 외에 전략과 투자 영역도 경험한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유 본부장은 글로벌투자센터의 전신인 투자관리센터장으로 일하면서 SK네트웍스의 크고 작은 투자건에 관여했다. 2021년 말 그룹 정기인사에서 재무실장으로 선임되며 임원으로 승진했다.
유 본부장이 CFO로 보임한 건 2022년이다. 당시 만 45세11개월의 나이로 CFO로 선임됐다. SK그룹 주요 계열사를 통틀어 살펴봐도 노종원 솔리다임 대표(SK하이닉스 CFO 선임 당시 만 45세 1개월) 다음으로 젊은 나이에 CFO로 선임됐다.

자연스럽게 SK네트웍스에서 유 본부장의 업무 역량이나 범위,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는 구조다. 특히 유 본부장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여러 변화 속에서 사업부문 겸직 등을 포함해 여러 궂은 일을 해내는 역할을 맡아 왔다.
유 본부장의 업무 범위의 변화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1월에는 유 본부장이 경영지원본부 하에 있던 재무실장에 올라 금융팀·회계팀·세무팀을 총괄했다. 같은 해 12월엔 CFO로 발탁됐다. 당초 CFO 조직이었던 경영지원본부가 기획재무본부와 지속경영본부로 나뉘어지는 개편 작업도 함께 이뤄졌다.
그 과정에서 CFO가 겸직하던 신성장추진본부장 자리는 투자 담당 임원에게 넘겼고 유 본부장은 투자보다 기획과 재무업무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2023년엔 기획재무본부와 지속경영본부를 경영지원본부로 통합하고 유 본부장을 경영지원본부장으로 선임했다. 재무총괄임원의 업무 분장이 컴플라이언스, HR, IR 영역까지 확대됐다.
2024년 말 SK네트웍스가 신사업 발굴·투자 관리 조직을 AI본부로 개편할 땐 유 본부장이 AI본부장을 겸했다. 올해 2월 KT 출신 문성욱 부사장을 영입해 그를 AI본부장으로 선임하기까진 유 본부장이 경영지원본부와 함께 해당 조직도 관리했다.
◇'AI 중심 드라이브'서 지주사 걸맞은 재무안정성 확충 특명
SK네트웍스는 지난해 'AI 중심 사업 지주사'라는 정체성을 내걸고 주요 사업에 AI 기술을 입히고 있다. SK매직과 워커힐 등 주요 자회사에 AI 접목을 시도하는 게 골자다. 더불어 '알짜'로 구분되는 렌터카 사업 부분의 정리도 예고했다.
SK네트웍스 연결 매출에서 SK렌터카 비중은 18.4%다. 말 그대로 알짜 사업부문이다. 휴대폰 유통부문(49.7%)에 이어 둘째로 높은 수치다. 이익 기여도는 전 계열사 중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결국 변신을 결정했다. SK네트웍스는 당장 돈이 되는 사업보다 AI 기술과 연계성이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겠다는 전략이다.
SK네트웍스의 AI 중심의 변화는 그룹 전체의 기조에도 맞아떨어진다. 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도 앞서 전략·글로벌위원회 산하에 있는 AI TF를 AI 추진단으로 확대하고 DT 추진팀을 선임했다. 지주사인 SK는 CEO 직속으로 'AI혁신담당' 조직을 신설하는 파격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유 본부장은 재무 총괄로서 기업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해낼 것으로 보인다. 변화가 아무리 중요해도 기업과 그룹 차원의 재무안정성을 등한시하진 않겠다는 계획이다. 유 본부장이 SK네트웍스 주요 자회사에 이사회멤버로 참여하는 것도 지주사로서의 기능을 안정화하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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