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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너지 IPO]'메이저' 미래에셋증권, RFP 소외된 사연은작년 한화솔루션 신종자본증권 인수철회 영향 가능성

김슬기 기자공개 2025-03-18 09:04:59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4일 15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너지의 기업공개(IPO) 레이스가 막을 올린 가운데 국내 IPO 명가인 미래에셋증권이 주관사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지 못해 이목을 끌고 있다. 한화에너지 IPO는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시장의 주목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자본시장(IB)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커버리지 영향력 축소에서 이유를 찾았다. 미래에셋증권은 2019년까지만 해도 한화그룹 회사채 주관 비중 10% 이상을 유지해 왔으나 현재는 존재감이 미미하다. 특히 지난해 한화솔루션 신종자본증권 딜은 미래에셋증권을 배제한 결정타였다는 후문이다.

◇한화생명 단독 주관 미래에셋, 에너지엔 자리 없었다

14일 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증권사 IPO 본부에서는 한화에너지 RFP를 수령했고 제안서 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감 기한이 이날까지인 만큼 제안서 작성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IPO 강자로 꼽히는 미래에셋증권은 한화에너지 RFP를 받지 못하면서 경쟁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화에너지가 IPO를 본격화하면 그룹 내 열두번째 상장사가 된다. 한화솔루션(옛 한화석유화학)이 1974년 상장을 했고 한화손해보험(1975년), 한화(1976년), 한화투자증권(1986년) 등이 상장을 진행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과거 삼성항공산업(1987년)으로 상장했고 한화오션 역시 대우그룹에 있었던 2001년에 IPO를 단행했다.

대부분 상장 시기가 오래된 곳들이었고 2010년 이후 상장한 곳은 많지 않다. 2010년 한화생명보험, 2019년 한화시스템, 2023년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 등이 상장했다. 2011년 한화엔진은 상장 당시 두산그룹 소속이었고 한화갤러리아는 2023년 3월 한화솔루션 리테일 사업부문을 분할상장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RFP를 받지 못한 데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2009년 대우증권 시절 한화생명 IPO 대표주관사로 활약했다. 한화생명 IPO는 조달 규모만 1조7805억원에 달하는 빅딜이었지만 단독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면서 저력을 보여줬다. 다만 이후 한화시스템, 한화리츠 등에서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힘 빠진 커버리지, IPO본부까지 영향

IB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부재를 두고 커버리지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통상 IPO의 RFP 수령 루트는 두 가지다. IPO 본부로 직접 받거나 커버리지 쪽을 통해서 받는 구조다. 대기업 IPO일수록 관계가 보다 가까운 커버리지 파트를 통해 전달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라는 평이다.

미래에셋증권은 5년여 전까지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물량의 10%를 담당할 정도로 실적이 상당했으나 이후 점점 영향력을 잃었다. 한화그룹 역시 매년 조 단위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룹과 주기적으로 관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꾸준히 스킨십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019년까지만 해도 미래에셋증권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 한화생명, 한화건설 등 회사채에 참여했고 더벨플러스 기준 주관 실적은 4750억원이었다. 전체 발행물량 중 주관비중은 17.41%였고 4위였다. 하지만 2020년 이후 10% 미만으로 물량이 줄었고 매년 1곳 정도의 발행에만 참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수년째 내부적으로 점점 커버리지 파트에 힘을 빼는 분위기였다. 특히 8월 한화솔루션 사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도 참여하려고 했었으나 이를 건너뛰면서 그룹과 멀어지는 트리거가 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시 한화솔루션은 자본확충을 위해 만기 30년(3년 후 콜옵션)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기로 계획했고 최대 8000억원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실제 발행규모는 7000억원이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키움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대신증권, 하나증권 등이 인수에 참여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미래에셋증권이 한화솔루션 신종자본증권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히 내비쳤으나 내부 승인을 못 받았다"며 "이 때문에 그룹 내에서 평판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한화그룹 회사채 발행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대표 주관뿐 아니라 인수단으로도 아예 참여하지 못했다. 전년도만 하더라도 미래에셋증권은 한화, 한화에너지 등의 인수단으로는 참여했었다. 올해 한화그룹은 총 1조9100억원을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했고 발행그룹 중 전체 5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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