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기자재 키플레이어]오리엔탈정공, '공생' 삼성重 파트너십 맺은 배경은②오리엔탈정공 매출액 63% 차지, 마린텍은 데크하우스 9할이 삼성重
허인혜 기자공개 2025-03-19 07:49:10
[편집자주]
조선 기자재 산업은 전방사업인 조선업과 명운을 함께한다. 조선사 빅3와 지금의 호황기도 동시에 겪지만 과거 불황기도 같이 헤쳐 나왔다. 이 과정에서 경쟁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라진 기업이 있는 반면 조선 기자재 핵심 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알짜 기업도 여럿이다. 살아남은 곳들은 저마다의 무기를 장전해 뒀다. 더벨이 조선 기자재 분야의 키플레이어들을 찾아 기업의 비기와 전망, 경영 환경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17일 15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리엔탈정공과 오리엔탈마린텍은 삼성중공업과 공생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오리엔탈정공·마린텍의 매출 중 60% 이상을 차지한다. 오리엔탈정공은 납품처 빅3중 삼성중공업의 매출 비중이 가장 높고, 오리엔탈마린텍은 건조 중인 데크하우스의 거의 대부분을 삼성중공업에 납품한다.양사가 맞손을 잡은 배경은 조선업계의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은 각각 종속기업이었거나 지분을 보유했던 조선 기자재 기업이 있지만 삼성중공업은 그렇지 않았다. 삼성중공업도 안정적으로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선박 구조물을 납품해줄 '자회사격' 기업이 꼭 필요했다. 파트너사로 찾은 곳이 오리엔탈정공·마린텍이다.
◇빅3 다 잡았다, 주요 고객 '삼성중공업'
오리엔탈정공·마린텍은 지난해 매출액의 98%를 국내에서 벌어들였다. 선박용 크레인(Lifting Appliances) 판매량의 5%를 수출했고 나머지 제품은 모두 국내에 납품하고 있다. 국내 매출 비중은 선박용 크레인의 수출 동향에 따라 2022년 96.39%에서 2023년 97.2%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오리엔탈정공과 오리엔탈마린텍의 주요 고객은 국내 빅3 조선소다. 삼성중공업과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을 기본으로 하되 삼성중공업의 비중이 높다. 오리엔탈정공은 삼성중공업의 매출 비중이 과반 이상, 나머지 40%는 다른 조선사와 무역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매출 비중은 2021년만 해도 44%로 과반을 넘지 않았지만 점차 상승해 64%을 차지하게 됐다. 다른 조선사들의 발주 물량이 줄었다기보다 삼성중공업의 발주량이 늘어나면서 점유율이 확대됐다.
오리엔탈마린텍은 건조 중인 데크하우스의 90%가 삼성중공업이 발주한 물량으로 본다. 오리엔탈마린텍의 2023년 감사보고서를 참고하면 당해 건조한 제품 중 매출액 5%를 초과하는 계약건은 모두 삼성중공업과 맺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오리엔탈마린텍이 안정적으로 구조물을 납품하면서 삼성중공업의 공정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덕분에 삼성중공업의 공정이 안정화되면서 발주 물량이 더 늘어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중이다.
오리엔탈정공도 삼성중공업의 비중이 높지만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이 차지하는 매출도 상당하다. 연결기준 전체 거래처별 비중을 보면 삼성중공업에 뒤를 이어 HD한국조선해양이 19%, 한화오션이 7.4%, 대한조선이 2.0%다. 기타가 8.4%로 중형 조선사나 조선 플랜트용 기자재선박엔진부품의 무역 사업을 진행 중인 보고통상 등일 것으로 보인다.
오리엔탈정공의 고위급 관계자는 "오리엔탈정공의 경우 대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제품을 납품"한다며 "국내 조선소에서 수주한 선박용 크레인 물량의 70% 이상을 오리엔탈정공에서 판매"한다고 설명했다.

◇오리엔탈정공·마린텍, 삼성重 기자재 자회사 역할
오리엔탈정공·마린텍과 삼성중공업의 공생 관계는 양사의 니즈가 맞물린 결과다. 특히 오리엔탈마린텍은 삼성중공업의 기자재 자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은 과거 종속기업 혹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조선 기자재 제조 기업이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진중공업과 20년이 넘는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진중공업은 데크하우스, 선박블록, LPG 탱크, 해상풍력 등 구조물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과거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현대기업금융을 통해 세진중공업의 지분 약 15%를 취득했었다. 지난해 반기 기준 세진중공업의 주요 주주에는 없지만, 과거의 인연으로 양사 출신의 임직원들이 상대방의 회사로 이동하는 경우도 잦았다는 게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오션은 2021년 구조물 등을 제작하는 신한중공업을 매각했지만 역시 거래는 유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안정적으로 선박을 건조하기 위해 다른 대형 조선사와 마찬가지로 선박 구조물을 납품해줄 '자회사격' 기업이 꼭 필요했다. 2017년 삼성중공업으로부터 독립해 설립된 에스엔시스가 현재도 삼성중공업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주력 제품이 환경, 운항제어, 배전반 등의 파워 솔루션 영역이다.
파트너 회사로 찾은 곳이 오리엔탈정공·마린텍이다. 오리엔탈정공·마린텍도 삼성중공업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줬다. 주요 인물을 삼성중공업 출신으로 바꾸기도 했다.
오리엔탈정공은 2020년 'ESCAPE21' 비전을 제시하고 종속회사(마린텍)의 대표이사를 삼성중공업 출신으로 교체했다. 오리엔탈정공의 부사장은 HD한국조선해양 출신으로 변경해 빅3 수주물량을 더 확보하고자 했다.
오리엔탈정공·마린텍 관계자는 "삼성중공업의 입장에서는 선박용 크레인 및 상부구조물 등의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줄 기업이 필요하니 적극적으로 오리엔탈정공과 마린텍을 활용하고자 했다"며 "삼성중공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다만 삼성중공업에서만 매출을 내지는 않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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