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이 기사는 2008년 07월 11일 08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구촌 대부분 주민들의 생활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대하는 식단에 들어가는 가격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 시작하고, 주유소에 들르기가 두려워진다. 운송업과 관련된 종사자들은 죽을 고생을 해서 번돈이 고스란히 기름값으로 빨려 들어갈 때 참담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는 비단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원유를 비롯해 원자재들을 수입할 수 밖에 없으면서, 자국의 기업들이 해외로부터 외화를 벌어들이지 못하는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은 필연적으로 외환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원자재상들은 신이나 죽을 지경일 것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에 의하면 러시아에서 1조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 갑부가 110명이나 되는데 대부분이 국영 원자재 기업들을 사들였던 사람들이거나 원자재 관련 업자들이다. 이는 6년만에 18배 증가한 수치란다. 10억불 이상 재산가 숫자도 일본, 인도를 제치고 미국에 이어 2위로 올라섰으니 이제 구소련 붕괴 이후 엉망진창의 경제상황으로 LTCM같은 굴지의 투자회사까지 파산시켜서 전세계를 금융위기로 몰아넣었던 그런 나라가 아니다.
경기도 둔화되고 있고 수요도 줄어든다는데 왜 이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가? 삼성경제연구소는 현재 원자자 가격 상승요인에서 수급요인에 기인하는 정도는 1.8%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그리고 이란 핵문제, 파업, 기상재난 등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39.7%로 보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금융요인 또는 투기요인이라 지칭될 수 있는 요인이 무려 44.8%에 달하는 것으로 본다. 다시 말해서 투기요인이 빠지면 원자재 가격은 지금 보다 40% 이상 하락할 수 있다는 셈이다.
그렇다면 원자재 시장에서 투기요인이란 무엇일까? 냉정하게 따지고 보면 원자재와 관련된 업종에 종사하기 때문에 원자재를 사고 팔아야 하는 ‘실수요’외에 원자재를 통해 돈을 벌자고 뛰어드는 투자행위는 ‘투기’라고 할 수 있다.
언제부터 우리가 원유펀드나 농산물 펀드 등과 같은 원자재 펀드에 투자를 해왔던가? 사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원자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도 3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같은 투자판단이 아무리 합리적이어도 그 같은 투자는 원자재 시장에 과다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고 그만큼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밖에 없다.
WTI 선물을 사고 파는 금융기관들이 종국에 가서 현물을 마련해 인도하거나 현물을 인수할리 없지 않는가? 그런데도 필자를 포함해서 금융기관들은 원유, 철강, 귀금속, 농산물 선물에 어떤 형태로든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美 민주당 대권후보인 오마바의 공약중에 금융권의 원자재 시장 참여 제한 내용이 있는 것도 그래서 충분히 이유가 있는 얘기다.
하지만 원자재시장의 과잉유동성의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 OECD 국가들의 높은 통화증가율이다. 미국은 2002년 이후 나스닥 버블 붕괴로 심각한 위기였다. 높은 유동성과 증가율과 경제성장률에도 낮은 인플레라는 신경제 환상은 깨졌다. 그래도 위기극복을 위해 단기금리를 거의 제로수준으로 내렸고, 그 덕에 주택시장이 급속 팽창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를 되살릴 수 있었다.
그러다 주식시장도 다시 불이 붙었다. 그렇게 유동성이라는 모르핀을 장기 투여하면서도 중국이 수출하던 저가 공산품으로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자각하지 못했던 경제는 주택시장 폭락과 서브프라임 사태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태생이 탐욕스러운 유동성은 살아있고, 그들이 선택한 대안이 ‘대체투자’라는 이름에 걸맞게 원자재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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